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금년의 마지막 송년은 오늘 '그림책 포트럭'으로 합니다. 보통 포트럭은 각자가 음식을 들고와 편한 파티를 즐기는 건데요, 오늘의 포트럭은 각자가 그림책 3권을 준비하여 참석하는 것으로 했어요.
저는 3권의 그림책을 여러분들도 알고 계시는 <이보다 멋진 선물은 없어>, <민들레는 민들레>, 그리고 <토토와 오토바이>를 준비했어요.
이 책들을 준비한 이유는 저의 평소 마음, 가치관을 표현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이보다 멋진 선물은 없어>
저는 선물의 의미를 중요하게 다루는데요, 물질적 잣대에 두기보다는 '이 선물을 준비하면서 내 생각을 얼마나 하였을까'에 두고 있어요. 어떤 선물을 하면 기뻐할까?, 무엇을 하면 더 좋아할까? 고르면서 이생각 저생각으로 마음으르 표현하는 준비하는 마음들이 정말 좋거든요. 손 편지 한 장, 또는 감사 카드 하나에 담긴 상대방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이런 거~ 저는 무지무지 좋아 한답니다.
주인공 무치는 특별한 날이기 때문에 절친인 얼을 위한 준비로 바빠요. 모든 것을 완벽히 갖춘 얼을 위한 선물로 해줄게 없을 것 같아 고민하는 무치. 그러나 작지만 단 하나 밖에 없는 자신의 마음을 담는 무치의 선물. 제가 누구에게 주는 선물이 작지만 소중하게 다가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곧 받는 마음이라 보거든요. 마음 하나로도 충분히 느끼고 전달되는 마음의 선물이 최고!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고 행복한 선물을 준비하는 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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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준비한 책은 <민들레는 민들레>
제가 가장 힘들 때는 언제인지, 가장 행복할 때는 언제인지를 떠올려 보게 되는 책입니다. 저는 저 다울 때가 가장 행복한데요, 그렇지 못한 시기, 상황이 많았어요.
제가 어릴 적 부모님께 들은 말들 중에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여자는 얌전해야한다, 얌전하지 못하면 시집가기 힘들다'였어요. 대학원 시절 상담관련 수업에서 '상담가는 조신하고 말을 천천히 하면서 누가 봐도 전문가 다운 모습, 즉 조근조근하고 얌전한 모습을 지니셔야 합니다'라는 말을 들을 때 정말 힘들었거든요. 저는 어릴 적부터 동네 왈가닥 처럶 남자애들 통솔하고 다녔고,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 다니면서 웃음와 유쾌하게 즐기면서 일을 하는 제가 아닌 저를 만들어야 했어요. "얌전"이라는 단추에 말과 행동에 제약을 많이 두셨거든요. 혼나기도 많이 혼났구요. 대학원에서는 상담자다운 진정한 모습에는 까불어도 안 되고, 말도 빨리하면 안 되는, 그야말로 천상 여자같은 상담자를 원한다는 소리를 입학할 때부터 듣고 보니 저다운 모습을 보이지 않으며 무척이나 힘들었어요. 저는 '까불고, 장난치고 다양한 감정표현이 얼굴에 나타나는 빨강머리앤 같고, 캔디 같은 은정'인데 그렇지 않게 표현을 자제하고 있었던 적이 많았어요. 힘들었어요. 그렇지만 그림책을 만나 슬플 때, 즐거울 때, 언제든 저 다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그림책이 있어 종말 행복하고 좋아요. 저의 느낌을 소화하며 달래주는 그림책이 제게 가까이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저를 인정해줘서 좋답니다.
그 이야기가 말이 필요없이 "민들레는 민들레"라는 한 줄로 잘 표현해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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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준비한 그림책은 <토토와 오토바이>입니다.
올 가을에 출간된 그림책인데요, 북극곰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프레드릭북스에서 그림책테라피클레스를 진행하면서 더 가까이 만나게 되었어요.
혼자 여행가는 것을 무척이나 힘들어하는 토토와 제가 동일시 되었거든요. 세상에 호기심은 많으나 겁이 나고 두려워 세상에 발을 디디질 못하고 있는 주인공 토토.
토토에게 슈슈할아버지가 남겨준 오토바이를 타며서 세상을 보는 눈과 마음, 생각 등 모든 것이 달라진 토토. 자신감과 즐거움을 간직하게된 토토가 바로 저랍니다. 아직 여행 떠나는 것을 엄두내지 못하지만 그림책을 만나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이혼의 아픔을 달래고 세상과 쌓았던 담을 허물고 있는 저. 그림책을 만나서 사람들과 마음으로 만나는 일을 하면서 더없이 저다운 모습으로 살아가는 즐거움이 정말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