몽당연필 #07

by rainon 김승진

바람이 흘린 눈물 3


칠흑 속 피뢰침이

홀로 담담히 벼락을 기다리다가,

구름이 던진 칼날 저 혼자 맞는

온몸 다 깨지는 고통을


삼키며 지긋 깨문 입술 생채기 옆으로

바람이 지나다가,

아픈 외로움 나는 수 있어,

눈물로 감싸 덮는다.


너 님


단아한 미소에 서린

단정한 마음가짐이 샘솟아

단호한 언행.


마른땅 살포시 보듬는 빗방울 향기로,

어두운 방 기쁨 채우는 햇빛 웃음으로,

새벽을 열 듯 다가온

너 만나려고

나 이 별에 들렀구나.


늘 좋은 것만 아낌없이 드리고픈

은혜로운 사람아.

정녕 닮고 또 내 안에 담고픈

너 님아.


다시 걷다.


더딘 걸음이

소름 끼치도록, 부끄러웠다.


어렵게 땅바닥을 떠나는 발뒤꿈치부터

다리를 지나 허리 위로

볼품없는 누더기가 채 못 감춘

걸레보다 더 초라한 몸뚱이의 느릿함을


쳐다보기 민망하여 고개 돌리는

자괴에 겨워

떼던 발 다시 뒤로 가

모래 위 추한 발자국 마구 비벼 짓이기다


멈춤 속, 영원으로 내버린 시간들

베고 누워 바라본 노을이 뿌예진 것은,


탁한 눈동자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질 않아서.

눈에 맺힌 것 털어내려 고개를 드니,

저만치 앞서 가던 내 아닌 것들은 이제

그림자도 안 보여


다시 떨군 시선 끝에.


사마귀에 뜯기다 도망쳤니.

절뚝이는 개미를 움직이는 건,

하나 둘 셋 넷 다섯... 다섯...

다...섯......


다시, 서서

걷기 시작하다.


버스 정류장 벤치


새내기 회사원 지각 동동 발도

이력서 쥔 실직 가장 타는 속도

닫아 말아 떡볶이집 아줌마 고민도

졸린 눈 비비는 재수생 폰 속 영단어도


이 하루 거기 앉았을

이름 모를 사연들

다들 집으로 향할 때,


다시 빈자리에 내린 투명한 밤

끌어안으며 기다린다.


어김없이 이따 내릴

이슬 촉촉 햇빛아.

모두의 그 어깨

희망으로 감쌌으면...


착한 소망 덮고서

거기 항상 너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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