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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포리즘 Oct 10. 2023

20. 엄마 친구 내 친구

시인과 동화작가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동시로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

부모들이 모이면 아이들의 중2병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한다. 

우리 세대가 겪어 왔던 사춘기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 중론이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아이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을 접하고는 이해보다 갈등으로 치닫게 되는 것이 보편적이라는 것을 서로 공유하면서 위안도 받고 함께 대안을 고민해 보기도 하지만 누구 하나 뚜렷한 답을 찾지는 못하는 것 같다.      


시인은 별다른 사춘기를 겪은 것 같지 않다. 그 시절 대부분의 삶이 사춘기의 반항을 할 만큼 한가하고 여유롭지 않아서도 있지만 나 자신의 갈등을 표현하고 해소할만한 별다른 수단이 없었기도 하다.

주변의 친구들도 가끔 소심한 일탈을 했고, 소위 말하는 ‘질풍노도’ 같은 큰 반항을 하지는 못해도 자신만의 세계에서 돌파구를 찾았지만 그냥 그저 그런 일시적인 바람 같은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아이들을 이해 못 할 것도 없다. 그 시절의 우리의 모습을 생각해 보아도 그러했다.

더구나 아이들의 체감하는 현실의 무게를 감안하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살아온 세상의 지식과 경험으로는 아이들의 세계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 당연하다.    

  

그들만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노하우를 부모들이 메워줄 수 없는 것이다. 

중2병도 결국은 부모 세대를 향한 그 세대의 목소리다.

우리는 귀 기울여 들을 준비를 해야 한다.      


그래서 친구가 필요하다. 

동일한 시대를 살아가는 친구의 존재들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살아가는 공감의 지혜를 발견하고 습득하는 것이다. 우리는 아득하게 다가가지도 못할 미래를 그들은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나 학원의 존재 이유는 공부가 아니라 친구가 되어야 한다.

인생의 모든 것은 결국 인간에게서 배우는 것이다. 

친구들과 쓰고 단 인생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그들은 자신들의 세계를 완성하는 것이다.      


일부의 부모들은 자신들만의 친목이라는 명목 하에 그들의 자녀들끼리 친구라는 관계를 만들어 주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의 친구가 아닌 부모들이 친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기도 한다.

친구조차 아이들의 선택에 맡기지 못한다면 아이들은 어떤 선택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                   




      

엄마 친구 내 친구        

       


학원 갔다 오는 길에

내 친구랑 놀아도 돼?”

안 된다고 공부 공부      

    

친구랑 놀고 싶은데

공부는 끝이 없는데          


엄마는 아까부터 친구랑 전화 수다 

끝이 없네 

한 시간 두 시간 

이번에는 또 다른 친구     

     

엄마만 친구 있나 

나도 친구 많이 있고 할 얘기도 넘치는데          


엄마끼리 친구라고 만나 놀면서

엄마 친구 아이랑 만나서 놀게 하면

내 친구는 누가 만나

내 친구는 내가 정해    

      

엄마 친구는 엄마끼리 놀아

내 친구는 내가 놀게          





# 작품 소개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존재는 부모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면서 친구의 존재는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인격과 사회성 형성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이며, 친구들을 통해 자존감을 형성하고 즐거움을 느낍니다.

부모님들 중에는 아이들의 공부에만 신경 쓰면서 친구 관계에까지 개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친구를 사귀는지 알아보고, 친구 관계에 참견하고, 부모님의 관점에서 친구를 결정하려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친구는 자신의 결정에 의한 판단이 가장 우선시 되는 것이지, 누군가의 판단에 의해 좌우될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특히 부모님의 그릇된 선입견으로 자녀의 친구 관계에 개입하는 것은 절대로 안 됩니다. 

주인공은 엄마의 친구 관계를 보면서 자신에게도 자신만의 친구 관계를 만들어 나가고 싶은 강한 욕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아를 찾아 나가는 주인공의 멋진 우정을 기대해 봅니다.



# 창작 아이디어


엄마들의 잔소리는 끝이 없습니다. 자녀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면서 본인의 기준으로 잔소리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부모님들도 어렸을 때 똑같은 잔소리를 들으면 자라오지 않았을까요? 가끔은 자녀의 입장에서 역지사지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엄마의 잔소리들은 아이들에게 좋은 글의 소재가 되기도 합니다. 엄마 말투나 행동을 흉내 내면서 소심하게 반항하기도 하고,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중요한 소재가 되기도 합니다. 

엄마가 자주 하는 말 한마디를 가지고도 좋은 동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 하지 마’, ‘~ 그만해’라는 말의 운율을 살려서 다양한 상황들 속에서 왜 그런 잔소리가 나오는지에 대한 이유와 내가 그렇게 하는 이유를 재미있게 대비하여 쓰면 좋은 동시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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