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수정
작년에 써놓은 단편이 있다.
이 단편은 쓰게 된 과정이 약간 드라마인데,
일단 중국에 놀러 갔었다.
왜 이렇게 놀러를 많이 가냐 싶지만
나는 다른 소비보다 여행에서 얻는 만족이 제일 크고,
옷은 안 사고 외식, 배달 음식 거의 안 시킨다.
책이 좀 팔리거나 문학상 같은 거 받으면 무조건 비행기표부터
사고 본다.
어쨋든 그래서 중국 서부 지대 우루무치를 가기로 했었다. 한국에서 거의 아무도 안 가니까 끌렸다.
우루무치는 거의 무슨 스탄 국가 가는 것 만큼 멀어서 일단 상하이에서
1박 하고 다음날 아침 비행기였다.
상하이에서 샤롱빠오도 먹고 마라롱샤도 먹고
쿨쿨 잤다.
다음날 아침에 슬슬 공항가는 지하철을 탔는데
이 망할 상하이에 공항이 두 개가 있었고
그 두개 공항이 같은 지하철 노선에 있었다.
보통 같으면 이름을 읽고 방향을 정했을 텐데
그냥 공항이라고 쓰여 있으니까 오른쪽 방향으로 탔다.
근데 왼쪽 방향으로 타야하는 거였다.
오른쪽 끝에 있는 공항에 도착했는데,
나랑 똑같은 실수를 하는 외국인이 많은지
공항 직원이 "어휴 또네.. 지금 시간보니까 지하철로는 안되고, 직행 공항열차도 안 되고 택시타." 이랬다.
그랫서 택시를 잡아탔는데 이놈의 택시기사가 얼마냐는 물음에
대답도 안하고 미터기도 안 키고 고가도로 올라가서 비쌀텐데 내릴래? 이랬다.
결국 거의 10만원이 나왔다...
아... 앱으로 부를걸.
어쨌든 10만원 초과로 우루무치에 가서 사과만 먹고 버텼다.
우루무치는 다른 도시에 비해서 물가는 비싼데 사과는 엄청나게 쌌다.
지금 기억으로 하나에 몇 백원도 안한듯.
만원에 한 가방을 줬다.
쫌 예뻐지려나 하고 밥은 안 먹고 하루 3사과 했다.
이렇게 사과만 먹고 귀국하는 길에 집에 가는 지하철을 탔는데
미친듯이 이 내용을 소설로 쓰고 싶었다.
그래서 지하철에서 계속 앉아 저쪽 끝, 이쪽 끝을 오가며
<공항가는 길>이란 단편을 썼다.
25세의 나는 이런 천재적인 작품이 있나.
이건 카프카가 환생한 거 아니야? 라고 해주었는데
65세의 나는 이제부터 시작인 거 알지? 이제 처음부터 찬찬히 읽으면서 고치기 시작해야지? 이러셨다.
단편이든 장편이든 초고 써놓고가 시작이다.
고치기 시작할 때부터가 작업이 시작인 것이다.
퇴고는 끝나는 것도 없다.
그냥 너무 오래 걸리고 힘드니까 그만 고치는 것이다...
<공항가는 길>은 이번에 고치면 한 500번 고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