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과 악기 (3-3)
타악기: 진고, 절고, 교방고, 용고, 좌고, 축, 어, 부, 박
타악기: 북 그리고 연주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악기들
국악에 사용하는 타악기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궁중음악과 민속음악에 사용하는 타악기를 대략 반백이라고 할 때 궁중음악에 사용하는 악기가 상대적으로 많으며 음을 만드는 재료(쇠, 돌, 나무, 가죽) 중 가죽을 사용한 악기가 상당합니다. 특히 가죽을 당겨 고정시킨 후 두드리는 방식의 북이 타악기 전체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점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용도가 다른 북 종류를 계속 알아보고 아악에서 사용하는 타악기 중 연주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목적의 타악기들을 소개합니다.
진고
나무로 된 받침대 위에 북통을 얹어놓고 치는 큰 북으로 궁중 제례악의 헌가에 편성됩니다.
음악의 시작과 끝을 알리고 악절에 맞추어 음악의 절주(리듬)를 조절합니다.
등가에 편성되는 절고와 유사하며 절고에 비해 크기가 더 크고 헌가에 편성됩니다.
진고 뒤에는 1편에서 안내한 노고, 뇌고, 영고 등의 북이 따라옵니다.
연주자는 서서 나무막대 끝에 천을 감아 만든 북채로 북면을 칩니다.
절고
네모 상자 모양의 받침대 위에 비스듬히 올려놓고 치는 북입니다.
헌가에 사용하는 진고와 달리 절고는 등가에 편성됩니다.
진고와 마찬가지로 음악의 시작과 끝을 알리고 악절에 맞추어 음악의 절주를 조절합니다.
교방고
네 발이 달린 틀 위에 북면을 위로 향하게 걸고 채로 쳐서 소리 내는 북입니다.
고려시대에 중국에서 유입된 당악기로 북춤에 사용합니다.
용고(행고)
울림통 둘레에 용이 그려진 북(용고)으로 대취타 등 행악 때 사용하는 북(행고)입니다.
사진과 같이 북통 양면에 두 개의 고리가 있고 무명천으로 용고를 매고 두 개의 북채를 양손에 쥐고 내리치며 연주합니다.
북통 측면에서 승천하기 위하여 눈을 부라리고 있는 용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좌고
나무틀에 북통을 매달아 북채로 북면을 쳐서 소리를 내는 악기입니다.
이름의 '좌(앉을 좌)'에서 알 수 있듯이 낮은 나무틀에 매달아 앉아서 연주합니다.
궁중 의례 및 민간 연희에 사용됩니다.
축(강): 음악의 시작
밑면이 좁고 윗면이 넓은 역사각 뿔대 모양의 울림통에 방망이 모양의 채를 밑마닥에 동그란 구멍에 내리치는 악기입니다.
모양과 사용법은 절구통을 연상할 수 있습니다.
어가 음악을 그치라는 신호용으로 사용되는데 반하여 축은 연주의 시작을 알리는 역할입니다.
축과 어는 한 쌍으로 사용합니다.
어(갈): 음악의 끝
자료: 국립국악원나무호랑이 등에 톱니를 부착하고 갈라진 대나무채로 호랑이 머리를 친 후 꼬리 방향으로 톱니를 훑어내려 연주합니다.
궁중의 제례악과 연향악에서 음악의 그침을 알리는 신호용으로 사용합니다.
축과 어는 한 쌍으로 사용하며 같은 선상에 편성합니다.
부
흙을 구워서 만든 질화로 모양의 항아리를 끝이 갈라진 대나무 채로 두드려서 연주하는 타악기입니다.
대나무 채는 어에서 사용한 것과 유사합니다.
중국 주나라 악기로 조선 초기부터 제례악의 연주에 편성되었습니다.
과거에는 여러 개의 부를 연주하였지만 현재는 사직제례악과 문묘제례악의 헌가(댓돌 아래에 배치되는 악대)에 한 대만 편성합니다.
박(박판): 음악의 시작과 끝
박은 폭 7cm, 길이 40cm 가량의 박달나무판 여섯 개를 묶어 만듭니다.
축, 어와 함께 음악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악절의 전환이나 궁중정재의 장단과 춤사위의 변화를 알리는 데도 활용합니다.
축, 어, 부, 박의 타악기 쿼텟(합주)이 만드는 창작음악은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장면과 소리를 연출합니다.
자료: 국립국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