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쿼텟 20선 (1)

상편: 아티스트, 추천작, 해설

by 핫불도그

들어가며: 콤보 그리고 쿼텟

재즈는 악기 편성에 따라 크게 소규모와 대규모로 구분합니다. 전자를 콤보 후자를 라지 재즈라고 합니다.


콤보는 트리오, 쿼텟, 퀸텟, 섹스텟 구성이 대표적입니다. 트리오가 피아노, 베이스, 드럼 편성으로 멜로디와 리듬을 만들어 간다면, 쿼텟, 퀸텟, 섹스텟은 트리오 편성에 색소폰이나 트럼펫 등이 참여하여 독주 악기의 연주를 극대화하고 다른 악기와의 인터플레이를 통하여 재즈 연주의 전형을 만들어 갑니다.


이런 면에서 4인조 편성인 쿼텟은 콤보 재즈의 대표적인 구성으로 뛰어난 연주가 많습니다. 한편 콤보와 라지 재즈를 재즈 앙상블이라고도 합니다. 두 대 이상의 악기가 모여 연주하며 조화를 이룬다는 의미입니다.


4인조 편성의 재즈 쿼텟 20선을 고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주관적이지만 시대별로 연주자 악기를 고려하여 아래와 같이 선곡합니다.

위대한 연주자 찰리 파커나 마일즈 데이비스가 빠져 있습니다.

이들은 쿼텟보다 퀸텟이나 섹스텟의 작품이 더 많고 뛰어납니다.

이런 이유 등으로 당연히 포함되어야 할 뮤지션들이 안 보일 수 있습니다.

참고하시어 감상의 폭을 넓히시면 좋을 것 같군요.


재즈 쿼텟 20선 상편

아티스트: 앨범명, 녹음연도, 레이블, 라인업, 해설


1. 베니 굿맨(1909~1986)

The Complete RCA Victor Small Group Recordings, 1930s, ABC

베니 굿맨: 클라리넷

테디 윌슨: 피아노

라이오넬 햄프턴: 비브라폰

진 쿠르퍼: 드럼

스윙의 왕. 클라리넷 연주자 겸 밴드 리더 베니 굿맨은 그의 악단과 함께 스윙 시대를 이끌게 됩니다. 이 빅 밴드의 역사적 공연이 1938년 1월 16일 카네기홀에서 열립니다. 이 음반은 뒤늦게1950년, 1999년 두 차례 발매되었습니다. 한편 굿맨은 트리오, 쿼텟 편성의 스몰 재즈를 스윙 시대에 병행하는데 트리오는 클라리넷, 피아노, 드럼, 쿼텟은 여기에 비브라폰이 추가됩니다. 스윙 재즈 피아노의 상징인 테디 윌슨, 재즈 녹음에 베이스 드럼을 처음 적용한 것으로 알려진 진 쿠르퍼, 비브라폰 역사의 처음에 위치하는 라이오넬 햄프턴 이 명인들이 베니 굿맨의 리더십에 따라 명연을 만들어갑니다.


2. 소니 롤린스(1930~)

Saxophone Colossus, 1957, 프레스티지

소니 롤린즈: 테너 색소폰

토미 플래너건: 피아노

덕 왓킨스: 더블 베이스

맥스 로치: 드럼

트리오 10선에서 롤린즈의 1957년 앨범 <Way Out West(서부로)>를 소개했습니다. 1957년 쿼텟작 <Saxophone Colossus(색소폰 거상)>는 비슷한 시기에 녹음을 하였으나 참여 뮤지션은 전혀 다릅니다. 이 앨범에는 아트 블레이키와 하드밥 드러밍의 정상을 다툰 맥스 로치, 동시대 명인들의 세션으로 참여하였고 1980년 전후부터 자신의 콤보로 꾸준한 활동을 한 토미 플래너건, 그리고 22세의 덕 왓킨스가 참여합니다. 롤린스의 앨범 리스트 중 가장 먼저 손이 가는 작품이자 그를 색소폰 콜로서스(거상, 거인)로 칭하게 된 앨범입니다. 하드밥의 대표작을 만든 롤린즈는 아직도 현존합니다.


3. 제리 멀리건(1927~1996) & 폴 데스몬드(1924~1977)

Blues In Time, 1957, 버브

제리 멀리건: 바리톤 색소폰

폴 데스몬드: 알토 색소폰

조 벤자민: 더블 베이스

데이브 베일리: 드럼

쿨 혹은 웨스트 코스트 재즈를 대표하는 색소폰 연주자들로 스탄 게츠, 아트 페퍼, 제리 멀리건, 폴 데스몬드, 리 코니츠 등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모두 자신의 콤보를 이끌었고 다른 밴드의 세션이었거나 동료들과 협연을 하며 쿨 재즈를 개척해 나갑니다. 주로 바리톤 색소폰을 연주하는 멀리건과 알토의 데스몬드가 버브를 설립한 노만 그란츠의 아이디어로 1957년, 1962년 두 차례 콜라보 앨범을 발표하게 되는데 추천작은 1957년 앨범으로 한 곡 제외 멀리건과 데스몬드의 자작곡을 연주합니다.

테너보다 높은 음역의 알토와 낮은 바리톤은 상대방의 연주를 더 도드라지게 만듭니다. 둘의 솔로와 인터플레이는 규칙적인 베이스 워킹과 드럼 비트 속에서 차분한 숨고름으로 달려갑니다.


3. 데이브 브루벡(1920~2012)

Time Out, 1959, 콜롬비아

데이브 브루벡: 피아노

폴 데스몬드: 알토 색소폰

유진 라이트: 더블 베이스

조 모렐로: 드럼

쿨 재즈의 대표 피아니스트 데이브 브루벡은 옥텟, 쿼텟, 트리오 등의 콤보를 구성하였는데 쿼텟으로 대학가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하였고 데이브 브루벡 쿼텟이라는 이름으로 쿨 재즈를 대표하는 명작들을 발표하였습니다. 그중 그의 연주 경력을 통털어서 그리고 쿨 재즈에 있어서 정상에 있는 작품이 1959년 앨범 <Time Out>입니다. 알토 색소폰의 폴 데스몬드는 작품의 완성도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전곡 브루벡 작곡이지만 유일한 데스몬드의 곡 "Take Five(5분간 휴식)"가 이 앨범을 고양시킵니다. 브루벡 쿼텟은 최정예 멤버로 1966년까지 녹음 및 공연을 하였으며, 브루벡은 이후에도 멤버를 대체하며 명맥을 유지합니다. 그는 2011년 90세의 나이에도 공연을 하였으며 이듬해 영면합니다. 참고로 실황 앨범 <The Great Concerts: Amsterdam, Carnegie Hall, Copenhagen>이 1988년 발매되었습니다. 1958년 및 1963년 미국, 덴마크, 네덜란드 실황곡을 발췌한 것으로 역시 추천합니다.


5. 모던 재즈 쿼텟(1952~1997)

Pyramid, 1959, 아틀란틱

밀트 잭슨: 비브라폰

존 루이스: 피아노

퍼시 히스: 더블 베이스

코니 케이: 드럼

1940년대 중후반 디지 질레스피 밴드에 있던 밀트 잭슨과 존 루이스가 나와 만든 쿼텟입니다. 잭슨은 재즈계의 대표 비브라폰 연주자로 별명이 백스(bags)입니다. 그가 작곡한 "Bags' groove"는 모던 재즈 쿼텟(MJQ)의 시그니처로 마일즈 데이비스가 연주하고 앨범명으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피아노의 루이스는 MJQ의 음악을 지휘하는 역할을 합니다. MJQ는 밴드명답게 클래식, 쿨 재즈, 비밥 등을 기반으로 우아하고 모던한 연주를 들려줍니다. 이들은 1950년대 중반부터 1974년 잭슨이 팀을 떠나기까지 성공적인 쿼텟으로 자리했습니다. 추천작은 1960년 <Pyramid>입니다.


6. 오넷 콜맨(1930~2015)

The Shape of Jazz to Come, 1959, 아틀란틱

오넷 콜맨: 알토 색소폰

돈 체리: 코르넷

찰리 헤이든: 더블 베이스

빌리 히긴스: 드럼

마일즈 데이비스가 1970년 퓨전 앨범 <Bitches Brew(재즈짱들의 향연)>를 발표하자 음악계는 찬반양론으로 시끄러웠습니다. 이보다 더 심한 사례가 약 10년 전 발생합니다. 오넷 콜맨의 연주는 당시 재즈계를 리드하던 뮤지션들 사이에서도 논쟁의 대상이었고 혁신의 아이콘인 데이비스마저도 처음에는 비판의 대열에 섰습니다. 사기꾼 내지 엉망으로 비비꼬인 친구 취급을 동료들에게 받은 콜맨의 1959년 앨범 <도래할 재즈의 모습>은 프리, 아방가르드 재즈의 명인들로 구성된 콤보입니다. 체리가 포켓 트럼펫을 연주하고 헤이든이 이후 영향력 있는 베이스 주자로 성장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콜맨도 싸구려 플라스틱 색소폰으로 연주를 하고 있습니다. 저 위대한 버드가 그랬듯이...


7. 존 콜트레인

Giant Steps, 1959, 아틀란틱

존 콜트레인: 테너 색소폰

토미 플래너건, 시다 왈튼, 윈튼 켈리: 피아노

폴 챔버스: 더블 베이스

아트 테일러, 렉스 험프리스, 지미 콥: 드럼

트레인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1960년 아틀란틱 앨범 <Giant Steps>와 1965년 임펄스 앨범 <A Love Supreme>을 꼽을 수 있습니다. 각각 하드밥과 모달 재즈 명작입니다. 트레인의 작품은 하드밥, 모달, 프리, 아방가르드, 스피리추얼 등으로 진행되는데 후작은 트레인의 영적 탐구가 반영된 스피리추얼 재즈이기도 합니다. 두 작품 모두 누적 5십만장 이상 팔려 뛰어난 작품성과 대중적 인기를 얻었습니다. <숭고한 사랑>은 트레인의 후기 작품을 견고하게 지지한 클래식 쿼텟(이후 말기 작품의 쿼텟과 구분한 표현)의 대표작입니다. 반면 추천작 <위대한 족적>은 트레인이 1960년 첫 쿼텟을 만들기 이전에 녹음하였고 세 쿼텟으로 조합하여 연주하였습니다.

Giant Steps: 콜트레인(테너 색소폰), 왈튼(피아노), 챔버스(더블 베이스), 험프리스(드럼)

Naima: 콜트레인(테너 색소폰), 켈리(피아노), 챔버스(더블 베이스), 콥(드럼)

그 외: 콜트레인(테너 색소폰), 플래너건(피아노), 챔버스(더블 베이스), 테일러(드럼)


8. 웨스 몽고메리

The Incredible Jazz Guitar, 1960, 리버사이드

웨스 몽고메리: 기타

토미 플래너건: 피아노

퍼시 히스: 더블 베이스

알버트 히스: 드럼

재즈 기타 역사의 중요 인물인 몽고메리는 엄지 손가락 피킹과 여러 옥타브를 넘나드는 연주로 차별화된 음을 만들어 냅니다. 작품은 리버사이드, 버브, A&M 레코드 등을 통해 발표하는데 1960년대 중반 버브 작품을 기점으로 대중친화적인 녹음을 지향합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A&M 레코드로 이적하여 발표한 말년의 작품들도 여전히 인기를 끌었습니다. 1960년 발표한 <웨스 몽고메리의 경이로운 재즈 기타>는 앨범명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합니다. 몽고메리의 하드밥 스타일 연주와 그의 차별화된 주법이 듣는 이를 꼼짝 못하게 합니다. 플래너건이 피아노를, 히스 형제가 베이스와 드럼을 연주합니다.


9. 덱스터 고든

Our Man In Paris, 1963, 블루노트

덱스터 고든: 테너 색소폰

버드 파웰: 피아노

피에르 미슐로: 더블 베이스

케니 클락: 드럼

198센티미터의 우아한 거인 고든은 비밥 형성기에 역할을 한 테너 색소폰 연주자입니다. 그의 연주 경력의 분수령이 1962년 8월입니다. 뉴욕에서 활동하던 고든은 이 시점에 유럽으로 떠나 1976년 영구 귀국하기 전까지 약 14년간 파리와 코펜하겐 등에 둥지를 틀고 연주 및 녹음을 합니다. 1963년 녹음 당시 코펜하겐에 살던 고든은 파리에 거주하고 있던 동료들(버드 파웰과 케니 클락)과 프랑스 더블 베이시스트 피에르 미슐로로 쿼텟을 구성하여 파리에서 녹음을 합니다. 정신분열증에 따른 병원신세로 이미 전성기를 지난 파웰이 느린 속도지만 과거의 파웰을 보여줍니다. 베이스와 드럼의 보조에 맞춰 고든은 그의 외로운 유럽 생활을 떨쳐버리듯 색소폰에 혼을 불어 넣습니다.


10. 맥코이 타이너

The Real McCoy, 1967, 블루노트

맥코이 타이너: 피아노

조 핸더슨: 테너 색소폰

론 카터: 더블 베이스

앨빈 존스: 드럼

타이너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20세기 후반 가장 영향력 있는 재즈 피아니스트 중 한 명, 모던 재즈를 다듬은 뮤지션, 존 콜트레인 쿼텟에서 역량을 발휘한 연주자, 아방가르드, 프리 재즈, 빅 밴드에서 두각을 나타낸 작곡가 겸 리더,

그래미 5회 수상에 빛나는 솔로 경력"

1960년대 초중반 존 콜트레인 클래식 쿼텟의 핵심이었던 맥코이 타이너(1938~2020)는 1965년까지 트레인 밴드에서 활동 후 이듬해 자신의 콤보를 만들었고 1967년 <더 리얼 맥코이>를 시작으로 블루노트에서 7장의 앨범을 발표합니다. 이후 1972년부터 마일스톤을 통해 <사하라>를 시작으로 주요작들을 선뵙니다. 추천작은 타이너의 대표작이자 포스트밥 명연으로 녹음 당시 타이너, 핸더슨, 카터 모두 30세가 채 안됐습니다. 총 5곡 모두 타이너 오리지널입니다.

핫불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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