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rainon 김승진 Aug 24. 2021
바람이 흘린 눈물 3
칠흑 속 피뢰침이
홀로 담담히 벼락을 기다리다가,
구름이 던진 칼날 저 혼자 맞는
온몸 다 깨지는 고통을
삼키며 지긋 깨문 입술 생채기 옆으로
바람이 지나다가,
네 아픈 외로움 나는 알 수 있어,
눈물로 감싸 덮는다.
너 님
단아한 미소에 서린
단정한 마음가짐이 샘솟아
단호한 언행.
마른땅 살포시 보듬는 빗방울 향기로,
어두운 방 기쁨 채우는 햇빛 웃음으로,
새벽을 열 듯 다가온
너 만나려고
나 이 별에 들렀구나.
늘 좋은 것만 아낌없이 드리고픈
은혜로운 사람아.
정녕 닮고 또 내 안에 담고픈
너 님아.
다시 걷다.
더딘 걸음이
소름 끼치도록, 부끄러웠다.
어렵게 땅바닥을 떠나는 발뒤꿈치부터
다리를 지나 허리 위로
볼품없는 누더기가 채 못 감춘
걸레보다 더 초라한 몸뚱이의 느릿함을
쳐다보기 민망하여 고개 돌리는
자괴에 겨워
떼던 발 다시 뒤로 가
모래 위 추한 발자국 마구 비벼 짓이기다
멈춤 속, 영원으로 내버린 시간들
베고 누워 바라본 노을이 뿌예진 것은,
탁한 눈동자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질 않아서.
눈에 맺힌 것 털어내려 고개를 드니,
저만치 앞서 가던 내 아닌 것들은 이제
그림자도 안 보여
다시 떨군 시선 끝에.
사마귀에 뜯기다 도망쳤니.
절뚝이는 개미를 움직이는 건,
하나 둘 셋 넷 다섯... 다섯...
다...섯......
다시, 서서
걷기 시작하다.
버스 정류장 벤치
새내기 회사원 지각 동동 발도
이력서 쥔 실직 가장 타는 속도
닫아 말아 떡볶이집 아줌마 고민도
졸린 눈 비비는 재수생 폰 속 영단어도
이 하루 거기 앉았을
이름 모를 사연들
다들 집으로 향할 때,
다시 빈자리에 내린 투명한 밤
끌어안으며 기다린다.
어김없이 이따 내릴
이슬 촉촉 햇빛아.
모두의 그 어깨
희망으로 감쌌으면...
착한 소망 덮고서
거기 항상 너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