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포리즘 Oct 11. 2023

24. 나 혼자선 심심해

시인과 동화작가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동시로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


현대 사회에서 가족의 정의와 범위는 많이 바뀌었다.      

기본적으로 가족은 혈연, 인연, 입양으로 연결된 일정 범위의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을 가리키는 가족학 용어로써, 친족 집단을 말한다. 가족의 크기, 세대별 유형, 가족 형태, 가족 유형 등을 포함하는 가족의 형태는 사회구조적 요인의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해 왔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의 변화가 가장 크게 두드러지며, 1인가구, 조손가족, 한부모가족, 재혼가족, 입양가족 등 다양한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가족의 의미에 큰 변화가 오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와 1~2인 가구 증가로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지면서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여기거나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는 ‘펫 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 트렌드가 우리 사회에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 반려동물과 함께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더욱 반려동물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TV에서 반려동물과의 생활에 대한 조언이 담긴 수많은 방송이 나오고 있고, 자식을 키우듯 반려동물 관련 소비에 아낌없이 지출하는 경향이 점차 고급화, 전문화되고 있으며 '펫코노미(Pet+Economy)' 시장이 산업의 중요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전에는 반려동물이 단지 한 공간에 존재하며 마당에서 사람이 먹고 남은 밥을 주며 키우던 동물로 보던 것과 달리 요즘은 사람과 동물과의 관계를 넘어 수평적인 관계의 가족의 수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은 큰 변화로 볼 수 있다. 한국의 개고기 문화로 인해 서구의 비난을 받던 시절을 생각하면 한국 사회의 인식 변화는 참으로 극적인 변화로 볼 수 있다.      


누군가에게 사랑과 애정을 갈구하고 나누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하지만 초기에는 애완이라는 용어에 담긴 유희적 대상으로만 바라보던 동물이 이제는 어엿한 가족의 일원으로 수용되고 있다는 점은 현대 사회가 가진 가족의 한계나 문제에 대한 대안적 성격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사람이 아닌 동물에게 애정을 쏟아야 하는 현실의 위기, 사람들 간의 사랑과 소통의 부재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반려동물에 대한 우리 시대의 존재론적 의미도 퇴색될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는 사람이기에 사람을 통해 치유받고 사랑받아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반려에 대한 대한 사회적, 개인적 요구에 비해 지금 우리 옆에 누가 있는가를 다시 한번 살펴볼 때이다.      






나 혼자선 심심해               



생일인데 아빠 일은 밤까지 낮처럼 길다

휴일도 엄마는 남은 일이 하늘 땅까지 높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식탁 위 메모지

챙겨 먹어 

숙제해

학원 갔다 와     

 

사랑해 한 마디를 기대했는데 

하트 하나 겨우 그려져 있다

     

반기는 건 우리 집 

멍멍이뿐   

  

그리워서 보고 싶어 

계속 내 얼굴을 핥아 주는데

행여나 나갈까 봐

계속 주변에서 짖어 주는데     


내가 그리운 건  

엄마의 뽀뽀

아빠의 칭찬     


옆집 시현이는 동생이랑 논다네 

아랫집 은주는 언니랑 나간다네    

 

멍멍이야 우리만 심심하구나  

우리끼리 뭐 할까     


그래도 다행이야 니가 있어서

나 혼자는 심심해도 우리 둘은 행복해 





# 작품 소개  


가족의 부재나 해체는 아이들에게 너무나 큰 상처입니다. 비록 같이 산다고 하더라도 많은 시간을 혼자 보내는 아이들에게 가족의 결핍만큼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아이들은 누군가와 사랑을 나누고 정을 주고받는 존재가 필요합니다. 비록 가족이 아니더라도 요즘은 많은 집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동시의 주인공도 혼자 있는 외로운 시간을 강아지와 함께 보내는 측은한 모습을 보여주네요. 핵가족과 외동자녀가 많아진 현실에서 탕빈 집을 지키게 된 아이들의 심정이 동시 속에 잘 담겨 있습니다.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주인공이지만 정작 필요한 건 부모님의 관심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싶어 하고, 함께 놀고 싶은 아이들의 심리적 상황을 확인하셨다면 부모들이 조금 더 아이에게 관심을 가져 주기를 바랍니다.     





# 창작 아이디어


아이들과 가장 가까운 존재는 무엇일까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부모나 형제이지만 요즘은 바쁜 현대인들의 삶 속에서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이 부족합니다. 

친구들과의 관계가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하지만 학교나 학원에 얽매여 제대로 소통하고 정을 나누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에게 많은 사랑과 정성을 쏟는 것은 그만큼 애정과 사랑을 나눌 존재가 없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에게 가장 가까운 존재를 물어보세요. 가장 친한 친구의 이름은 알고 있나요? 

누구에게 가장 정서적으로 의존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셨나요? 

질문에 대한 아이들을 생각을 듣고 함께 그 존재에 대한 느낌을 써보도록 하세요. 

부모가 해주지 못하는 아이들의 결핍을 확인하고 함께 고민하는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전 24화 23. 양보는 힘들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