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진짜 빼야 할 점)
나는 시골에서 자랐습니다. 어릴 적부터 자연 속에서 뛰놀며 자란 덕에,
늘 바깥에서 햇볕을 온몸으로 받았습니다. 축구, 구슬치기, 막자치기(비석치기), 나이 먹기, 수레미 댕깡(오징어 게임) 등, 하루도 집 안에 있질 않았습니다. 그렇게 까무잡잡하고 거칠어진 얼굴은 나의 성장 배경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등산이든 족구든, 야외 활동을 하면서도 선크림이나 모자 따위는 거들떠보지 않았습니다. ‘남자니까 괜찮아.’ 그런 식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내 얼굴을 컴퓨터 모니터로 보게 되었습니다. 화면 가득 크고 작은 점들이 얼굴 전체를 덮고 있었습니다. 깜짝 놀란 나는 그동안 무시해 오던 점을 빼기로 결심했습니다.
수소문 끝에 전주시 송천동에 있는 ‘○○의원’이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다른 병원은 점 하나당 비용을 받는 데 반해, 이곳은 얼굴 전체를 기준으로 10만 원이라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시술을 해준다고 했습니다. 단, 워낙 소문이 나 있어 최소 2주일은 예약 후 기다려야 했습니다.
드디어 예약한 날, 병원을 찾았습니다. 얼굴에 마취 크림을 바르고 시술에 들어갔습니다. ‘따끔하다’는 얘기만 들었는데, 그보다 훨씬 더 뜨거운 고통을 느꼈습니다. 윽— 윽— 신음이 터져 나왔고 몸을 비틀었습니다. 하지만 2~3분이 지나자 점차 열감에 익숙해졌고, 이후 50분 동안은 비교적 편안하게 시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굴의 점은 이렇게 돈을 주고, 시간을 내어 없앨 수 있었지만, 마음속 점은 어떻게 해야 지울 수 있을까? 욕심의 점, 불평불만의 점, 나태의 점, 교만의 점….
그 점들은 남의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내 삶의 표면을 더럽히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습니다.
나는 지금 무엇을 지워야 할까? 내가 진짜 빼야 할 점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