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의문을 품기도 한다. 이게 맞는 걸까
가끔은 의문을 품기도 한다. 이게 맞는 걸까
어느 날 문득, 책장을 넘기던 손이 멈춘다. 아무 이유 없이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지고, 희미한 의심 하나가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그 의심의 중심에는 늘 같은 질문이 자리 잡고 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공부가 정말 맞는 걸까?" 평소에는 분명하고 확신에 찼던 목표마저도 흐려지는 순간이다. 무언가에 열심히 몰두하면 할수록, 이와 같은 의문이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경험을 우리는 종종 겪는다.
이러한 질문 앞에서 나는 쉽게 흔들린다. 지금의 노력과 방향이 정말 옳은지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하면, 무작정 앞으로 나아가던 발걸음이 갑자기 망설이게 된다. 책상 앞에서 몇 시간씩 보내던 노력이 한순간에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내가 쌓아온 길이 그저 헛된 자취로 남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마저 밀려든다. 어느 날은 그런 고민이 깊어져 도대체 무엇을 위한 노력인지, 어디로 가는 길인지 전혀 알 수 없는 막막함을 마주하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이렇게 의문을 품는 순간은 공부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필수적일지도 모른다. 무언가에 진심으로 몰두할 때만 우리는 자신이 가는 길의 옳고 그름을 진지하게 돌아보게 되기 때문이다. 처음엔 흔들림 없이 뛰어들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몰입의 열기가 식기 시작할 즈음 찾아오는 이러한 의문은, 사실 내면 깊숙이 잠재된 진짜 내 생각을 점검할 수 있는 귀한 기회다.
"이게 정말 맞는 걸까?"라는 의심은 나를 흔들지만, 동시에 나를 깨우기도 한다. 의심을 품은 덕분에 다시 한번 내 목표와 방향을 점검하고, 그 방향이 내게 진정으로 의미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되물을 수 있다. 의심이라는 불편한 손님 덕분에 무작정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진정 원하는 목적지를 향해 신중하게 방향을 조정할 수 있는 힘을 얻기도 하는 것이다.
어쩌면 중요한 것은 ‘의심이 드는가’가 아니라, ‘의심 뒤에 어떤 선택을 하는가’일 것이다. 의심의 순간마다 잠시 멈춰 서서 나 자신과 대화를 나누고, 스스로의 마음에 솔직하게 귀를 기울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의심을 외면하지 않고 마주할 때, 우리는 더 나은 길을 찾을 수도 있고, 흔들리지 않을 새로운 확신을 얻을 수도 있다
우리가 던지는 "이게 맞는 걸까?"라는 질문은, 길을 잃었다는 증거가 아니라, 오히려 길을 제대로 찾으려는 진지한 노력의 일부다. 그러니 가끔씩 찾아오는 이 의문을 무작정 두려워하기보다는, 내 삶과 선택을 점검하고 조정할 수 있는 값진 계기로 활용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것이야말로 우리를 진정으로 원하는 곳으로 안내하는 중요한 나침반이 되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