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매년 여름과 겨울 '영입'이라는 단어에 웃기도 울기도 하는 걸 이해하실 것입니다. 응원하는 축구팀이 어떤 선수를 영입하고, 영입하지 못하느냐에 따라 한 시즌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지요. 그만큼 축구 세계에서 영입은 정말 중요한 단어입니다.
저에게 '영입'이라는 단어는 주로 축구 세계에서만 만날 수 있는 단어였는데요, 9월 갑자기 저에게 '영입'이라는 단어가 다가왔습니다. 오늘은 제가 다른 회사로부터 오퍼를 받은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1. 사소한 습관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어느덧 4년이 지났습니다. 입사 후 지금까지 습관적으로 정리하고 있는 것이 있는데요. 바로 제가 진행했던 업무들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던 업무들은 물론, 중간에 소리 소문 없이 중단되었거나, 마무리가 좋지 못한 일들도 정리합니다. 결과에 상관없이 제가 만났던 업무들이 조금이라도 저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작은 믿음과 함께 보통 분기별로 업무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업무의 정리는 보통 큰 타이틀과 함께 제가 어떤 일을 하였고, 어떤 것들을 배웠으며, 결과도 함께 정리해 기록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별도 문서로 정리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링크드인, 리멤버, 로켓펀치 등의 커리어 플랫폼에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기존 이력에 제가 추가할 부분만 수정하여 업데이트하면 되어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2. 갑자기 찾아온 오퍼
지속적으로 본인의 커리어와 업무 경험을 정리하고 업데이트하다 보면 플랫폼에서의 조회수가 조금씩 증가합니다. 헤드헌터와 채용팀도 플랫폼에서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플랫폼을 통한 구직활동은 활발합니다.
때 때로 저에 대한 관심글을 만나긴 하였지만, 작년 여름 이직을 한 뒤 회사에 대한 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별도 이직에 대한 생각은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러던 9월 갑자기 로켓 배송으로 유명한 회사에서 오퍼가 왔습니다. 제안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닌 별도의 메시지로 저에게 제안 안내를 추가적으로 하였습니다. 또한 전화로도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며 적극적인 태도를 저에게 보여주었습니다.
3. 전화 인터뷰
가장 먼저, 해당 회사의 채용팀 담당자분이 저에게 제안한 내용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저에게 제안을 하고 싶은 팀과 직무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제가 전직장인 통신회사에서 근무하던 때에 지금 저에게 제안을 준 회사와 같이 업무를 했던 내용을 알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제가 2년 차 때 해당 회사의 플랫폼에 사용하는 B2B 안심번호를 연동하여 서비스화 했던 경험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기존에 제가 정리해놓았던 경험들과 이력들을 현업에서도 보았고 저의 경험과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어 하였습니다.
해당 기업이 저와 왜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반대로 채용담당자도 제가 현재 오퍼에 대해 열려있는 상태인지와 연봉, 처우, 복지 등에 대한 저의 생각을 궁금해했습니다. 처음 경험해보는 상황이다 보니 조심스러운 부분도 많았는데요. 대부분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눈 것 같아 오히려 편안했습니다.
4. 우리의 경험은 모두 피가 되고 살이 된다.
전화요청에 응했던 이유는 무엇보다 해당 기업이 저에 대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함이 컸습니다. 아직까지 이직은 저의 옵션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지금의 직장에서 아직 하고 싶은 일도 많고 성장할 수 있는 부분도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오퍼를 통해 가장 큰 소득이 있다면 '자신감'입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업무를 하다 보면 '지금 이 일이 맞을까?' ,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이 맞나?', '트렌드에 뒤쳐진 게 아닌가?'를 비롯하여 수많은 의심들을 마음속에서 만나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자신 있게 대답하기보다는 언젠간 도움이 되겠지라는 긍정적인 위로와 다짐과 함께 업무에 다시 집중하였는데요.
이번 오퍼를 만나면서 제가 지금까지 하고 있는 일들이 제게 큰 자산이 되었고, 다른 기업과 업무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지금은 작고 영향이 미비해 보여도 이것들이 쌓이다 보면 저만 표현할 수 있고 가질 수 있는 큰 무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마치며
우리는 때때로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하게 되고, 때로는 방향을 알지 못해 방황을 하기도 합니다. 저도 예외는 아니더군요. 그런 상황에서도 다시 한번 본인에게 응원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은 제가 예상치도 못한 오퍼를 받은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사실 제가 오퍼를 받을 줄은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특히 유통 플랫폼 회사와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 사이에는 거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이번 오퍼를 통해 채용팀과 이야기를 해보니, 저의 경험과 업무들이 분명 플랫폼에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특히 사업의 프로세스를 만들고, 데이터를 통해 개선점을 도출하는 부분이었지요. 사업의 영역은 조금 다르더라도, 사업이 운영되고 프로세스를 세팅하는 것은 어느 비즈니스든 필요한 부분이고 뼈대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조금 더 일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업무를 진행해보고자 합니다.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생각과 업무, 의사소통 들이 먼 훗날에 제게 큰 도움이 되고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됨을 알게 되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