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제네시스 08화

제네시스 7집

꼬리의 속임수

by 핫불도그

7집: A Trick of the Tail(1976)

1969년 1집 <From Genesis to Revelation>

1970년 2집 <Trespass>

1971년 3집 <Nursery Cryme>

1972년 4집 <Foxtrot>

1973년 라이브 <Genesis Live>

1973년 5집 <Selling England by the Pound>

1974년 6집 <The Lamb Lies Down on Broadway>

1976년 7집 <A Trick of the Tail>

1974년 말 리더인 피터 가브리엘이 6집 투어 이후 팀을 떠난다는 소문이 들립니다. 그리고 1975년 8월 그의 공식 발표가 있게 됩니다. 그가 이끈 1기 제네시스(개인적인 구분임)는 결과적으로 핑크 플로이드, 에머슨, ELP(에머슨, 레이크 & 파머), 킹 크림슨 등과 어깨를 견줄 정도로 음악성과 인지도 측면에서 고점을 통과하고 있었습니다.


가브리엘이 주도한 기간이지만 마이크 루더포드, 스티브 해킷, 필 콜린스, 그리고 토니 뱅크스의 역할도 중요했습니다. 작곡은 대부분 같이 하였고 보컬에는 콜린스가 가세했고, 제네시스의 신비한 사운드는 키보드의 뱅크스 그리고 두 명의 기타리스트 해킷과 루더포드의 강력한 연주를 기반으로 합니다. 다만 가사와 무대 연출 그리고 음악의 구성에 있어 가브리엘이 도드라졌습니다.

어쨌든 그는 떠났고 남은 멤버들은 흔들림 없이 팀을 정렬하여 다음 앨범에 착수합니다.

이 부분은 핑크 플로이드의 2기(로저 워터스 주도)에서 3기(데이비드 길모어 주도)로 넘어가는 사건과 결이 다르게 보입니다.


앨범의 수록곡

싱글로 'A Trick of the Tail'과 'Entangled'가 발표되었고 연주력이 돋보이는 예를 들면 'Robbery, Assault and Battery'와 같은 곡이 있습니다. 'Ripples'와 같이 콜린스의 목소리가 돋보이는 곡도 좋습니다.


이 앨범의 타이틀 곡을 알아볼까요?


A Trick of the Tail(비스트 또는 더 테일의 속임수)

1954년 장편소설 <파리 대왕>으로 유명한 영국 작가 윌리엄 골딩의 1955년 작품 <계승자들>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곡입니다. 골딩의 미래소설인 <계승자들>은 인류가 되는 호모 사피엔스가 인류의 친척뻘인 네안데르탈인 부족을 멸종시키는 얘기를 네안데르탈인 시각에서 묘사한 작품입니다.

...

제네시스는 골딩의 소설을 기반으로 '비스트' 혹은 '더 테일'로 표현되는 캐릭터를 만듭니다. 비스트는 자신의 왕국을 떠나 인간 세계에 갔다가 인간들에게 잡혀 끔찍한 쇼에 등장하게 됩니다. 비스트는 자신의 결정을 한탄하고 자신의 집을 '금으로 덮인 천국'이라고 표현합니다. 비스트는 인간들에게 자신의 왕국을 안내하는 조건으로 풀려납니다. 인간들이 '황금의 첨탑'을 보았을 때 야수는 사라집니다. 목소리만 들리는 채로.


'A Trick of the Tail'은 뱅크스가 작곡하였습니다. 뜻은 비스트(더 테일)가 인간들을 속여서 도망간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별주부전에서 토끼가 간을 두고 왔다고 하여 위기를 모면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앨범 커버에는 오른쪽 끝에 비스트(더 테일)가 보이는군요. 콜린스가 이전에 보컬 혹은 백 보컬을 하다가 리드 보컬이 되었습니다.


1기의 가브리엘과 2기의 콜린스 보컬은 얼핏 들으면 구분이 안 갑니다.


가브리엘 vs. 콜린스

둘 다 노래를 잘 부릅니다. 가브리엘은 목소리의 드라마틱함과 연극적 요소가 강합니다. 솔로 전향 이후 시사성 있는 작품들을 선뵈며 제네시스의 목소리를 꾸준히 들려줍니다. 콜린스는 미성이며 아주 부드럽고 강한 보컬입니다. 이후 대중적으로도 성공한 목소리 그리고 다양한 장르를 커버하는 싱어로 거듭납니다.


이 앨범은 가브리엘의 부재를 씻어낸 전환점이 되는 작품으로 필 콜린스가 리드 보컬을 맡으면서 프로트맨으로 팀을 이끌게 됩니다. 콜린스가 투어 중에 드럼을 같이 연주하기가 힘들어 새로운 드러머를 영입합니다. 예스와 제네시스에서 활동했던 빌 부르포드가 제네시스에 참여합니다.

앨범 요약

★7집: A Trick of the Tail★
피터 가브리엘의 탈퇴
필 콜리스 주도의 2기 제네시스 시작
윌리엄 골딩의 소설에 영감을 받은 앨범명과 동명곡
작품성과 연주력의 손실이 없이 새로운 밴드로의 출발

8집으로 이어집니다.

불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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