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이다롱이

태어나서 제일 잘한 일. 아롱이다롱이 너희들을 낳은 일.

by 중랑천

“엄마!! 오늘 급식에 돈가스가 동그랑땡으로 대체돼서 나왔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급식에 진심인 첫째가 씩씩거리며 들어온다.

“엄마!! 오늘 영어쌤이 개그콘서트만 틀어주고 영어 수업을 안 했어!!”

수업에 진심인 둘째가 뾰로통하며 말한다.



첫째 아들과 둘째 딸내미는 아롱이다롱이다. 첫째는 태어나서 젖을 빨지 않아 애를 먹었다. 옆방 간호사분 까지 몰려와서 모유수유를 시도해 보았지만 쫄쫄 굶어가며 거부를 하여 조리원 내내 젖병으로 먹였다. 돌 시기에 젖을 끊으려 했지만 밤마다 찾고 울어대는 바람에 1년 6개월을 먹이고도 둘이 눈물 콧물을 짜가며 엉엉 울고는 끊을 수 있었다.


둘째는 모든 게 수월했다. 순번이 두 번째인걸 알았는지 처음 오른쪽 젖을 먹이는데 자세를 잡기도 전에 덥석 물고는 쪽쪽 빨았다. 간호사 분이 지나가며

“요 애기는 야무지게 잘 빨고 잘 먹어요.”라고 얘기하셨다.

둘째도 돌이 되어 일주일 전에 달력을 보여주며 설명해 주었다.

“요 날, 너 생일날 쭈쭈 안녕할 거야, 알겠지?”

그리고 그날이 되어 수유 중단을 했는데, 한 번도 쭈쭈 달라는 말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신통방통하다..


첫째가 생기고 일을 하면서도 틈틈이 태교란 태교는 다했다. 영어학원 다니기, 뜨개질, 임산부 수영, 요가, 책 태교, 악기 연습하기, 민화 그리기, 일기 쓰기. 정말 바지런히도 했다.

첫째는 손재주가 좋아 종이접기 자격증 과정책도 혼자 척척 접는다 그림도 잘 그려서 미술 영재 학교 추천도 받았다. 레고도 참 잘한다. 지금의 최애 취미는 소설책에 빠져서 종일 집안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책을 읽고 있다. 어느 날은 식탁 테이블에 올라가서 있고, 어느 날은 책상 위에 온몸이 다 올라가 있다. 웃음 짓게 한 아들이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아서 산만해 보이기도 했다. 참 다양한 것을 바지런히도 한다.


둘째 딸아이는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모범생에 5학년 2학기 회장이 되었다. 제일 큰 장점은 상대에 대한 공감과 이해하는 능력이다. 둘째를 임신하고 첫째를 데리고 있었기 때문에 따로 태교를 할 수 없었다. 임신한 배가 남산만 해 질 때까지 다른 또래들 어린이집 등원할 시간에 집을 나와서 하원할 때까지 집 앞 개천을 놀이터 삼아 종일 놀았다. 호기심과 욕구, 고집이 많은 첫째 아이에 대한 공감과 이해만이 내 마음을 다스릴 방법이었다. 둘째의 성향을 보니 공감 육아라는 태교를 했나 보다.



둘째는 엄마 글을 보고 왜 본인들의 이야기는 안 쓰는지 물었다. 바로 대답은 안 했다.

“근데 얘들아, 너희들의 이야기를 쓰자면 자랑밖에 할 게 없어. 너희들은 나의 자랑이거든. 엄마가 태어나서 제일 잘한 일. 아롱이다롱이 너희들을 낳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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