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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포리즘 Oct 11. 2023

23. 양보는 힘들어

시인과 동화작가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동시로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

아이들에게 형제란 누구보다 친한 친구이자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다. 

부모라는 절대적 존재에게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은 어리다고 없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더욱 원초적인 모습으로 사랑을 갈구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한다.      


대부분 물질에 대한 소유욕도 마찬가지다. 자기 것을 인지하고 소유하는 의미를 깨닫는 것은 인간의 본성에 다름 아니다. 다만 부모는 자신만의 소유에 대한 집착이 갈등과 분노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가르쳐야 한다. 타인과 나눌 줄 아는 태도를 갖추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필수요소이기 때문이다.      


도둑의 보물나누기에 대한 우화가 생각난다. 

2명의 도둑이 엄청 많은 보물을 훔치고 도망치던 중 더 이상 같이 갈 수 없어 보물을 나누자고 했다. 

보물마다 값어치도, 크기도, 종류도 다 달라서 도저히 나눌 수 없어 싸우다가 결국 잡힌다는 어리석은 도둑들의 이야기이다.      


남의 떡이 커 보이는 법이다. 

누구나 내 손에 있는 것보다 남의 손에 있는 것에 욕심을 가지게 되고, 남의 성공이나 성취는 거저 얻은 행운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은 예로부터 정이 많은 민족이라고 했는데 현재 우리 사회를 보면 과연 정을 나누던 아름다운 사람들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작은 이익 하나도 빼앗기지 않으려고 염치도 없이 욕심을 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물질만능주의의 어두운 그림자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걱정이 앞선다.      


2명의 도둑의 이야기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누가 하나 손해보지 않으려는, 남의 것도 내가 가지려는 욕망에 사로잡힌 사회는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어느 현명한 부부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 부부는 자식들이 자신의 몫을 나누려고 싸우면 다음의 원칙을 적용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피자 한 판을 사서 나누기 전 먼저 순서를 정한다. 우선순위의 아이에게 피자를 나누도록 한다. 물론 자신이 생각하는 똑같은 사이즈로 나누도록 시킨다. 나중 순서의 아이는 둘 중 자신이 생각하는 한쪽을 고르도록 기회를 준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먼저 나눈 아이는 두 피자의 나눔에 대해 불만이 없게 되고, 나중 아이도 자신이 선택을 했기 때문에 불만이 없다.      


문제는 나눔에 있어 상호 간의 대화가 부족한 점과 무엇보다 모두가 선택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에서 발생한다. 강한 자가 나눔을 결정하고 먼저 자신의 몫을 가져간다면 상대방은 어떤 경우에도 이 결과를 승복할 수 없을 것이다. 설령 똑같은 몫을 나누어주더라도 언제나 불만이 발생하게 된다.    

  

서로에게 함께 나누는 기회를 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나눔의 모습이고, 양보의 실천이다. 

부모 세대가 아이들에게 양보하고 나누는 방법을 알려주고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양보는 힘들어            


   

피자 한 판 엄마가 사 오셨는데

치킨 세트 아빠가 주문했는데

형이랑 눈치 본다 누구 거가 더 큰가    

 

엄마가 새 원피스 사주셨는데

아빠가 예쁜 인형 가져왔는데

언니랑 다툰다 내가 먼저 내 거야    

  

니 것도 내 거야 말은 했지만

그래도 나부터 우선이지만 

    

싸우고 삐지고 말은 안 해도

엄마 눈치 아빠 야단 

마음이 불편해     


조용히 동생 먼저 고르라 했다

말없이 동생 먼저 주라고 했다    


양보는 힘들고

마음은 쓰라린데     

기분은 이겼다







# 작품 소개       


아이들은 아직 미성숙한 존재라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아직 자신의 것에 대한 욕심도 많고, 자신의 것을 나누거나 양보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사회생활을 통해 타협을 배우게 되고 서로의 이익을 공유하고 조율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주인공 아이들은 피자 한 판, 치킨 한쪽에도 누가 더 큰지 욕심을 보이는 것이 당연하고, 예쁜 옷이나 인형을 내가 먼저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형과 동생, 언니와 여동생의 경우 대부분의 생활 속에서 늘 서로에게 경쟁과 견제 속에 갈등과 다툼을 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부모들의 호통과 야단을 맞으면서도 쉽사리 자신의 것을 포기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심정도 이해하지만 현명한 부모라면 이런 경우에 냉정하고 단호하게 자신의 몫이나 순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따르도록 교육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글은 주인공인 형 혹은 언니는 이미 조금은 철이 든 것 같군요.

자신이 양보하는 것이 조금은 마음이 아프고 속상할 수 있지만 결국은 먼저 양보하고 지는 것이 더 큰 승리자가 될 수 있다는 놀라운 깨달음을 얻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누구나 그렇게 조금씩 철이 들게 되고,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것을 아낌없이 나눌 줄 아는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인격적 성숙의 순간마다 칭찬을 통해 올바른 가치관을 완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창작 아이디어


아이들은 일상에서 자신의 감정에 솔직합니다. 희로애락의 다양한 감정들이 매 순간 푹풍처럼 휘몰아치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쉽게 잊어버립니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한다면 성장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감정을 발산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꼭 글이 아니더라도 그림, 영상, 음악 등 다양한 표현방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순간순간 자신의 감정을 기록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어야 합니다.

일기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고 이를 동시로 적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일기를 단순한 사건의 기록으로만 생각하는데 사실은 자신의 감정을 기록하는 것임을 알려 주고 자신만의 비밀을 간직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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