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모달 재즈를 알아봤습니다.
1920년대 재즈가 음악 장르로 정착하게 되는데 이때의 재즈를 전통 재즈라고 합니다.
그럼 이후 재즈를 대략 10년 기준으로 정리해 볼까요?
1920년대: 전통 재즈
1930년대: 스윙 재즈
1940년대: 비밥
1950년대: 하드 밥, 소울 재즈, 쿨 재즈, 아프로큐반 재즈
1960년대: 모달 재즈, 보사 노바, 포스트 밥, 프리 재즈, 아방가르드 재즈
1970년대: 재즈 퓨전
1980년대: 보컬 재즈, 재즈 리바이벌, 스무드 재즈, 컨템포러리 재즈, 크로스오버 재즈
1990년대 이후: 현대 재즈, 모던 재즈, 재즈
여기서 스윙 재즈와 재즈 퓨젼 사이에 만들어진 재즈 스타일을 모던 재즈라고 합니다. 즉 비밥부터 아방가르드 재즈까지라 할 수 있습니다. 달리 표현하면 비밥을 뿌리로 뻗어나간 재즈 스타일을 의미합니다. 2023년 현재의 재즈를 현대 재즈 또는 모던 재즈라고 할 수도 있으니 유의하세요.
그리고 포스트 밥은 다음과 같은 의미가 있습니다.
포스트 밥(Post-bop)
비밥, 하드 밥, 모달 재즈, 프리 재즈 이후에 등장한 재즈 스타일
모던 재즈 기간 중 비밥, 모달 재즈, 프리 재즈에 포함되지 않는 재즈 스타일
1960년대 하드 밥에 당시에 유행하던 스타일(모달 재즈, 프리 재즈, 아방가르드 재즈)을 섞은 재즈
포스트 밥은 따로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포스트 밥은 현대 재즈에도 나타나는 스타일이고 포스트 밥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특정 작품의 구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본론으로 감상자들의 상상력과 인내를 요하는 재즈 스타일을 알아봅니다.
프리 재즈의 형성
1958년 색소폰 연주자이자 작곡가로 텍사스 블루스와 비밥을 연주하던 오넷 콜맨이 <Something Else!!!!>를 발표합니다. 콜맨의 새롭고 난해한 작품에 젊은 연주자들이 참여하였고, 콜맨은 "음악이 언제가는 더 자유로와지고, 작품을 만드는 게 공기를 들이마시듯 자연스럽게 될 것이다."라고 인터뷰를 합니다.
콜맨이 프리 재즈 형성에 지대한 역할을 하는 사건 중의 하나입니다.
아래 사진은 콜맨 작품에 꾸준히 참여한 뮤지션들입니다.
에드 블랙웰, 듀이 레드맨, 오넷 콜맨, 찰리 헤이든그와 작품 활동을 한 주요 연주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돈 체리: 코르넷
듀이 레드맨: 테너 색소폰
에릭 돌피: 베이스 클라리넷
찰리 헤이든: 더블 베이스
빌리 히긴스, 에드 블랙웰: 드럼
...
콜맨이 프리 재즈를 어떻게 이해하고 작품화했는지 알 수 있는 초기 작품들입니다.
1958년 <Someting Else!!!>, 1959년 <Tomorrow Is the Question!>, 1959년 <The Shape of Jazz to Come> 오넷 콜맨의 대표 작품인 1~3집을 보고 계십니다.
앨범명이 예사롭지 않으며 의미 있습니다.
1958년 1집: Something Else!!!
1959년 2집: Tomorrow is the Question!
1959년 3집: The Shape of Jazz to Come
1960년대 말까지의 콜맨 작품에는 피아노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피아노가 이끄는 코드 제시를 배제하고 혼, 베이스, 드럼 정도의 소규모 편성을 지향합니다. 즉 한 연주자가 제시한 아이디어를 다른 연주자가 이어받아 연주하면서 멜로디 라인, 리듬, 강렬함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도록 하는데 중점을 둡니다.
"프리 재즈"의 어원은 콜맨의 1960년 작품 "Free Jazz: A Collective Improvisation"에서 나왔습니다.
1960년 6집 <Free Jazz: A Collective Improvisation>앨범 커버는 잭슨 폴락의 작품 White Light 입니다. 이 앨범에는 두 곡이 실려 있으며 연주 시간은 37분 3초입니다.
그렇다면 프리 재즈는 어떤 장르일까요?
위에 일부 답이 있었습니다.
프리 재즈(Free Jazz)
비밥, 하드 밥, 모달 재즈에서 나타나는 템포, 톤, 코드 전개 등을 과감히 던져버리고 플레이어의 자유로운 연주에 더 무게를 둡니다. 어떻게요?
한 사람이 아이디어를 제시하여 연주하면 다른 사람이 이어받아가는 형식을 취하면서 멜로디와 리듬이 잘 어우러지도록 구성을 하면서요.
프리 재즈를 대표하는 연주자들입니다.
색소폰: 파라오 샌더스, 아치 셰프, 존 콜트레인, 오넷 콜맨, 듀이 레드맨, 알버트 아일러, 웨인 쇼터
트럼펫: 돈 체리
클라리넷, 플루트: 에릭 돌피, 앤소니 브랙스톤
베이스: 찰스 밍거스, 찰리 헤이든
드럼: 에드 블랙웰, 빌리 히긴스
피아노: 선 라, 세실 테일러, 맥코이 타이너, 엘리스 콜드레인, 키스 자렛, 칙 코리아
보컬: 레온 토마스
...
한편 아방가르드 재즈는 다음과 같이 프리 재즈와 구분됩니다.
아방가르드 재즈(Avant-garde Jazz)
아방가르드(전위) 음악과 재즈를 결합한 장르
1950년대 초반 발현하여 1960년대 후반까지 발전
프리 재즈와 혼용해서 쓰이기도 하지만 연주 스타일에 차이가 있음
익스피리멘털 재즈라고 부르기도 함
주요 뮤지션: 존 콜트레인, 오넷 콜맨, 세실 테일러, AACM(창조적 뮤지션들의 발전 협회) 연주자들
아래 글에서는 프리 재즈와 아방가르드 재즈를 엄격히 구분하지 않습니다.
주요 연주자들의 작품을 알아봅니다.
에릭 돌피(1928~1964)
1961년 <Out There>, 1961년 <At the Five Spot, Vol. 1>, 1964년 <Out to Lunch!> 에릭 돌피는 재즈 역사상 가장 뛰어난 멀티플레이어(색소폰, 클라리넷, 풀루트, 피콜로 등) 겸 작곡가입니다. 작품 스타일은 주로 프리 재즈와 아방가르드 재즈이며 짧은 삶으로 사후 발표된 명연들이 많습니다. 위의 앨범을 참조하시어 그의 작품 세계에 다가가시길 바랍니다.
찰스 밍거스(1922~1979)
1962년 <오 예>, 1963년 <검은 성자와 여자 죄인>, 1974년 <카네기 홀 콘서트> 챨스 밍거스는 재즈 역사상 손꼽히는 더블 베이스 연주자이자 작곡가입니다. 비밥, 하드 밥, 포스트 밥은 물론 서드 스트림과 오케스트랄 재즈를 보여주었고 프리 재즈와 아방가르드 재즈를 대표하는 거장입니다. 뛰어난 하드 밥 작품도 많습니다. 많은 작품과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주는 만큼 시간을 두고 꾸준히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선 라(1914~1993)
1965년 <선 라의 태양중심 세계, 1권>, 1969년 <아틀란티스>, 2014년 베스트 <라의 궤도에서> 선 라(허먼 풀 블라운트)는 신시사이저를 사용하여 재즈, 스페이스, 익스피리멘털 음악을 시도한 인물입니다. 특히 그가 만든 앙상블 디 아케스트라(The Arkestra)와 함께 획기적인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하였습니다. 선 라와 디 아케스트라 앨범은 양이 상당합니다. 이 또한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데 우선 위의 작품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아치 셰프(1937~) 돈 체리(1936~1995) 알버트 아일러(1936~1970)
1965년 아치 셰프 <Four for Trane>, 1966년 돈 체리 <카페 몽마르트 실황>, 1967년 알버트 아일러 <그리니치 빌리지 실황> 비슷한 연배의 세 뮤지션입니다. 아치 셰프와 알버트 아일러는 색소폰, 돈 체리는 트럼펫입니다.
프리 재즈 뮤지션들의 작품은 열거하기 힘들만큼 많습니다. 다른 재즈 장르에 비하여 대중성 및 상업성과 거리가 있다보니 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스윙 이후 춤곡이 아닌 연주용으로 재즈가 진화함에 있어 당시 시대상을 적극 반영하며 발전한 장르가 프리 재즈라는 것입니다. 즉 프리 재즈가 형성, 발전하는 시기가 1957년 이후 벌어지는 흑인 인권 운동 시점과 일치합니다. 흑인 뮤지션들의 의식이 반영된 작품이 다수 나오게 됩니다. 비록 프리 재즈가 대중의 큰 호응은 받지 못했지만 아방가르드 재즈에 영향을 주었고, 1970년대에 전개될 재즈 퓨전에 기여하게 됩니다.
다음 글은 재즈 퓨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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