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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라이브 10선 (1)

상편: 블레이키, 가너, 엘링턴

by 핫불도그

올맨 브라더스 밴드 <Live at Fillmore East>, 1971년 3월 12~13일

딥 퍼플 <Made in Japan>, 1972년 8월 15~16일

레드 제플린 <The Song Remains the Same>, 1973년 7월 27~29일

록 역사를 장식한 3대 라이브 앨범입니다. 영국 하드 록과 헤비메탈을 이끈 딥 퍼플과 레드 제플린, 미국 서던 록과 블루스 록의 기수로 몇 년 전까지 활동한 올맨 브라더스 밴드!

음악의 장르를 떠나 실황 연주를 듣는 느낌은 남다릅니다. 공연을 직접 보는 것이 최선이지만 라이브 앨범이 대안입니다. 스튜디오 녹음이 더빙과 이펙트를 추가하여 음을 다듬는 것에 비해 "라이브" 앨범은 무대를 상상하게 하는 설렘을 제공합니다. 극적인 연출, 열기, 플레이어의 관조, 상호작용을 통한 음의 전개, 연주자와 관객의 교감 그리고 즉흥, 관객이 만들어 내는 불확실성과 의외의 결과...

재즈의 라이브는 어떤 음악보다 이러한 요소가 도드라집니다.


재즈 라이브 앨범 10선 상편

이번 글은 재즈 라이브 10선입니다. 아래의 기준으로 골랐습니다.

1950~1960년대 모던 재즈 중심의 선정입니다.

아티스트별 라이브 명연은 여러 장이지만 한 장을 선택합니다.

개인적인 선호도가 반영됩니다.

순서: 연주자, 앨범(공연일), 설명


아트 블레이키

A Night At Birdland, 1954년 2월 21일

이 앨범은 하드밥을 대표하는 라이브이며 아트 블레이키의 리더작 중 가장 뛰어난 작품입니다. 이유는 자명해보입니다. 아트 블레이키(드럼), 클리포드 브라운(트럼펫), 루 도날드슨(알토 색소폰), 호레이스 실버(피아노), 컬리 러셀(베이스) 등 하드밥을 대표하는 연주자들이 참여했습니다. 오프닝은 버드랜드의 사회자 피 위 마르케트의 소개로 시작합니다. 마르케트의 목소리는 재즈 랩 그룹 Us3의 1993년 히트곡 "캔터루프 아일런드"에 샘플링되어 엄청난 인기를 끕니다. 또한 블레이키의 이 라이브 앨범을 소환합니다. 이후 블레이키는 밴드 재즈 메신저스를 이끌었고 수많은 명연주자들을 배출하였습니다.


에롤 가너

Concert by the Sea, 1955년 9월 19일

1921년 6월 15일 피츠버그에서 태어난 가너는 3세에 피아노를 접합니다. 악보 읽는 법은 배운 적이 없으며 모든 것은 그의 황금 귀를 통해 듣고 이해한 뒤 연주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여기에 한 번 들으면 잊지 않은 그의 기억력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가너와 비슷한 연배의 피아니스트는 설로니우스 몽크, 버드 파웰, 오스카 피터슨 등입니다. 고등학교 동문으로는 빌리 스트레이혼(1915~1967), 아마드 자말(1930~) 등이 있습니다.

가너가 20대 중반이던 1940년대 중후반은 스윙의 클리세에 반기를 든 젊은 뮤지션들이 밥을 창조하던 때였습니다. 그러나 가너는 이들과 다른 방향으로 직진합니다. 그는 스윙 기반의 피아니스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즈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장르가 스윙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스타일을 통하여 대중의 호평과 피아니스트로서의 연주를 인정받은 뮤지션입니다. 왼손으로 유려하지만 힘찬 스윙 리듬을 만들고 오른손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침없이 건반 사이를 넘나듭니다. 단신에도 불구하고 스타인웨이 피아노에 앉은 모습은 우리를 압도합니다. 피아노 건반들이 가너의 머릿속 악보에 따라 자동으로 움직입니다. 가너는 건반을 보지 않습니다. 상념에 빠진 듯 음악과 혼연일체가 된 듯 흥얼거리며 연주를 이어갑니다. 아주 즐겁고 경쾌하게. 가너의 대표작을 표현하는 두 단어가 있습니다.

Misty: 안개 낀
Concert by the Sea: 바닷가 콘서트

가너가 1954년 "미스티"라는 짧은 곡을 작곡하여 7월 녹음하고 앨범 <Contrasts>에 수록하여 12월 발표합니다. 에롤 가너(피아노), 와이엇 루더(베이스), 유진 허드(드럼) 트리오가 들려주는 "미스티"는 가너를 대표하는 곡으로 스탠더드가 됩니다.

"미스티"를 발표한 가너는 이듬 해인 1955년 9월 19일 캘리포니아에서 공연을 합니다. 장소는 몬터레이 카운티 몬터레이 반도에 위치한 카멜(Camel-by-the-Sea)시의 선셋 센터입니다. 이곳은 예술인의 도시로 배우이자 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시장을 역임하였습니다. 가너의 인생작인 이 실황은 트리오 편성으로 에롤 가너(피아노), 에디 칼훈(베이스), 덴젤 베스트(드럼)가 참여합니다. 트리오에서 최고의 연주를 보이는 가너의 정점에 있는 작품입니다. 스윙과 스탠더드(발라드)에 일가견이 있는 그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실황. 이 앨범은 발매 후 2년 남짓 되었을 때 50만장의 경이적인 판매를 기록합니다 가너는 이후에도 스윙을 기반으로 대중적이지만 창의적인 연주를 지속하며 1950~1960년대를 풍미합니다. 또한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도 헌액됩니다. 항상 즐거운 모습에 밝고 경쾌하고 아름다운 음악을 선사했던 에롤 가너는 1977년 1월 2일 폐기종에 따른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합니다.

가너의 연주를 들을 때마다 그의 손끝에서 나오는 미소를 들을 수 있습니다.
피아니스트 조지 시어링

듀크 엘링턴 오케스트라

Ellington at Newport, 1956년 7월 7일

모던 재즈 전성기의 생존자 엘링턴의 빅밴드 공연

친근하고 대중적이며 춤을 추게 만드는 엘링턴의 빅밴드

추천곡: Diminuendo in Blue

듀크는 사치모와 더불어 모던 재즈 이전을 대표한 재즈 거장입니다. 특히 악단을 운영하며 스윙 재즈의 발전에 기여하였고 빌리 스트레이혼과의 작업을 통하여 가장 많은 재즈곡을 작곡한 인물입니다. 엘링톤은 스윙 재즈에 반기를 들고 후배들이 창조한 비밥에 고개를 돌리지 않았고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며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였습니다. 사진은 1956년 뉴포트 재즈 패스티벌에 초대 받은 듀크가 그의 오케스트라와 펼친 명연입니다. 듀크의 피아노 연주 포함 18인의 멤버들이 패스티벌의 처음과 끝을 맡아 역사에 남는 연주를 하였고 그 결과 듀크의 커리어도 다시 활성화되었습니다. 인기에 힘입은 엘링턴은 2년 후 다시 패스티벌에 모습을 보였고 <뉴포트 1958>이라는 또 하나의 명작을 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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