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핫불도그 Aug 13. 2024

국악과 악기 (1)

관악기

한국음악의 악기

국악에 사용하는 악기는 100여 종에 달합니다. 삼국시대 혹은 그 이전에 만들어져 이어온 악기들도 있고 고려시대 중국(당, 송)에서 유입된 악기도 있습니다. 또한 현재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들도 있습니다. 악기는 사용하는 장소 혹은 행사에 따라 궁중음악에 사용하는 악기와 민간음악(민속음악, 토속음악)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자는 정악(아악) 등으로 불리며 궁중의 대표적인 행사로는 OO제례악이 있는데 여기에 다양한 악기들이 편성됩니다. 특히 악기의 집합을 두 개의 악대(악기를 일렬로 배치한 줄, 공간, 장소 혹은 악단을 가리킴)로 나눌 수 있는데 등가와 궁가(헌가)가 그것입니다. 등가는 건물의 당상(댓돌 혹은 섬 위)에 배치하여 연주하며 궁가는 당하(대청 아래)에 놓입니다. 등가와 궁가는 음조의 음양을 배려하였고, 제례 혹은 악장의 성격에 따라 등가로 할지 궁가로 할지가 결정됩니다. 또한 문무 혹은 무무와 짝을 이뤄 연행하기도 합니다.


후자는 의례, 농악, 놀이, 연희 등 다양한 형태의 민속음악 안에서 우리에게 친숙한 악기들이 역할을 합니다. 또한 연주 중심의 공연에서도 제 역할을 하는데 산조 또는 병창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산조는 1인이 연주하는 기악곡을 의미하여 병창은 1인이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것을 뜻합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기악곡이 조상들의 삶과 함께 한 악기들과 손을 잡고 아름다운 가락을 들려줍니다.


국악의 악기는 크게 관악기, 현악기, 타악기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세 편에 걸쳐 한국음악에 사용하는 악기를 소개해 드립니다. 먼저 관악기입니다.


관악기 편

생황(화, 생, 우)

자료: 국립구악원

생황은 공명통이 있는 악기를 가리키며 공명은 박(바가지)을 사용하였으나 시대를 거치면서 나무 특히 대나무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생황은 화, 생, 우 등 대나무 악기 종류를 포함하는 단어입니다.

관악기 중 유일하게 화음이 가능한 악기입니다.

삼국 시대부터 사용하였으며 고려 시대에 궁중음악에 적용되었고 조선 전기에는 주로 궁중의례에서 후기에는 풍류방의 가곡 반주에 활용됩니다.

현재는 단소와 어울려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각(소라, 고동, 나, 패, 대라, 법라, 나발, 해라, 옥라, 범패, 옥려)

자료: 국립국악원

소라 껍데기의 뾰족한 부근에 구멍을 뚫어 입으로 연주하는 악기입니다.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데 나, 대라, 법라, 나발, 해라, 옥라 등의 글자 나는 소라를 의미합니다.

고려, 조선 시대 궁중의식, 군악, 종묘제례악, 불교음악 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대취타, 농악, 불교의식 등에서 사용합니다.


나발(나팔, 각, 소각, 중각, 대각, 동대각, 목대각, 영각, 농각, 땡각)

자료: 국립국악원

나팔꽃 모양으로 끝이 벌어진 긴 관을 통해 연주하는 악기입니다.

나발, 나팔 등의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여기서 글자 나는 나팔꽃이란 의미로 나각의 다른 이름인 나발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서역에서 중국으로 다시 조선 전기 유입된 악기입니다.

나각과 같이 단성 악기로 군영에서 신호용 악기로 사용되었으며 현재 대취타, 불교의식, 농악 등에 사용됩니다.


자료: 국립국악원

흙으로 구운 악기로 둥근 저울추 모양입니다.

다섯 개의 지공(손가락으로 개폐하는 구멍)과 취구(입을 대고 입김을 불어 넣는 구멍)로 구성됩니다.

고려 예종 때 송에서 들어왔으며 조선 세종 때 변형하여 지금의 모습으로 전승되었습니다.

현재 사직제례악, 문묘제례악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단소(종적)

자료: 한국학중앙연구원

다섯 개의 지공과 U자형 취구로 구성되는 악기입니다.

세로로 들고 부는 대나무 악기라서 종적이라고도 부릅니다.

유사한 악기로는 궁중 음악에 자주 사용하는 약, 적, 퉁소 등이 있습니다.

궁중 음악뿐만 아니라 판소리, 산조, 민요, 잡가 등 민속 음악에도 두루 사용하고 있습니다.


당적(적)

자료: 국립국악원

여섯 개의 지공과 취구가 있는 가로 악기입니다.

악기 이름의 적은 피리 혹은 대나무를 가리키며, 주로 쌍골죽(양쪽에 골이 파진 병든 대나무의 일종)으로 만듭니다.

당나라 피리라는 이름처럼 중국을 통해 통일신라 시대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며 고려~조선후기 당악과 향악에 두루 사용하였습니다.

현재는 많이 사용하지 않으며 소금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소금(소함)

자료: 한국학중앙연구원

가로로 부는 대표적인 관악기로는 대금, 중금, 소금이 있습니다.

소금은 대나무(쌍골죽)로 만들며 여섯 개의 지공, 한 개의 취구, 음고 조절용인 칠성공 한두 개를 갖고 있습니다.

소금은 길이가 짧아 높은 음역대를 표현합니다.


대금(정악대금, 풍류대금, 산조대금, 저, 적, 젓대, 시나위젓대, 횡적, 횡취, 저대, 대함)

자료: 국악기닷컴

대금은 대나무(쌍골죽)로 만들며 지공 여섯 개, 취구 하나, 청공 하나, 칠성공 한두 개를 갖고 있습니다.

청공은 취구 부근에 갈대청으로 씌어져 있으며 세게 입김을 불어넣으면 갈대청의 진동으로 톡특한 소리를 자아냅니다.

청공은 대금, 중금, 퉁소 등에 있으며 소금에는 없습니다.

가로 목관악기의 대표격으로 정악에는 정악대금이 민속악 혹은 산조에는 산조대금이 사용됩니다.


피리(향피리, 당피리, 세피리)

자료: 국립국악원

대나무 관에 겹서(이중 리드)를 끼워 세로로 연주하는 악기입니다.

참고로 서양 악기에서 리드를 사용하는 것들로는 클라리넷, 색소폰 등이 있습니다.

지공은 총 여덟 개로 앞면에 일곱 뒤면에 하나가 있습니다.

대금과 더불어 궁중음악, 민속음악 등에 두루 쓰이는 악기입니다.


태평소(쇄납, 새납, 호적, 날라리, 철적, 금가, 금구각)

자료: 국립국악원

태평소는 리드, 나무 관대, 동팔랑(관대 끝에 구리로 만든 나발 모양의 확성 장치)으로 구성됩니다.

중동 지역에서 만들어져 중국을 거쳐 고려 시대에 유입된 악기입니다.

대금, 피리와 마찬가지로 궁중음악, 민속음악에 두루 쓰이며 특히 농악 및 풍물놀이를 대표하는 악기이기도 합니다.


소(봉소)

자료: 한국학중앙연구원

소는 세로로 부는 악기를 통칭합니다.

서양의 팬파이프와 유사한 악기입니다.

고구려 시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면서 궁중음악(정악, 아악)에 사용되었는데 현재는 문묘제례악, 사직제례악 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료: 한국학중앙연구원

취구 하나, 지공 셋으로 만들어진 세로 악기입니다. 약은 피리라는 뜻입니다.

궁중음악 특히 제례악(제사에 사용하는 음악)에서 주로 사용하며 무구(무용 도구)로도 쓰입니다.

제례악의 대표적인 춤인 일무(여러 명이 한 줄을 구성하고 여러 줄을 만들어 추는 춤)는 문무(문사를 칭송하는 춤)와 무무(무사를 칭송하는 춤)로 나뉘며 문무에서 무용수들이 왼손에 약을 오른손에 적을 쥐고 춤을 춥니다.

즉, 약과 적은 문사(학문, 예술 등을 가리키는 말 또는 그러한 일)를 상징하는 관악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료: 한국학중앙연구원

취구 하나, 지공 여섯(앞면 다섯, 뒷면 하나)으로 구성되는 세로 악기입니다. 적은 피리라는 뜻입니다.

약과 마찬가지로 궁중음악의 악기이자 무구로 쓰이며 현재 사직제례악과 문묘제례악의 연주 및 일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의취적)

자료: 한국학중앙연구원

취구 하나, 의취 하나, 지공 다섯으로 구성된 가로 악기입니다. 지는 피리를 뜻합니다.

의취는 부리 혹은 주둥이란 뜻으로 취구에 U자 모양으로 연결한 부분으로 의취에 입을 대고 연주합니다.

중국을 통해 고려 시대에 유입되었고 현재는 문묘제례악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퉁소(퉁쇠, 퉁수, 통애, 퉁어)

자료: 온양민속박물관

퉁소의 소는 세로로 부는 악기를 뜻합니다.

산조에 사용하는 60cm 이하의 퉁소와 북청사자놀음에 쓰이는 70cm 이상의 퉁소로 나뉩니다.


쌍피리

자료: 국립국악원

이름과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피리 두 개를 나란히 묶어서 연주하는 악기입니다.

재료는 시누대(갈대에 가까운 대나무)이며 명주실이나 구리철사로 두 대의 피리를 묶어 만듭니다.

인천 강화도 지역의 향토악기로 민요, 노동요 등에서 반주용으로 사용합니다.


호드기(호디기, 버들피리, 풀피리)

나무(특히 버드나무)의 껍질이나 잎사귀를 사용하여 소리를 내는 악기이자 아이들 장난감입니다.


고동(나각, 각, 바라, 목대각, 목고동, 목나발, 목덩강, 땡각, 띙각, 띵각, 영각, 농각, 박주라)

앞에 소라껍질로 만든 악기인 나각이 있었습니다. 고동은 나각과 같은 이름이지만 현재는 농악에서 사용하는 나무로 만든 각을 지칭합니다.

나팔, 관, 취구 세 부분으로 구성되며 취구 쪽은 가늘고 끝부분으로 갈수록 굵어지며 맨 끝은 나팔꽃처럼 퍼지는 형태입니다.  

자료: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우리에게 생소한 악기도 있지만 오랜 세월을 거치며 국악기는 궁중 및 민간 행사에서 역할을 하였습니다.

불도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