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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의 역사 (7-1)

재즈 퓨전: 마일즈 데이비스

by 핫불도그

전편에서 프리 재즈와 아방가르드 재즈를 알아보았습니다.

1960년대 대중 음악은 어떤 상황이었을까요?

먼저 영국입니다.

1960 년대 영국
영국은 비틀스라는 록과 팝의 아이콘이 등장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끕니다. 또한 수많은 록 밴드가 결성되어 록의 격전지가 됩니다. 여기에 클래식, 포크, 재즈, 블루스, 사이키델릭 등을 접목한 록이 파생하여 프로그레시브 록이 개화하기 시작합니다. 전자 악기를 중심으로 젊은 세대들에게 어필한 이들은 최대의 음악 시장인 미국으로 진출합니다. 이를 1차 브리티시 인베이젼이라고 합니다.

한편 재즈의 본고장 미국은 이렇습니다.

1960년대 미국
미국은 우드스탁 페스티벌을 통해 젊은 세대들이 솔직한 감정을 표출하였고 베트남 전쟁에 대한 반대 그리고 흑인 인권에 대한 관심 등으로 미국 사회는 격변하고 있었습니다.
1960년대 재즈는 비밥, 하드 밥, 포스트 밥, 모달 재즈, 쿨 재즈, 프리 재즈, 아방가르드 재즈 등 수많은 재즈 스타일이 유행하면서 각기 나름의 팬층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대부분 젊은 세대들에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사회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 그리고 전자 악기가 분출하는 파괴적인 사운드에 열광합니다.

위와 같은 현상을 예리하게 바라보며 음악적 방향을 고민하던 뮤지션이 있었습니다.


마일즈 데이비스와 재즈 퓨전의 탄생

데이비스는 재즈 거장 5인에서 다루었듯이 시대를 앞서가며 모던 재즈 이후 대부분의 재즈 스타일을 섭렵한 연주자, 작곡가 그리고 밴드 리더였습니다. 1960년대 후반 제 2기 마일즈 데이비스 퀸텟을 운영하던 그는 록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재즈 편성에 전자악기를 도입하게 됩니다.

퓨전 재즈의 도화선이 된 음반(라이선스 LP): 1969년 <In a Silent Way>, 1970년 <Bitches Brew>

1960년대 말 마일즈 데이비스가 전자 악기를 도입함으로써 재즈는 퓨전화되고 당시에 유행한던 록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성장합니다.

퓨전 재즈의 형성: 시대 상황
부모 세대가 즐기고 있던 재즈에 반해 자녀들은 "록" 음악을 듣고 있었습니다.
베트남 참전 반대, 우드스톡 페스티벌 참여 등 젊은 세대는 정치적인 의견을 표출하며 운집합니다. 정치, 사회, 문화, 예술, 음악 등이 복잡하고 다변화하는 상황이 된 것이죠.
이때 재즈는 음반 판매량도 줄어드는 추세였고, 이런 젊은 세대들의 패턴에서 그 무엇인가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이릅니다.

마일즈 데이비스는 이런 변화를 감지하고 있었고 록 음악에 익숙한 다른 재즈 뮤지션들도 그러했습니다.

그래서 혁신적인 재즈 뮤지션들이 꺼낸 무기는 전자 악기입니다. 이는 재즈가 록적인 사운드를 지향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퓨전 재즈의 형성: 전자 악기의 도입
무그 신시사이저, 전자 피아노, 전자 기타, 전자 베이스 등으로 재즈 뮤지션들의 관심이 가게 됩니다. 1959년에 레이 찰스가 전자 피아노를 사용하였고, 1964년 출시된 무그 신시사이저가 재즈 뮤지션 사이에도 소개됩니다. 비틀스, 롤링스톤즈, 도어즈, 그레이트풀 데드, 예스, 제네시스, EL&P 등이 사용한 그 악기입니다. 또한 R&B, 펑크, 소울, 블루스 장르에서 큰 지분을 갖고 있던 음반사 모타운과 스택스에서도 재즈와 록을 섞은 작품을 내놓기 시작합니다.

바야흐르 "재즈 퓨전"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재즈 퓨젼(국내에서는 퓨전 재즈라고 부름)을 이렇게 정의할 수 있습니다.

재즈 퓨전(Jazz Fusion), 재즈 록(Jazz Rock), 프로그레시브 재즈(Progressive Jazz)
록에 친숙한 재즈 뮤지션들이 전자 악기를 도입하여 만든 장르로 1960년대 후반 발전
록, 펑크, R&B 등과 재즈를 블랜딩
피아노가 키보드 또는 신시사이저로 대체
더블 베이스는 일렉트릭 베이스로
전자 기타와 앰프 등을 사용하여 사운드 증강
동의어는 재즈 록 또는 프로그레시브 재즈

참고로 재즈 퓨전의 반대편에 있는 것이 스트레이트 어헤드 재즈입니다.

스트레이트 어헤드 재즈는 전자 사운드를 부정하며 전통 재즈, 스윙 재즈 등을 진정한 재즈라고 생각하며 그 스타일을 추구합니다. 다시 말하면 재즈 라바이벌입니다.


재즈 퓨전 태동기와 발전기의 주요 뮤지션들입니다.


래리 코리엘(1943~2017)

레리 코리엘, 1970년 앨범 <Spaces>

퓨전의 대부라 불리는 기타리스트

1966~1967년 최초의 재즈 록 그룹 더 프리 스피리츠에서 활동

1967~1968년 비브라포니스트 게리 버튼 밴드에서 연주

1969년 데뷔 앨범 발표


마일즈 데이비스(1926~1991)

재즈 퓨전의 상징이자 퓨전을 주도한 인물

1969년 <In a Silent Way>, 첫 재즈 퓨전 앨범

1970년 <Bitches Brew>, 당시 음악계의 비난과 환호를 동시에 받은 퓨전의 상징이 된 앨범


존 맥글러플린(1942~)

존 맥글러플린과 마일즈 데이비스, 1969년 앨범 <Extrapolation>

1969년 <Extrapolation> 발표

1969년 이후 데이비스 앨범에 참여, <In a Silent Way>, <Bitches Brew>, <Jack Johnson>, <On the Corner> 등

1971년 마하비시누 오케스트라 결성


칙 코리아(1941~2021)

1968~1969년 마일즈 데이비스 밴드에서 연주 및 투어 공연

1970년 아방가르드 재즈 밴드 서클 결성

1972년 퓨전 재즈 밴드 리턴 투 포에버 결성


자비눌(1932~2007), 웨인 쇼터(1933~2023)

조 자비눌, 웨인 쇼터, 웨터 레포트 1977년 앨범 <Heavy Weather>

조 자비눌은 마일즈 데이비스의 퓨전 앨범 <In a Silent Way>, <Bitches Brew>에서 전자 피아노 담당

웨인 쇼터는 1964~1970년 마일즈 데이비스의 2기 퀸텟에서 테너 색소폰 담당

1970년 자비눌과 쇼터, 웨더 레포트 결성


허비 행콕(1940~)

허비 행콕, 헤드헌터스의 1973년 앨범 <Head Hunters>

1963~1968년 마일즈 데이비스의 2기 퀸텟에서 피아노 담당

1971년 퓨전 밴드 므완디쉬 결성

1973년 퓨전 밴드 헤드헌터스 결성


토니 윌리엄스(1945~1997)

1964~1968년 마일즈 데이비스의 2기 퀸텟에서 드럼 담당

1969년 라이프타임 결성 - 존 맥글러플린(기타), 잭 부르스(베이스), 래리 영(오르간), 토니 윌리엄스(드럼)


팻 메스니(1954~)

팻 메스니, 1976년 데뷔 앨범 <Bright Size Life>

1974~1977년 게리 버튼 퀸텟 작품에 참여

1976년 데뷔작 <Bright Size Life> 발표, 이후 솔로 활동 진행 중

1978년 그룹 앨범 <Pat Metheny Group> 발표, 팻 메스니 그룹은 2010년까지 존속


조지 벤슨(1943~), 래리 칼튼(1948~), 리 리트나워(1952~)

조지 벤슨, 래리 칼튼, 리 리트나워

재즈 퓨전에서 많이 사용하는 악기가 전자 기타이고 재즈 기타리스트들의 재즈 퓨전 앨범이 많습니다.

국내에서도 많은 팬들을 갖고 있는 조지 밴슨, 래리 칼튼, 리 리트나워 등은 1970년대 수준 높은 재즈 퓨전 작품들을 발표했습니다.


재즈 퓨전을 감상하다보면 많은 뮤지션들이 등장하고 밴드도 겹겹이 가지를 쳐나갑니다.

재즈를 듣는 입장에서는 연주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음악의 다양성에 놀라게 됩니다.

재즈 퓨전은 젊은 뮤지션들을 중심으로 2023년 현재 진행형입니다.


감상에 있어서는 위에 언급한 뮤지션들과 앨범 위주로 시작을 하시면 되겠습니다.

점진적으로 2023년 현재의 재즈 퓨전(프로그레시브 재즈)으로 확대하시고, 록 음악을 좋아시는 경우는 1970년대 재즈 퓨전 작품들을 중심으로 감상하시면 느낌이 다를 것입니다.


핫불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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