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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책살롱 김은정 Nov 18. 2019

[고‧그‧답]고민에그림책으로답하다9-나는[  ]배웁니다

내 나이가 어때서

[고‧그‧답]

 = <고민에 그림책으로 답하다> 형식으로 새롭게, 어른도 읽는 그림책에 이어집니다. 

[고‧그‧답]고민에 그림책으로 답하다 9-나는 [    ] 배웁니다.


Q. 저는 무언가를 하려거나 시간이 되어 배우고자 하면 핑계가 많은지 모르겠어요. 

평소 그렇게 하고 싶고 배우고 싶었는데 막차를 타서 어렵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어요. 그래도 왜 그 때쯤 되면 시간이 타이트한 것 같다는 핑계를 대고 피해요. 또 신청해 놓고서는 잘 할 수 있을까를 수없이 고민하면서 결국 또 수강을 취소하고 어떤 때는 이리저리 재다가 수강신청 기간을 놓쳐서 못하기도 하구요. 저는 웹툰을 배우고 싶은데 마흔 살에 너무 늦은 건 아닌지 고민하고, 또 큰 돈 들여 배우는데 잘 배울 수 있을지 고민스럽고, 이 나이에 배워서 뭐하나 하는 생각도 들구요, 수강생들 보다 잘 할 자신도 없는데다가 나이도 많고... 아~ 정말 저는 뭐 하나 하려고 하면 왜 이리 댈 핑계가 많을까요? 자신감이 떨어지는 건지, 남이 눈치를 보는건지도 모르겠어요.



A. ‘내 나이가 어때서‘ 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최근 인기있는 남자 모델계의 테리우스 김칠두(64세)의 활약이 뛰어납니다. 젊었을 때부터 하고 싶었던 꿈을 가난이라는 이름으로 외면하고 살다가 우연히 딸의 권유로 늦은 나이에 시작한 모델일이 지금은 후회하지 않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합니다. 또 올 봄에 출간 된 <내 나이가 어때서> 책을 보면 ’나이 걱정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건 나 답지 않아‘라며 나이들수록 행복의 감정을 더 잘 느끼고 스트레스 대처 능력도 높아지고 하였습니다. 나이듦을 두려워 하시는 건지,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지, 아니면 다른 수강생들보다 뒤떨어지는 것이 걱정되는 것인지 다시 한 번 자기점검을 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가브리엘레 레바글리아티 글, 와타나베 미치오 그림

⌜나는 [    ] 배웁니다⌟그림책을 보실까요?

먼저, 제목의 빈 칸에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생각해 보세요. 저는 ‘그림그리기는 것’을 배우고 싶다고 빈 칸을 채워 보았어요. 중학교 때였는지 고등학교 때였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아요. 수학여행을 가다가 쉬는 경로에서 어떤 잘 생긴 남자어른이 보도블록 위에 아무렇게나 앉아서 연습장에다 연필 한 자루 꺼내어 들고 그림을 그리는 걸 본 적이 있어요. 크로키를 단 5분 만에 하면서 뚜렷이 뭔가를 그리는 모습을 보고 반했다고 해야 할지, 아직도 그 때 그 장면이 인상적으로 남아 사진을 찍듯 기억에 오래 남거든요. 그 때 생각했어요. ‘언젠가 어른이 되면 그림을 꼭 배워서 크로키를 자유롭게 하리라’고 말이죠. 그런데 저도 이런저런 핑계로 아직 배우질 못하고 있어요. 한 살이라도 더 나이 들기 전에 배우려고 합니다.


자, 당신은 무엇으로 채우셨나요? 웹툰작가? 아니면.... 좋습니다. 무엇을 적었는지가 중요하기 보다는 그것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생각해 보면 되는데요, 보여드리는 그림책의 제목을 보고 주인공을 상상해 보시면서 읽어볼게요. 주인공의 나이는 어떨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어떤 것을 할 때 덜 긴장하는지, 새로운 배움을 시도할 때 어떤 감정들이 들어오는지 등등 살펴볼 것들이 많은 그림책이랍니다.


처음 장면에서 젓가락으로 먹는 법을 배운다고 되어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어린 아이의 배움에 대한 책인가 했고, 혹시 장애나 치매어르신을 위한 그림책인가 하면서 책장을 넘겼습니다. 이어지는 그림에서 주인공은 꽃 기르는 법도 배우네요. 친구들은 무슬과 춤을 배운다고 하는데 주인공은 수영을 배웁니다.

 자전거 타는 법도 배워서 도서관에 가는데 바람을 가르며 갈 때 기분이 좋다고 하네요.
귀에 들어오지 않는 외국어를 배우고,
 어느 날은 뜨개질을 배우는데 양말부터 떴지만 다음에는 스웨터를 도전해 본다고 합니다.
발표회를 위해 주인공은 심벌즈를 배웠고 제대로 쳤다고 기뻐합니다.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일흔 네 살의 할머니입니다. 사랑하는 손자 피에르가 찍어준 즉석사진에 ‘생일축하해요!’라고 적혀있습니다. 그러면서 주인공 할머니가

“일흔네 살은 전혀 늙은 게 아니야!”

라고 말하면서 사진을 꼭 껴안습니다.

놀랍지 않으세요? 그림책의 주인공이 74살의 할머니라는 사실 말이예요. 그 나이에 하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게 많네요. 그리고 그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해 나가고 있습니다. 어렵고 힘들고 겁나고 시간이 오래 걸리고요. 그래도 평소 해 보지 못한 것, 그 나이되기 전에 배워보지 못한 것을 배우려고 시도합니다. 정말 감탄이 나옵니다. 저도 겁이 많은지라 사실 많이 두려워 하며, 돌다리도 무척이나 두드리며 시도하거든요.


나이에 국한된 선택을 하는 것, 장소나 상황에 한정되어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미루거나 하지 않는 것은 안타깝습니다.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상황이 어찌될지 모르지만 배우고 싶고 하고 싶은 일은 꼭 하시기 바랍니다. 실수하면 어떻고 잘 하지 못하면 어떻습니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데, 그리고 그 배움을 직업으로 가져가든 취미생활로 이어가든 어떻습니까? 내가 하고 싶어 한다는데 말이죠.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마시고 자신이 선택한 일을 과감히 한 번 시도해 보세요. 저도 곧 미술학원을 다니거나 그림 그리기를 배우겠습니다. 

약속~!


#고그답 #고민에그림책으로답하다 #김은정그림책살롱 #어른도읽는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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