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의 악기 편성

스몰 & 라지 재즈

by 핫불도그

음악이 동시대 다수의 감상자에게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구분하기 위해 장르, 서브장르, 스타일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장르: 양식, 사람들 사이에서 특정한 전통이나 관습에 속한 것으로 인식될 수 있는 범주에 있는 음악

서브장르: 하위 양식, 장르를 구성하거나 장르 안에서 파생된 범주의 음악

스타일: 모양 또는 특징, 장르를 표현하거나 구성하는 음악, 뮤지션들의 작품을 다르게 만드는 요소

세 용어는 엄격히 구분하여 사용할 수도 있고 혼용하기도 합니다. 재즈의 악기 편성은 스타일, 장르, 서브장르에 따라 변화합니다. 또한 어느 악기가 참여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작품이 만들어집니다. 재즈 감상을 돕는 차원에서 악기 편성을 그 수에 따라 설명합니다.


라지 재즈: 빅 밴드, 오케스트라, 악단

빅 밴드는 뉴올리언즈(혹은 딕시랜드) 재즈, 초기 재즈, 전통 재즈에서 주로 사용한 연주자 구성 형식입니다. 주로 10인 이상으로 편성되며 지휘자(혹은 리더)가 있는 형태입니다. 이 빅 밴드는 오케스트라 또는 라지 재즈와 혼용해서 쓰기도 합니다. 빅 밴드 구성은 스윙 재즈에서 또한 빛을 발합니다. 이 편성은 2023년 현재 여러 오케스트라를 통해 전통 재즈에서부터 내려온 가치를 계승히여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100년 전의 악단이 한 세기를 뛰어넘어 우리 앞에 있다고 생각하면 라지 재즈는 앞으로도 관심의 대상이 될 것입니다.

윈튼 마살리스의 재즈 엣 링컨 센터 오케스트라(사진: Luigi Beverelli)

스몰 재즈: 콤보, 스몰 그룹, 앙상블

빅 밴드에 상대되는 개념이 콤보 혹은 스몰 그룹입니다. 연주자의 수에 따라 아래와 같이 부릅니다.

솔로(solo): 1인

듀엣(duet), 듀오(duo): 2인

트리오(trio): 3인

쿼텟(quartet): 4인

퀸텟(quintet): 5인

섹스텟(sextet): 6인

셉텟(septet): 7인

옥텟(octet): 8인

노넷(nonet): 9인

텐텟(tentet): 10인

재즈가 비밥을 통하여 연주자 중심의 음악으로 바뀌어 솔로 즉흥 연주의 다양성을 갖게 되면서 빅 밴드 구성보다는 콤보 형태로 진화합니다. 참고로 목소리도 중요한 악기 중의 하나입니다. 즉, 목소리(보컬)를 악기의 수에 넣을 수 있는지 궁금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콤보에서는 목소리를 악기수에 넣지 않습니다. 그러나 꼭 그렇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콤보 편성의 특징

제가 접한 재즈의 범주에서는 쿼텟이 가장 대표적인 편성입니다. 여기에 한 명이 더 추가된 퀸텟은 풍성한 연주라고 할까요? 반면 트리오 구성은 나름대로의 긴장감과 음악의 맛이 있습니다. 듀엣은 상호 보완적인 혹은 인터플레이를 통한 연주자의 직관적 접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솔로는 그야말로 연주자 자신과 악기와의 일체감을 선명히 보여줍니다. 콤보의 구성이 몇 명이냐에 따라 음악이 새롭게 들립니다. 이 편성은 그 그룹의 성격을 드러내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재즈 콤보 중 트리오, 쿼텟, 퀸텟, 그리고 섹스텟 구성이 많습니다.

각각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콤보 재즈●
트리오의 아기자기함
쿼텟의 균형감
퀸텟의 풍성함
그리고 섹스텟의 다양함

악기 하나가 음악을 다르게 만듭니다.

구성이 다양해지면 관악기(리드와 혼)의 역할이 더 도드라집니다. 또한 기타, 하모니카, 오르간, 토속 악기 등의 편성으로 색의 질감을 돋보이게 할 수도 있습니다. 재즈 콤보를 이런 측면에서 보시면 그에 걸맞은 뮤지션이 따로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또는 아티스트가 선호하는 구성이 있을 수도 있겠지요.

아래는 주요 콤보의 대표적 악기 편성입니다.


솔로

●솔로●
보컬, 피아노, 비브라폰, 기타, 하모니카, 더블 베이스, 드럼, 색소폰, 트럼펫 등

연주자가 자신과의 대화를 통하여 악기의 능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는 게 솔로입니다. 재즈에 사용되는 악기는 무엇이나 솔로 연주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에게 얼마나 많이 알려져 있느냐의 차이가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누가 떠오르지 않나요?

키스 자렛, 피아노 솔로와 즉흥 연주의 신기원(사진: Rose Anne Colavito)

듀엣

●듀엣●
피아노와 기타, 피아노와 베이스, 보컬과 피아노, 기타와 기타, 트럼펫과 보컬, 트롬본과 트롬본, 베이스와 베이스 등

듀엣은 생각보다 조합이 다양합니다. 솔로와 달리 이 짝은 두 연주자의 상호작용(인터플레이)과 상호보완 또는 대칭성을 특징으로 합니다. 유사한 악기면 그 사운드는 더 화려하고 촘촘해질 것입니다. 음식으로 따지면 두 가지의 다른 매운 맛이 있는 것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른 악기라면 서로를 도드라지게 할 것입니다. 음식의 경우 소금과 설탕이 같이 어우러진 단짠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맛이 더 강화되지요?

칼라 블레이(피아노)와 스티브 스왈로우(더블 베이스)

트리오

●트리오●
피아노, 더블 베이스, 드럼

위의 편성이 가장 대표적인 트리오입니다. 리듬을 만들기 때문에 리듬 섹션 트리오라고 합니다.

더블 베이스와 드럼은 안정적인 비트를 바탕으로 리듬을 만듭니다. 비유하자면 연주라는 시계의 초침과도 같습니다. 음식의 경우 기본 재료로 만든 육수 또는 소스와 같습니다. 피아노는 리듬과 더불어 멜로디를 맡습니다. 상대적으로 피아니스트가 리더로 있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더블 베이스와 드럼을 놓고 피아노 대신 기타, 색소폰, 트럼펫, 비브라폰 등 다양한 악기의 조합이 가능합니다.

빌 에반스 트리오: 빌 에반스(피아노), 폴 모티앙(드럼), 스콧 라파로(베이스)

쿼텟

●쿼텟●
색소폰 또는 트럼펫, 피아노, 더블 베이스, 드럼

쿼텟은 리듬 섹션 트리오에 관악기(리드: 색소폰과 클라리넷, 혼: 그 외 악기)가 얹어진 형태입니다. 관악기는 색소폰, 트럼펫, 트롬본, 클라리넷, 플루트 등입니다. 트럼펫은 코르넷이나 플루겔혼, 심지어 포켓 트럼펫으로 변화를 주기도 합니다. 색소폰도 바리톤, 테너, 알토, 소프라노에 따라 연주가 확 달라집니다. 때론 클라리넷, 플루트 등의 다른 관악기가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쿼텟에서 누가 주도권을 갖고 있을까요?리더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럼 리더는 어떤 악기를 연주할까요? 리듬 섹션 악기보다는 관악기를 들고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존 콜트레인 쿼텟: 맥코이 타이너(피아노), 존 콜트레인(테너 색소폰), 지미 게리슨(베이스), 앨빈 존스(드럼)

퀸텟

●퀸텟●
트럼펫, 색소폰, 피아노, 베이스, 드럼

리듬 섹션 트리오에 두 대의 관악기가 추가됩니다. 트럼펫과 색소폰은 재즈를 잘 표현하는 악기입니다. 외에도 리더의 의도에 따라 여러 조합이 가능하지요. 혼이 분출하는 열정에 피아노의 멜로디와 균형, 그리고 베이스와 드럼의 비트와 리듬감... 아마도 퀸텟의 매력은 이런 것이 아닐까요?

마일즈 데이비스 퀸텟(사진: David Redfern): 허비 행콕(p), 마일즈 데이비스(tp), 론 카터(b), 웨인 쇼터(ts), 토니 윌리엄스(d)

섹스텟

●섹스텟 이상●
혼 섹션과 리듬 섹션의 대칭
풍부한 사운드

섹스텟 혹은 더 많은 악기가 포함된 콤보의 경우 혼 섹션에 더 귀를 기울여 감상해 보세요. 예컨데 트럼펫과 색소폰이 같이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만일 그렇다면 이 두 악기는 경쟁을 하고 있거나 한 악기가 주도하는 상황에서 자신만의 사운드를 어느 시점에선가 보여주고 있을 겁니다. 어쨌든 재즈는 즉흥성과 스윙감을 토대로 인터플레이와 솔로가 어우러지는 연주 방식을 취하고 있으니까요.

아트 앙상블 오브 시카고

콤보의 경우 현악 파트(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가 참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일반적으로 현악기를 콤보를 구성하는 악기의 수에 반영하지 않습니다. 다만 콤보와 스트링이라고 표현합니다. 현악기가 참여하면 음악은 매우 우아해지며 아름다운 오케스트레이션을 연출합니다. 이는 마치 프로그레시브 록에 신시사이저 또는 멜로트론이 도입되어 몇 안 되는 연주자로 오케스트라 효과를 꾀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결과적으로 클래시컬한 사운드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만일 스트링 대신 오케스트라가 협연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방금 설명과 유사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오케스트라가 클래식적인 연주를 지향하면 어떻게 될까요? 이런 접근법은 예로써 서드스트림이라는 재즈 스타일을 만들게 됩니다. 재즈 장르와 무관하게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는 재즈뿐만이 아니라 록 밴드들도 시도를 하였습니다. 아티스트들이 지향하는 것은 장르를 초월하여 어딘가로 수렴합니다. 그 지점은 창작자의 의도와 맞아떨어지고 1% 부족한 부분을 채워줍니다.

불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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