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핫불도그 Aug 17. 2024

국악과 악기 (3-4)

타악기: 지역, 불교 악기

타악기: 지역 생활, 굿, 불교 의식에서 볼 수 있는 악기들

지금까지 알아본 타악기들은 대부분 궁중음악의 제례, 연희 등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지역의 일상 혹은 무속의식에서 사용하는 타악기들과 불교의식에서 볼 수 있는 법구들을 살펴봅니다.


제주굿 타악기

구덕북(북, 연물북, 울랑국, 울북)

제주굿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무악기로 바구니의 방언인 구덕은 얹고 치는 북을 가리킵니다.

구덕은 벚나무나 소나무를 사용하며 가죽은 소가죽을 사용합니다.

구덕북은 춤과 노래반주에 모두 쓰여 활용도가 높습니다.


대양(대영, 범천왕, 대제김, 울정)

징에 해당하는 대야 모양의 무악기로 대영은 대야 모양을 뜻합니다.

신성함을 부여하여 범천왕으로, 소리의 울림을 지칭하여 울정으로, 북과 더불어 대제김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설쇠(깡메기, 소제김, 설쒜)

쇠는 꽹과리의 다른 이름입니다.

꽹과리보다 더 두껍고 깊으며, 좌우로 치는 꽹과리와 달리 상하로 두드립니다.

제주굿에는 구덕북, 대양, 설쇠가 중요한 반주 악기로 함께 사용되며 앉아서 공연합니다.


장귀(장구, 살장귀, 삼동막살장귀, 삼동막이)

일반 장구보다 크기가 작으며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북과 함께 연주합니다.

시대적으로 장귀는 구덕북, 대양, 설쇠 이후 등장하였고 이 세 악기와 같이 편성하지 읺습니다.

재료 측면에서는 몸통은 벚나무로 궁편과 채편은 말, 소, 노루가죽 등을 사용합니다.


테왁

테왁은 구명튜브와 유사한 용도로 해녀들이 물질할 때 부력을 얻기 위해 사용합니다.

물질을 전후하여 놀이판을 벌일 때 손으로 두드리면서 연주하는 악기입니다.

테왁의 재료는 박이며 둘레에 천을 입혀 사용하는데 생활 도구가 악기 대용으로 사용된 사례입니다.

생활 도구나  일상의 물건이 악기로 사용되는 사례는 다른 나라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허벅

생활 도구인 테왁과 마찬가지로 허벅은 물을 긷는데 사용한 도구입니다.

마을에서 놀 때 악기처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무속장구(동해안장구, 별신굿장구, 장고, 장구)

자료: 악기백과

민속음악을 따라가다 보면 강원도에서 경상도에 이르기까지 해안가 주변 마을의 유사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유사성은 놀이문화 특히 마을굿을 지내는 경우 연행방식이나 악기편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무속장구는 이러한 맥락에서 사용하는 장구를 가리키며 장구는 채로 치는 북이란 뜻입니다.

북편(궁편)은 위의 사진에서 (연주자의) 왼쪽에 위치하며 소나 말의 두꺼운 가죽을 써서 저음이 나며 맨손 또는 궁글채를 두드려 연주합니다.

 채편은 사진 오른쪽에 위치하며 개나 양의 얇은 가죽을 사용하여 고음이 나며 채를 사용하여 연주합니다.


지역 타악기

못방구(벅구, 버꾸, 법고)

자료: 전남일보

못은 벼농사의 모를 가리키며 방구는 사물놀이 북과 소고의 중간정도 크기의 북을 의미합니다.

못방구는 모내기 북이란 뜻으로 모내기 등 논농사나 풍장굿을 할 때 사용하던 북입니다.

전남에서 확인할 수 있는 악기입니다.


물방구(옴박지장단)

옹배기는 항아리에 비해 둥글넓적하고 입구가 크게 벌어진 그릇을 가리킵니다.

옹배기에 물을 칠할쯤 붓고 그 위에 박바가지를 엎어 젓가락, 수저, 활실 따위로 두드립니다.

수면과 바가지 내부의 공간을 통해 특유의 소리가 나며 둥덩애타령, 베틀노래 등의 노래를 부릅니다.

전남 해남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장구(와고, 청자장구, 도자기요고)

자료: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흙으로 울림통을 구워 만든 장구입니다.

통은 흙으로 직접 빚거나 만들어진 질그릇 혹은 장독대 등을 사용합니다.

남도(진도 등), 밀양 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악기입니다.


활방구(솜활)

창호살이나 물방구를 퉁기는 도구인 목화솜 타는 활과 활실을 가리킵니다.

활방구란 목화씨를 발라낸 솜에 활실을 대고, 손가락으로 퉁겨내며 부풀리게 하고, 이 작업 중간에 활로 장단을 맞추며 노래를 부르는 과정을 통칭합니다.

삼남(충청, 전라, 경상) 이남에서 타악기 대용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불교 법구

광쇠(소금, 소쟁, 괭매기, 꽹과리, 꽹매기, 쇠, 꽝쇠, 깽쇠)

자료: 국립무형유산원

불교 의식에 사용하는 꽹과리입니다.

광쇠는 사진처럼 대나무를 둘레에 맞춰 휘어지게 하고 두 개의 구멍에 몸체를 묶어 고정해 연주합니다.

반면 일반적인 꽹과리는 몸체를 한 손에 들고 손가락으로 뒤를 막거나 열면서 다른 한 손으로 채를 두드립니다.


자바라(바라, 발, 요발, 동발, 향발, 바랑, 제금, 제파리)

자료: 한국학중앙연구원

얇고 둥근 두 개의 놋쇠판 중앙에 끈을 꿰어 양손에 하나씩 잡고 서로 부딪혀 연주하는 타악기입니다.

서양악기 심벌즈와 유사한 자바라는 서아시아 지역에서 만들어져 인도, 중국을 거쳐 삼국시대에 전해졌습니다.

고려시대 군대 행진에 조선시대 향악정재 등에 사용된 자바라(심벌즈를 뜻하는 터키어가 한자로 표기된 후 우리나라 발음으로 바뀐 것)는 민간음악 중 의식과 관련된 불교 및 무속 음악(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주름진 문을 뜻하는 자바라는 일본말이며 동음이의어입니다.


목탁(어탁), 목어

목탁과 목어 (자료: 한국학중앙연구원)

목어(나무 물고기)는 나무 속을 파고 깍아 물고기 모양을 만들고 그 위를 책색한 뒤 걸어 두고 쳐서 소리를 내는 법구입니다.

종류는 전체가 물고기 모양인 것과 몸체는 물고기, 머리는 용인 모양으로 나뉩니다. 하찮은 물고기라도 불법에 의지하면 용으로 승천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목탁은 목어에서 출발합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연주하도록 고안한 나무 법구입니다.


불교사물(법기, 법구, 불구, 대사물)

범종, 운판, 법고 (자료: 한국학중앙연구원)

불교 총림(선원, 강원, 율원 등을 모두 갖춘 사찰)에서 새벽과 저녁에 연주하는 네 가지 큰 악기인 범종, 목어, 운판, 법고를 가리킵니다.

범종은 도량의 일상생활과 법회의 시종을 알리는 큰 종을 가리킵니다.

운판은 뭉게구름 모양의 얇은 청동 또는 철제 평판으로 두드려 맑고 은은한 소리를 냅니다.

법고는 종각(종을 매달아 두려고 만든 건물)에서 아침 저녁으로 치는 북 또는 염불 때 사용하는 북을 의미합니다.

불도그

이전 05화 국악과 악기 (3-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