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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글 Oct 09. 2023

나의 두 번째 하프마라톤

21.0975km를 견디고 난 후

들어가며

10월 8일 생에 두 번째 하프마라톤에 참가했습니다. 지난 5월 서울신문 하프마라톤에 참가한 이후 21km가 넘는 거리에 재도전하는 것이었는데요. 이번 마라톤은 서울 도심을 달리는 코스로 구성되었고 대회 이름은 '서울 달리기'였습니다. 대회 이름에 어울리게 서울 시청과 광화문을 시작으로, 청계천을 따라 을지로와 종로를 직접 달리며 느낄 수 있는 대회였습니다. 오늘은 제가 생에 두 번째 하프마라톤을 완주하면서 느낀 점들을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1. 같이 뛰면 힘이 더 생깁니다.

최근 들어, 러닝의 인기가 증가하면서 러닝 소모임, 러닝 크루와 같이 함께 달리는 문화가 많이 생겼는데요. 한강을 달리다 보면 여러 명이서 함께 달리는 러너들을 자주 보곤 합니다. 저는 보통 퇴근 후 동네를 혼자 뛰거나 러닝머신에서 혼자 달리고 있습니다. 별도 시간을 정해서 하는 것이 아닌 시간이 될 때 달리기를 하곤 해서 혼자 하는 게 편했는데요. 오랜만에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보니, 대회를 시작하기도 전에 러너들의 열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대회가 시작되니 다 같이 힘을 내며 으쌰으쌰 달리는 분위기가 저에게 힘을 주는 것 같았습니다. 중간중간에 서로 파이팅을 외치며 응원을 하기도 했고 거리에 시민 여러분들이 손뼉 쳐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것들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만약 혼자 대회에 참가했다면 얼마 못 가서 중간에 멈췄을 것입니다. 하지만 함께 뛰는 러너들의 열기, 시민들의 응원, 저도 끝까지 함께 달려 이 대회를 마무리하고 싶다는 열정이 저를 완주하게끔 만들어준 것 같습니다.


2. 연습은 거짓말을 안 합니다.

5월에 참가한 첫 번째 하프마라톤에서 1시간 59분의 기록으로 완주했습니다. 특히 18k 지점 이후 급격하게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기대했던 것보다는 기록이 좋지 않았는데요.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6월부터 꾸준히 훈련했습니다. 일주일에 최소 3번씩은 달리기를 했었고 매 월 50k 이상은 달렸습니다.

꾸준히 연습하고 달리기를 하다 보니 이번 마라톤 대회에서는 4분을 단축한 1시간 55분에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10k를 52분에 완주해서 더 나은 기록을 기대도 했지만 19k 지점부터 급격한 체력저하와 하체에 힘이 떨어져 속도를 늘리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물론 아쉬움도 있지만 저번 대회 때보다는 개선되고 나아졌기에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대회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노력한 것들이 조금이나마 경기결과에 좋은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이 기쁩니다.


3. 경쟁은 오로지 나와합니다.

마라톤 대회에서 달리기를 하게 되면 수많은 참가자를 만나게 됩니다. 때로는 다른 참가자를 추월할 때도 있고 또 다른 참가자는 저를 앞지를 때도 많습니다. 저의 경우 다른 참가자의 경쟁은 신경을 쓰지 않고 오로지 저와의 경쟁에 집중합니다. 예를 들어 앞에 보이는 참가자를 역전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저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왼쪽 손목에 스마트 워치를 보며 제가 계획했던 기록과 비교하며 집중합니다. 이렇게 스스로에게 집중하다 보면 다른 참가자가 저를 추월해도 전혀 흔들리지 않습니다. 본인이 계획하고 준비한 대로 가고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본인이 준비한 것보다 잘 진행이 안되고 있다면 그것에 맞추어 속도를 높이거나 줄이면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한 번은 꼭 고비가 옵니다.

준비를 꾸준히 했음에도 19k 지점에서 고비가 왔습니다. 아무리 속도를 더 내려고 다리를 움직여봐도 뜻하는 대로 움직여지지가 않았는데요. 조금만 더 뛰면 결승점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고 있음에도 원하는 대로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습니다. 머릿속에는 조금만 쉬었다 가면 좋겠다 같은 생각부터 시작해 조금만 걷고 싶다와 같은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멈추거나 쉬면 다시 속도를 내기에는 훨씬 더 많은 에너지와 힘이 들 것을 알기 때문에 속도가 늦춰지더라도 계속해서 달리는 것을 선택했는데요.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때 계속 달렸던 게 기록을 조금 더 단축시켰고, 완주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치며

오늘은 제가 생에 두 번째 하프마라톤에 참가해서 완주한 이야기를 전달드렸습니다. 아직까지 몸에 근육통이 남아있고 회복이 좀 더 필요하다고 느껴지는데요. 글을 쓰면서도 완주하는 순간에 그 짜릿함은 제 몸속에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 시기 때 운동이 필요하다고 느껴져서 시작한 달리기가 이제는 제 삶의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다음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 전까지 건강하게 몸관리 하면서 꾸준히 건강하게 달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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