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림책살롱 김은정 Feb 26. 2020

[그림책태교16] 어느 날 아침

잃어버린 소중한 것을 다시 찾습니다.

[그림책태교16] 어느 날 아침    

‘소중하다’라는 말은 아껴야 할 정도로 매우 귀하고 중요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때에 따라 달라집니다. 어린 아이에게는 장남감이, 학창시절에는 학업과 친구가, 청년시절에는 일과 사랑이, 30대 이후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자녀, 그리고 또 사회적 관계의 일과 사람 등으로 나이가 들면서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이 바뀝니다. 경험하는 세상이 바뀌고 경험하는 대상이 바뀌면서 말이지요. 흐르는 시간이 바뀌면 자연스럽게 관심사가 옮겨가듯 다양함에서 달라지는 건 당연합니다.   

  

당신이 지금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요? 커다란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업무를 수행중이라면 데이터 수집과 정보가 가득 담긴 노트북이라 하는 분도 계십니다. 다섯 살 때부터 배우며 사춘기를 벗삼아 자신의 열정을 담은 피아노라 하시는 분, 글 쓰며 세상과 소통하는 글 작가는 계속 써왔거나 쓰고 있는 원고라 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심한 병을 앓으셨던 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은 건강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고, 자신을 낳고 키워주신 부모님은 누가 뭐라 해도 가장 소중한 것이라 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저는 이 분들과 말씀을 나누다 보면 저도 한 마디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이라고 말하기 쉽지 않습니다. 일과 건강, 가족 모두가 제겐 소중하고 중요합니다. 가족이 없으면 내가 없는 것이고, 일이 없으면 지금의 내가 존재 가치가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어느 날 아침,

살면서 많은 일들을 겪게 됩니다. 하는 일이 마음처럼 되지 않아 불경기를 맞을 때도 있고, 하던 일이 순조롭지 않아 우여곡절을 겪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그 일을 한 순간에 놓아버릴 수는 없습니다. 그 일을 일구기까지 자신의 노력이 헛되는 게 싫어 버리는 것은 있을 수도 없거든요. 또 자신의 장점이라고 생각하던 재능이 빛을 발산할 때는 장점과 재능이 자랑스러워 남들이 알아봐 주길 바랍니다. 자신감이 고조되어 하는 일에 자부심도 느끼면서 더욱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때론 불의의 사고로 재능을 잃어버릴 때도 있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일들, 남들에게만 있을 법한 일들이 자신에게 들어 닥칠 거라고는 생각한 적도 없는 일들이 발생하면 그 모든 것들이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경험들을 합니다. 죽고 싶고 남을 탓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올라와 누구와도 상종하고 싶지 않고 자기만의 동굴로 숨어 버리기도 합니다. 찾고자 애써서 찾아지지 않을 때의 절망감을 이기지 못하고 곪아터질 때까지 내버려 두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두어서는 안 됩니다. 어느 날 아침에 잃어 버렸다 하더라도 어느 날 아침에 찾을 수 있거든요. 그게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그 아침을 맞을 수 있습니다.

    

만약 당신에게 가장 소중하게 여기던 것이

어느 날 아침 사라진다면 어떨까요? 어떻게 할까요?

잃어버린 것에 대해 슬퍼하거나 고통스러워하는 것으로 끝이 나서는 안 됩니다. 물건이 되었든, 사람이 되었든 찾아 나서야 합니다. 그냥 앉아서 울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다시 찾을 수도 있고, 새로운 것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오늘 당신과 함께 할 그림책은 이진희 글, 그림 <어느 날 아침>입니다.

그림에 많은 색을 사용하지 않아 담백하고 깔끔합니다. 나약한 모습인 듯하고 술픔을 가득한 눈망울을 하고 있는 순백의 사슴 그림이 인상적입니다. 옅은 수채화 같은 몽환적인 그림으로 사슴의 마음을 잘 표현한 그림책입니다.    


아름다운 뿔을 가진 사슴이 있습니다.

로 시작하는 그림책인데요, 어느 날 아침 아름다운 뿔이 사라진 사슴이 며칠을 울다 잃어버린 한 쪽 뿔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았습니다. 개미핥기가 주어준 나뭇가지를 머리에 꽂고 다시 찾아 나섭니다. 뿔처럼 꽂았던 가지 뿔로 물에 빠진 쥐토끼를 구해주기도 하고 반쪽을 잃어 슬픔에 빠진 반달에게 뿔을 가리기 위해 둘렀던 스카프를 둘러주며 아픔을, 슬픔을 같이 합니다. 숲에서 잃어버린 뿔과 비슷한 것이 있는지 찾다가 남은 뿔도 떨어지는 슬픔이 있습니다. 다시 집으로 오기 위해 오래도록 걸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거울 앞에 선 사슴은 작은 두 개의 뿔이 솟아난 것을 보았습니다. 어느 날 아침에.

아름다운 뿔을 가진 사람이 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흠이 생기거나 잃거나 없어질 수 있습니다. 소중한 그 무엇이 말입니다. 일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장 내세웠던 자기만의 상징인 그 무엇에 흠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흠을 인정하지 못하고 털어내지도 못하고 힘들게 지키려 애쓰기도 합니다. 어느 때는 힘들게 흠 이전의 상태로 가기 위해 버티기도 합니다. 때론 버티다 쓰러지기도 합니다. 버티다 과감히 버리기도 하고, 다시 대안을 찾아 나서기도 합니다. 이런 방법과 저런 방법을 사용하여 일어서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들려주는 대안들로 새로운 방법을 강구하며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자 합니다. 자기가 가진 재능이가 자기만의 상징이 사라지거나 흠집이 생긴다고 하여 절망하지 않고 찾아 나서야 합니다.     

또한, 잃어버린 자기만의 슬픔만 보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아픔과 돌봄을 살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픔을 나누고 슬픔을 나누면서 공감하고 배려하면서 이겨내려는 노력하는 하는 지혜가 곧 슬픔을 이겨내기도 합니다. 나만의 돌봄에서 그치는 것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는 순간 순간이 쌓이다 보면 자기의 슬픔을 잊기도 하고 또 다른 대안을 찾기도 합니다. 지금의 아픔이, 지금의 고통을 영원히 지니기보다 새로움으로 태어나는 진정한 자기다움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지금 비춰진 거울의 모습만이 자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여기지 마시고 내면의 또 다른 멋진 희망으로 살아가는 어느 날 아침이 되셨으면 합니다.

지금 함께 하는 소중한 사람과

어느 날 아침을 소중하게 맞이하실 겁니다.

찾으세요. 움직이세요. 설령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소중함을 찾을 수 있습니다.


#어른도읽는그림책  #그림책태교  #김은정그림책살롱 #어느날아침

매거진의 이전글 [그림책태교15] 엄마의 약속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