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나이를 먹을수록 여러 가지 변화를 겪게 됩니다.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눈입니다.
눈이 침침해지니 가까운 곳의 작은 글씨는 잘 보이지 않고, 책을 읽다 보면 자꾸만 돋보기에 손이 갑니다.
기억력도 예전 같지 않아 방금 한 일도 까맣게 잊어버리기 일쑤입니다.
거울을 보면 눈에 띄는 변화도 있습니다.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빠지더니, 어느새 흰머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흰머리는 어디서부터 하얘질까?’
모근(毛根)부터일까, 아니면 끝부분부터일까?
아니면 머리카락 전체가 한꺼번에 희어지는 걸까?
몇 번의 실험—그러니까 제 흰머리를 직접 뽑아본 결과,
머리카락 끝부분부터 서서히 하얘진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흰머리는 나이 듦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많은 이들이 이를 감추기 위해 애씁니다.
검은색으로 염색을 해보지만 며칠 지나면 다시 드러나고,
계속 염색을 반복하는 것도 건강에 좋지 않다는 말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흰머리 날 때마다 일일이 뽑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작은 해결책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흰머리를 무작정 뽑지 말고, 끝부분부터 흰 부분만 잘라주는 것입니다.
모근 가까이는 남겨두고, 눈에 띄는 흰 부분만 가위로 잘라주는 방식입니다.
몇 주가 지나 또 흰머리가 보이면, 다시 같은 방식으로 잘라줍니다.
이렇게 하면 흰머리를 자연스럽게 숨기며 관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머리색만 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월이 흐르면 검은 머리카락은 흰머리로 변하고, 사랑도, 권력도 변할 수 있습니다.
사랑으로 맺어진 부부가 서로에 대한 믿음과 애정이 식으면 가정이 무너집니다.
이 나라에 민주주의의 씨앗을 뿌렸던 이승만 대통령도 그 초심을 잃고 말년에 타국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세상 모든 것이 변해가는 가운데,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단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초심(初心)입니다.
흰머리는 서서히 변하지만, 초심은 어느 순간 잊힙니다.
그 작고도 단단한 마음을 지키는 것.
그것이 나를 지키고, 가정과 국가를 지키는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