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연
삼월이 오면 근황을 묻는
전화 한 통화
볼에 열아홉 홍조가 핀다
공산성 들녘은 꽃들로 환한데
그곳도 벚꽃이 만개했냐는
삼백육십오일 화피(樺皮)를 벗기는
안부 인사가 봄소식이다
해마다 봄을 밝혀주는
전화 한 통
봄볕이었던 그리운 얼굴
머릿결에 초승달을 걸치고 발맞춰 걷던 순수들
세월의 매듭을 돌게 하는 것은
머물지 않고 피는 꽃들의 개화
흐린 기억 속에
간혹 떠오르는 이름들
오늘 내 생에서
보고 싶다는 기억이 피어나는 연중 年中 고백이다
안부 속
환한 창문 앞에 봄 화로 같이
만개한 꽃이 그리운 얼굴 위에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