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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책살롱 김은정 Nov 03. 2019

[고‧그‧답]고민에 그림책으로 답하다2- 내 마음은

마음은 새싹같아요

   

[고‧그‧답]    

 = <고민에 그림책으로 답하다> 형식으로 새롭게, 어른도 읽는 그림책에 이어집니다. 


Q.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컸어요. 큰 애가 고등학교 1학년이고, 작은 애는 중학교 1학년이구요. 작은 아이 중학생 되면 ‘뭐라도 일 좀 해야지’ 하고 직장을 알아 봤는데 일자리를 구하는데 하늘에 별따기예요. 애키우느라 집에만 있어 경력 단절 된지가 15년이 되니까 어디 갈 곳이 없더라구요. 남편은 애들이 대학교 들어갈 때 까지 집에서 살림만 하라고 하는데 그 소리도 듣기 싫어요. 그래서 일자리를 알아보았어요. 식당일은 몸이 약해서 못하고, 옛날 일은 하자니 넘 오래 되어 다 까먹었고요, 그런데 우연히 골목입구 빌라에 ‘아르바이트 아줌마 구함’이라고 종이가 붙어 있어서 얼마 전부터 출근을 해요. 월급도 아니고 많은 시급도 아니지만 멀리 안 나가도 되고 아이들 간식비도 번다 생각하니 이것도 감사하더라구요. 연립 지하에 있는 원단제작하는 공장이라 일이 없다 있다 하지만 그래도 짬짬이 일도 하고 사람들하고 믹스 커피 마시면서 세상과 소통하는 것 같아 즐거워요. 공장 아르바이트지만 나름 저는 직장에 출근하는 마음으로 옷을 깔끔하고 나름 편하지만 예쁘게 입고 나가요. 그런데, 어제는 무지무지 속상했어요. 같이 일하는 친한 이웃집 언니한테서 들었어요. 나더러 들으라고 하는 건지, 우연히 내가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 이야기였어요. “제는 공장에 실밥이나 뜯고 오바로크나 잘 치면 되지 왜 그리 멋을 내고 온다니? 무슨 큰 직장에 다니는 것도 아니고 지하 공장에서 사장이 부르면 오는 일용직인데 웃겨!” 즐거웠던 제 마음이 그 소리를 듣자마자 먹구름이 끼면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것처럼 가슴이 답답하고 힘들어요. 


A. 요즘 청년실업도 걱정이고, 기성세대의 취업은 더더욱 어렵죠. 더구나 경력이 단절되고 나서 다시 취업하려고 하면 예전의 노하우를 살려 조금이라도 하려고 하면 누군가는 ‘구닥다리 기술’이라며 쳐다보지도 않으려 한다는 말을 들었어요. 특히 저희들이 자녀를 출산해서 키울 때만 해도 전업주부가 대세였기에 그에 충실하게 해 온 지금으로서는 답답하기도 하고 뭔가 하고 싶어도 못하니 아쉬움도 큽니다. 이젠 아이들이 엄마 손을 타지 않아도 되니 소일거리라도 하려는 마음, 아이들 간식이라도 보탬이 되려는 마음은 간절한데 일터 구하기가 쉽지 않아 속도 상합니다. 말씀을 듣다보니 제가 마음이 더 울렁울렁 해지고 맘이 많이 안 좋네요. 제가 보는 ◯◯님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라고 보여 집니다. 아무리 가까운 일터라고 하지만 집에서 입었던 헤줄구레한 옷차림으로 나오는 것은 일터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랜만에 집이 아닌 직장이라는 곳에서 즐겁게 일하는 사람의 마음을 몰라주다니요. 더구나 친한 언니라면 충분히 내 마음을 알고 있을텐데 비난하는 소리를 들었으니 더 갑갑하고 힘든 건 당연합니다.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되어지는 그림책이 있어요. 같이 보실까요?


코리나 루켄 글/ 그림 / 김세실 옮김 / 마음별그림책

<내 마음은>

내 마음은 꼭 닫히기도 하고
활짝 열리기도 해요.
어떤 날은 먹구름이 끼고
세찬 비가 쏟아져 내려요.
내 마음은
어떤 날은 아주 작고 여린 싹.
내 마음이 쩅그랑 깨지는 날도 있지만
다친 마음은 나을 수 있고,
닫힌 마음도 언젠가 다시 열 수 있어요.



사람의 마음은 유리와도 같아서 
쉬 깨지거나 금이 가기도 합니다. 그림책 <내 마음은>에서는 아주 작고 여린 싹이라고 할 정도로 마음이 상대방의 눈에 잘 띄지 않을 수도, 조금만 신경을 덜 쓰면 시들거나 크지 않을지도 몰라요. 그래서 사람들이 다치지 않으려, 시들지 않으려 마음의 문을 닫고 소통하지 않으려 마음의 문을 꼭꼭 닫기도 합니다. 저도 혼자 골방에 있듯 혼자 조용히 입도 눈도 닫고 지낸 적도 있을 정도로 믿는 사람에게 상처 입은 적도 많아요. 물론 저도 모르게 상처를 주기도 했구요.

그런데 그 연약하고 물웅덩이에 빠진 내 모습일 때 그곳에서 꺼낼 수 있는 것은 바로 ‘나’라는 사실. 조금 어렵고 조금 용기가 필요하지만 스스로에게 말을 건네듯 한 번 외쳐보세요. “마음의 문을 내가 열 수 있어요!” 라고 말이죠. 그림책에서는 말하는 화자처럼 했지만, 지금은 화자처럼 행동해 보세요. 자신을 믿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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