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카: 작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코스타리카인을 지칭, 남자는 티코
2024.08.29. (목)
오늘은 오피스 출근 대체 하우스 인스펙션 데이로 지정 땅땅 일정을 효율적으로 잡지 못해서 집 두 군데를 추가로 보기 위해 또 캠퍼스 근처로 넘어왔다. 이번에도 학교 버스를 타보려고 정류장에 한 30분 앉아있다가 또 끝없이 막막해져서 그냥 우버를 불러 편하게 (마음은 불편하게) 왔다. 첫 번째 집은 그제 봤던 집이랑 비슷한 구조에 비슷한 가격이었는데 방마다 개인 화장실이 있고 공용 주방에 화구가 있어서 더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아 보였다. 두 번째 집은 아주 신축에 공용공간까지 깔끔했는데 지금 당장 비어있는 방이 없어서 스튜디오, 아파트 방 타입별 내부를 자세히 보지 못했다. 첫 번째 집은 최소 계약 기간이 6개월이고 두 번째 집은 3개월이라 지내다가 중간에 방이 났다는 소식이 있으면 구경해 보고 한 번 즈음 옮겨 살아봐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지낼 가능성이 가장 높은 첫 번째 집에서 연구실까지 걸어 다닐 수 있을지 쭉 걸어보며 캠퍼스로 들어와서 어제 친구가 알려준 근처 도서관에서 잠깐 일을 했다. (일.. 이라기보다는 사실 언제 도대체 연구실로 넘어갈 수 있을지, 지금 집은 언제까지 계약을 연장하면 될지 몇 번이고 되묻기..) 도서관 여기저기에서 누워 쿨쿨(조는 것X) 자고 있는 학생들이 많아 놀랐다. 열람실이라기엔 조금 허름한 느낌이었지만 앉아서 노트북 할 장소가 있고 와이파이 연결까지 되니 더 바랄 게 없었다. 캠퍼스에서 만나니 더욱 반가운 친구와 함께 근처 카페에 왔다. 크레페(Pollo Primavera)와 딸기 스무디를 먹었는데 생각해 보니 집 밖에서 이렇게 사 먹는 경험이 거의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캠퍼스를 돌며 간단한 캠퍼스 투어를 하고 행정실에서 일한다는 또 다른 친구 퇴근을 기다렸다가 함께 버스를 타고 산호세로 넘어왔다.
스타벅스에 와서 마지막 친구가 퇴근하기를 기다렸는데 주문하는 과정에서 대충 어떤 사이즈를 고를 거냐는 것 같아서 보이는 alto(tall)를 읽었다가 아주 크게 리액션받았다. 마지막으로 퇴근한 친구의 차를 타고 지금 내가 머물고 있는 동네 근처로 넘어와서 함께 아시아 음식으로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안 먹은 지 며칠 되어서 습관이 된 건지 아까 크레페를 먹어서인지 별로 배가 고프진 않았지만 첫 정식 외식으로 기념하여 젓가락을 들었다. 기억에 남는 건 콜라를 다 먹으면 리필을 해준다는 거다! 콜라 말고 다른 음료여도 해줬으려나? 다들 계속 코스타리카에서 지내는 동안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해 물었는데 그저 국립공원 가기와 바닷가 가보기.. 외에는 잘 떠오르지 않아 말이 돌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가고 싶은 장소들을 리스트업 해봐야겠다.
영어로 주로 소통하면서 중간에 친구가 스페인어로 하는 대화를 설명해주기도 했는데 내가 스페인어를 조오금만이라도 할 수 있으면 훨씬 일들이 수월해질 것 같다.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대화 속의 노래들.. 에 노래도 조금 더 열심히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9월 중으로 함께 다른 친구 생일을 기념해 풀파티도 하고 또 Taylor Swift 파티(?)에도 함께 가자고 제안해 주었으니 그간 MZ 캐치업 노력해 봐야지. 스페인어는 조금씩 뒤적거리면서도 9월부터 수업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사실 꼭 해봐야지! 리스트에는 국립공원과 바닷가 가기도 있었지만 티카 친구들을 만드는 것도 있었는데 오늘 꽤 긴 시간 동안 쉽지만은 않았지만 리스트 중 하나를 지워갈 수 있는 기억에 남을 하루였다. 무관하게 집에 돌아와서는 결국 타이레놀 엔딩.. 그래도 약 먹고 브런치 글 쓰고 있는 나? 작가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