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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포리즘 Oct 10. 2023

19. 나한테만 난리야

시인과 동화작가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동시로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풀공항에서 시작되었다.     


남자들은 소변을 보다 바닥에 흘리는 일이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남자 화장실에 ‘남자가 흘려야 할 것은 눈물뿐이 아닙니다’라는 문구를 적어 놓은 것을 흔히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문구가 의미하는 것을 이해하는 것도 어렵고 실제 효과도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스키폴 공항은 소변기 가운데 파리 모양의 작은 벌레 모양을 그려 넣는 간단한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겼다. 그리고 그 결과는 놀라웠다. 

남자들이 소변을 보면서 파리모양의 그림을 맞추려고 가까이 다가서서 소변을 보게 됐고, 전보다 흘리는 양이 무려 80%나 줄어든 것이다.     


넛지(Nudge)라는 용어는 ‘팔꿈치로 쿡쿡 찌르다’라는 뜻으로 일종의 자유주의적인 개입, 혹은 간섭이다. 즉, 사람들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부드럽게 유도하되, 선택의 자유는 여전히 개인에게 열려있는 상태를 말한다. 또는 넛지를 통한 자발적인 선택과 참여를 유도하는 설득의 기술을 포함하고 있다.      


상과 벌이라는 이분법적인 접근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상과 벌 같은 인센티브에 접근한 대응을 하면 지속적인 비용이 발생하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감소되거나 사라지게 된다.

말을 물가에 끌고 갈 수는 있어도 물을 마시게 할 수 없듯이 아이들을 억지로 공부하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아이들에게도 칭찬이나 처벌이라는 인센티브가 장기적인 대안이 될 수는 없다.      


스스로 하게 만드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부모의 기준으로 자녀를 재단하거나, 친구들과의 비교를 통한 강요는 절대 효과가 있을 수 없다. 

자신의 삶을 열정적으로 살 수 있게 만드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고, 스스로의 선택으로 성취를 만들어가도록 자발적인 선택을 유도하는 현명한 부모의 지도가 필요하다.     


부모가 하지 못한 것을 자녀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 

자녀가 선택하지 않은 과정에서 결과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 

모든 건 우리 스스로 알고 있다. 

내가 선택하는 것에만 온전한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 한다는 것을 우리는 지난 삶 속에서 경험해 왔다.      

자녀들의 올바른 성장을 책임지는 현명한 부모의 ‘넛지‘가 절실하다.





나한테만 난리야       


        

동생은 늦잠 자고 뒹굴뒹굴

나만 보고 공부해라 공부해라네         

 

누나는 늦게까지 놀다 오는데

나만 보고 일찍 자라 일찍 자라네     

     

아빠는 빈둥빈둥 주말 내내 TV

나만 보고 청소해라 숙제해라네      

    

나한테만 난리야

삐뚤어질 테야       

   

문제집도 1페이지 빼먹고 하고

반찬도 맛난 것만 편식할 거야    

      

나한테만 시키네

대충 할 거야         

 

신발은 삐뚤빼뚤 뒤집어 놓고

내 방 쓰레기는 거실에 두고

양말은 침대 밑에 숨겨두고는 

아무도 모르겠지 나 혼자만 히히히






# 작품 소개     


가끔은 아이들도 일상 속에서 화가 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타인과 비교되거나 자신에게만 차별이 있다고 느낄 때 화가 날 수도 있습니다.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고 친구 사이의 작은 갈등도 존재합니다. 이럴 때 가족만은 자신의 편이 되어주길 바라는데 오히려 가족들조차 자신을 무시하거나 소홀히 대하면 잠시나마 반항을 해 보고 싶은 충동을 느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반항을 했다가 더 크게 혼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는 소심한 복수나 반항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동시의 주인공도 화가 나는 상황 속에서 삐뚤어지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막상 눈에 띄는 행동을 하기는 어려워 자신만의 방법으로 귀여운 반항을 하고 있네요.

귀엽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 이해가 되기도 하고 불쌍해 보이기도 합니다. 가끔은 아이의 기분이 어떤지 확인해 보고, 화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 창작 아이디어


우리 아이들은 어떤 일에 가장 화가 나고 스트레스가 생길까요? 한번쯤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아이들에게 각자 가장 화가 나거나 스트레스받는 상황들을 적어 보게 하세요. 그리고는 어떻게 이걸 극복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게 하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공부 스트레스는 친구와의 수다로, 살 빼기 힘들 때 느끼는 고통은 댄스로, 가끔은 산길을 걸으며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은 어떨까요? 동생과의 갈등은 게임으로 풀고, 학원 때문에 친구랑 못 놀았다면 주말에 영화를 보게 해 준다며 어떨까요?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게 하는 시간을 주면서 글로 표현하게 한다면 신나는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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