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지혜는 행복의 영양소 (6. 10m에서.. )

(10m에서 배운 겸손)

by 종구라기

TV로 올림픽 양궁 경기를 보았습니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과녁 정중앙인 10점을 쏘면 환호했지만, 6점이나 7점을 맞히면 실망스러운 한숨이 나왔습니다.

“밥만 먹고 활만 쏜다면서 그 정도밖에 못하나?”

흥분한 마음에 그런 말도 했습니다.

다행히 우리 선수들은 결승전에서도 승리하여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늘 그랬듯, 한국은 양궁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습니다.

한국 양궁의 저력은 실력 있는 선수들뿐 아니라 파벌 없는 치열하고 공정한 선발 과정, 그리고 고난도 훈련 속에서 비롯됩니다. 그래서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는 것보다 국가대표 되는 게 더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시작된 단체전에서, 한국 여자 대표팀은 2024년 파리 올림픽까지 단 한 번도 놓치지 않고 금메달을 땄습니다.

남자 대표팀 역시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수많은 메달을 획득해 왔습니다.

김경욱 선수가 카메라를 두 번이나 깨부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안산 선수가 꽂힌 화살을 다시 맞힌 2020년 도쿄 올림픽은 전설처럼 회자됩니다.


얼마 전, 친구들과 순창 채계산으로 가을 산행을 갔다가 오는 길에 오수 국제 양궁장을 방문했습니다. 선수 출신 강사의 지도 아래 10m 거리에서 직접 활을 쏘는 체험을 했습니다. 생각보다 표적 중앙을 맞히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고, 화살은 자꾸 빗나갔습니다.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밥만 먹고 활만 쏜다’며 쉽게 내뱉었던 그 말이 떠올랐고, 부끄러움이 밀려왔습니다.

나는 10m 거리에서도 제대로 쏘지 못했는데, 선수들은 70m 거리에서, 바람과 주변 환경까지 고려해 가며 과녁의 정중앙을 맞히고 있었습니다.

그건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집중력과 인내, 수만 번의 훈련이 만들어낸 기적이었습니다.


그제야 깊이 깨달았습니다.

“직접 겪지 않은 일을, 직접 서보지 않은 자리에 있는 사람을, 함부로 평가하거나 비난해서는 안 된다.”


이제 나는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나는 과연,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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