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 코리아(1941~2021)
칙 코리아가 2021년 2월 9일 79세의 나이로 타계했습니다. 사인은 희귀성 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 발견되었습니다. 코리아의 조상은 이태리계라고 알려져 있는데 더 거슬러 가면 "고려"와 연관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코리아는 70대 후반의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펼친 재즈 퓨전의 대표 피아니스트입니다.
퓨전 재즈만이 아니고 라틴 재즈, 클래식, 프로그레시브 록 등의 장르도 섭렵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리턴 투 포에버에서 보여주는 라틴 스타일의 음악!
이 부분이 그를 다른 아티스트와 구분 짓는 핵심이 아닐까요?
코리아의 음악 여정을 보겠습니다.
초기(1941~1971)
1941년 6월 12일 메사추세츠 첼시에서 아만도 앤소니 코리아로 태어난 그는 4세 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합니다. 베토벤과 모차르트가 그의 작곡에 영감을 주었고 호레이스 실버와 버드 파웰이 큰 영향을 줍니다.
1966년: 디지 질레스피, 도날드 버드 등의 연주에 참여
1967년: 사라 본과 공연
1968년: 1집 <Tones for Joan's Bones>, 2집 <Now He Sings, Now He Sobs> 발표
1970년까지: 마일즈 데이비스의 앨범 및 공연에 참여 <In A Silent Way>, <Bitches Brew>, <Jack Johnson>, <Black Beauty>, <Miles at Fillmore> 등
1970~1971년: 아방가르드 재즈 그룹 서클 결성 및 세 장의 앨범 발표
1971~1972년: 솔로 피아노 작품집 <Piano Improvisations, vol. 1&2> 발표
리턴 투 포에버(RTF, 1972~1978)
리턴 투 포에버 당시의 모습입니다. 베이스의 스탠리 클락과 보컬 및 피아노의 게일리 모란 모습도 보입니다. 모란과 코리아는 이후 부부가 됩니다.
총 7장의 앨범은 1970년대 퓨전을 관통하는 명작으로 하단에 소개합니다.
협연(1978~1985)
칙 코리아의 협연: 존 맥글러플린, 프리드리히 굴다 1978년 리턴 투 포에버 해산 후 다양한 뮤지션과 협연 혹은 투어 공연을 합니다.
1978년: 허비 행콕과 듀오 공연
1978년: 솔로 앨범 <The Mad Hatter>, <Secret Agent>, <Friends> 발표
1978년: 존 맥글러플린의 <Electric Guitarist>에 참여
1981년: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에서 존 맥글러플린과 협연
1982년: 클래식 피아니스트 프리드리히 굴다와 라이브 공연 <The Meeting>
특히 코리아는 마하비시누 오케스트라의 존 맥글러플린과 두터운 친분을 자랑합니다.
아래 사진은 2016년 코리아의 75회 생일에 맞춰 기획한 뉴욕 블루노트 클럽 공연 모습입니다.
칙 코리아, 존 맥글러플린, 게일리 모란 코리아, 레니 화이트, 빅터 우텐 7년 남짓한 기간에 여러 뮤지션과 넓은 스펙트럼의 작품을 20여장 정도 발표했으니 대단한 열정입니다.
일렉트릭 밴드(1986~1999)
일렉트릭밴드 시절의 칙 코리아이전 활동기에는 클래식 소품 같은 작품도 있고 악기는 주로 피아노를 사용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시기에는 퓨전 재즈 밴드를 결성하여 다시 일렉트릭 재즈로 돌아옵니다.
소속사도 ECM에서 GRP로 바꾸어 다음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1986년: Elektric Band
1987년: Light Years
1988년: Eye of The Beholder
1990년: Inside Out
1991년: Beneath the Mask
한편 일렉트릭 밴드 멤버로 구성된 어쿠스틱 밴드를 만들어 활동하기도 하고 2기 일렉트릭 밴드를 조직하여 작품을 계속 발표합니다.
새로운 방향(2000~2012)
L: 3기 RTF(칙 코리아, 알 디 메올라, 레니 화이트, 스탠리 클락), R: 4기 RTF(장-뤽 퐁티, 레니 화이트, 칙 코리아, 스탠리 클락, 프랭크 갬베일) 2000년 이후 코리아는 다시 변신을 하여 색다른 작품들을 보여줍니다.
2000년: 피아노 협주곡 1번
2006년: 피아노 협주곡 2번
2007년: <The Enchantment>, 벨라 플렉 협연
2007년: <The New Crystal Silence>, 게리 버튼 협연
2008년: <Five Trios>, 다른 다섯 트리오 작품 모음
2008년: <Duets>, 히로미 우에하라 협연
2008년: RTF 재결성(3기 RTF) 및 월드 투어
2008년: Five Peace Band에 참여, 존 맥글러플린 결성
2009년: 트리오 결성(스탠리 클락, 레니 화이트, 칙 코리아) 및 월드 투어
2012년: 4기 RTF 조직(장-뤽 퐁티, 프랭크 갬베일, 레니 화이트, 스탠리 클락, 칙 코리아)
탐험 그리고 탐험(2013~2021)
The Vigil칙 코리아(리턴 투 포에버)는 마일즈 데이비스 밴드에서 만난 존 맥글러플린(마하비시누 오케스트라), 허비 행콕(헤드헌터스), 웨인 쇼터(웨더 레포트)와 다양한 음악적 교류와 친분을 과시합니다. 재즈 퓨전을 이끈 네 밴드의 설립자들이 코리아를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서로의 스타일을 존경하며 협연을 통해 새로운 음악을 꾸준히 만들어가는 이들이 경이롭기만 합니다. 또한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한 더 비절(The Vigil)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마일즈 데이비스 사단 출신의 칙 코리아가 만든 리턴 투 포에버(Return To Forever, RTF)는 라틴 재즈, 프로그레시브 록 등을 들려준 재즈 퓨전을 대표하는 밴드입니다.
RFT의 작품 목록입니다.
1집: Return to Forever, 1972년
RTF의 데뷔작이자 대표작 그리고 재즈 퓨전 역사에 남는 명작
조 파렐, 아이르뚜 모레이라, 플로라 쁘링, 스탠리 클락, 칙 코리아로 이어지는 완벽한 퀸텟
칙 코리아: 피아노
스탠리 클락: 베이스
조 파렐: 플루트, 소프라노 색소폰
플로라 쁘링: 퍼커션, 보컬
아이르뚜 모레이라: 퍼커션, 드럼
2집: Light as a Feather, 1973년
데뷔작을 잇는 또 하나의 역작
부부 뮤지션 플로라 쁘링과 아이르뚜 모레이라의 마지막 참여작
칙 코리아: 피아노
스탠리 클락: 베이스
조 파렐: 플루트, 소프라노 색소폰
플로라 쁘링: 퍼커션, 보컬
아이르뚜 모레이라: 퍼커션, 드럼
3집: Hymn of the Seventh Galaxy, 1973년
라틴 스타일에서 펑크와 록으로의 이동
코너스의 록 기타, 화이트의 펑크 드럼, 그리고 코리아의 전자 피아노와 오르간
칙 코리아: 피아노
빌 코너스: 기타
스탠리 클락: 베이스
레니 화이트: 퍼커션, 드럼
4집: Where Have I Known You Before, 1974년
2기 RTF의 첫 작품, 19세의 기타리스트 알 디 메올라 참여
프로그레시브 록에 영향을 받은 연주
칙 코리아: 피아노
알 디 메올라: 기타
스탠리 클락: 베이스
레니 화이트: 퍼커션, 드럼
5집: No Mystery, 1975년
코리아의 오리지널과 멤버들의 자작곡을 안배한 작품
18회 그래미 최우수 기악 연주 부문 수상작
칙 코리아: 피아노
알 디 메올라: 기타
스탠리 클락: 베이스
레니 화이트: 퍼커션, 드럼
6집: Romantic Warrior, 1976년
RTF 앨범 중 가장 인기를 끌었고 가장 많이 팔린 앨범
전반적으로 짜임새 있는 연주가 감상자에게 어필
칙 코리아: 피아노
알 디 메올라: 기타
스탠리 클락: 베이스
레니 화이트: 퍼커션, 드럼
7집: Musicmagic, 1977년
RTF의 마지막 앨범으로 코리아와 클락 외 멤버 다수 변화
코리아의 부인 게일리 모란이 피아노 및 보컬 담당
칙 코리아: 피아노
게일리 모란: 피아노, 보컬
조 파렐: 플루트, 색소폰
제임스 틴슬리: 트럼펫, 피콜로 트럼펫
존 토마스: 트럼펫, 훌루겔혼
제임스 퓨: 테너 트롬본
해롤드 가넷: 트롬본, 바리톤 호른
스탠리 클락: 베이스
게리 브라운: 드럼
RTF는 편의상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습니다.
1기(1972~1973): 조 파렐, 플로라 쁘링, 아이르뚜 모레이라, 스탠리 클락, 칙 코리아
2기(1973~1976): 알 디 메올라, 레니 화이트, 스탠리 클락, 칙 코리아
3기(1982, 2008): 알 디 메올라, 레니 화이트, 스탠리 클락, 칙 코리아
4기(2012): 장-뤽 퐁티, 프랭크 갬베일, 레니 화이트, 스탠리 클락, 칙 코리아
1기와 2기의 멤버가 많이 다릅니다.
2기는 19세의 알 디 메올라가 기타를, 24세의 레니 화이트가 드럼을 맡습니다.
물론 스탠리 클락도 22세의 영건입니다.
이런 연유로 2기 작품은 1기 대비 좀더 록적인 사운드가 묻어납니다.
록적인 사운드를 감상하기엔 2기 작품이 좋습니다.
재즈 퓨전의 경우 1기 작품인 <Return to Forever>와 <Light as a Feather>는 환상적입니다.
전편에서는 재즈 퓨전과 웨더 레포트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웨더 레포트와 리턴 투 포에버는 동시대에 퓨전의 선두 그룹에 있었고 모두 재즈 퓨전의 역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그룹입니다. 두 밴드의 인기는 높았지만 음악 스타일은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재즈 퓨전이 달리 '퓨전'이 아니라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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