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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책살롱 김은정 Jan 12. 2022

사랑을 전하는 사탕 - 옥춘당

고정순 작가 신작

콧물 훌쩍이면서 읽었다.

눈물 찔끔하면서 읽었다.

읽고 다시 읽고 천천히 또 읽었다.


기존 만화책은 훌렁훌렁, 키득키득 읽어왔는데 이번 만화책은 훌쩍훌쩍, 찡 찡 읽었다.


반 편생 살다보니 이제야 인생이라는 손톱만큼이나  알까말까하는 요즘에.

오늘에 읽은 고정순 작가의 <옥춘당>.

고자동할아버지와, 김순임할머니의 사랑 표식 옥춘당처럼 우리 부모님도 서로를 아끼는 사랑 표식은 "맛난 음식같이 먹기"다.

아빠는 엄마 밖에 모르고, 엄마는 아빠 밖에 모르는 우리 부모님 생각났다(아빠의 실업으로 엄마는 일곱 식구의 생계를 오랫동안 책임지였다. 대단한 울 엄마!♡). 어디서 맛난 음식먹으면 다음번에 엄마데리고 그 식당에 가시는 아빠. 올해 87세 되신 아빠는 86세 되신 엄마의 친구이자 동반자다. 엄마는 궂은 날씨에 여기저기 쑤시다고 꼼짝않고 계실 때 우리 자식들이 바람쐬러 가자고 해도 손사레를 치다가도 아빠가 가자고 하면 못이기는 척하고 외출하고 언제 아팠냐며 활기차게 지내신다.

#동그라미_사랑을_전하는_옥춘당.


이 책 선물할 사람들이 많은데 제일 먼저 남자친구에게 선물하고 싶다.

우리는 늦은 나이에 만났고, 같은 이혼의 상처를 가지고 있다. 난 딸 하나를, 남친이는 두 딸을 키우고 있다. 난 이혼한 지 20년이 되었고, 남자친구는 이혼한지 13년이 되었다.  남은 생을 같이 하며서 서로 위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우리 서로는 친구처럼 연인처럼, 예비부부 처럼 지낸다. 마흔 넘어 만났고, 지금은 서로 쉰 세살이 된 동갑내기 남자친구와 이 책을 읽고 많은 이야기를 나눌 것 같다.

오늘같이 추운 날,

모처럼 가슴 찡한 만화책을 읽어 따뜻하다. 한국만화 영상진흥원 선정작이라는데 만화책인지 그림책인지 헷갈린다.


내겐 올해 최고의 그림책이다.

올 설날 선물은 옥춘당에 덕담 한 마디 적은 손편지로 해야겠다.

p.s) 말이 별로없지만 위트가 있는 남친에게 톡으로 책 한 쪽을 찍어보내고 물어보았다.

할아버지가 한 말에 이어 추가로 생각했다고 보내왔다.


예쁘게 아름답게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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