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스타일, 그리고 흐름
미국과 영국이 주도한 팝 음악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여기에 한국이 창조한 케이팝이 전 세계 두꺼운 팬층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케이팝을 이끌었고 이끌고 있는 1~4세대 걸그룹과 보이 그룹. 이들의 퍼포먼스는 노래와 춤 그리고 연기를 통하여 우리에게 무한의 감동을 선사합니다. 케이팝은 드럼 비트, 신시사이저, 이펙트 등의 전자 음악을 반복하고 주요 멜로디를 얹고 메인 혹은 리드 보컬이 이끄는 가사 전달과 랩을 담당하는 멤버들의 상호작용으로 작품을 펼칩니다. 케이팝의 원천이 된 팝 음악은 1950년대 중반 영국에서 발아합니다. 1950년대 전후 미국에서 만들어진 록앤롤이 영국의 젊은 층에게 어필하였고 록앤롤 중심의 팝 음악이 1960년대에 걸쳐 발전하며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팝 음악의 전형을 갖추게 됩니다. 1960년대 팝 음악의 정점에 있었던 밴드가 비틀스(1960~1970)입니다.
비틀스를 필두로 수많은 영국 밴드들이 음악을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였고 최대의 수요처인 미국은 팝 음악을 주도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합니다. 1960년대에는 팝과 더불어 록이 발전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록앤롤과 블루스를 들으며 성장한 영국의 젊은 뮤지션들은 전자악기를 전면에 내세워 강력한 비트와 에너지로 새로운 대중 음악을 창조하였습니다. 한편 재즈는 미국의 시대상을 반영하며 프리 재즈와 아방가르드 재즈를 발전시켰고 록 음악에 쓰이던 전자악기를 수용하여 재즈 퓨전으로 진화합니다. 팝은 1970년대를 거쳐 1980년대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는데 첫째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1958~2009)의 재등장과 둘째 뉴웨이브의 탄생입니다. 비틀스의 퇴장과 마이클 잭슨의 재등장(잭슨이 어린 시절 활동한 더 잭슨스 5와 구분하여)은 약 10년의 간극이 있습니다. 즉, 비틀스를 지지한 젊은 팬들이 현재 60대 이상이라면 마이클 잭슨의 경우에는 50대 이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뉴웨이브는 펑크 문화 속에서 음악적으로 팝과 펑크(punk, funk와 혼동 주의)를 뿌리로 발전하게 됩니다. 뉴웨이브 밴드의 헤어나 의상에서 펑크족들을 연상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습니다. 뉴웨이브가 팝과 대별되는 특징이라면 신시사이저 중심의 연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록 음악에서 신시사이저를 적극 활용하여 프로그레시브 록이 발전하였듯이 팝 음악에서는 뉴웨이브가 그리하였습니다. 케이팝 또한 뉴웨이브와 유사하게 다양한 전자악기를 십분 활용합니다. 다만 케이팝에서는 펑크(funk), 힙합 스타일을 추구하는 그룹들이 많으며 뉴웨이브에서는 펑크(punk), 록 스타일이 종종 등장하며 간혹 펑크(funk)가 보이기도 합니다.
음악에서 장르, 스타일, 서브장르를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장르: 양식, 사람들 사이에서 특정한 전통이나 관습에 속한 것으로 인식될 수 있는 범주에 있는 음악
서브장르: 하위 양식, 장르를 구성하거나 장르 안에서 파생된 범주의 음악
스타일: 모양 또는 특징, 장르를 표현하거나 구성하는 음악, 뮤지션들의 작품을 다르게 만드는 요소
세 가지 용어는 구분이 잘 안 갑니다. 혼용해서 쓰기도 하고 다양한 정의가 존재합니다.
록 음악을 예로 들어 볼까요?
장르: 록
서브장르: 하드 록, 헤비메탈, 프로그레시브 록, 사이키델릭 록, 펑크 록, 아레나 록, 소프트 록 얼터너티브 록, 인디 록 등
스타일: 록앤롤, 블루스, 재즈, 포크, 컨츄리, 소울 등
얼핏 보면 장르와 스타일은 전혀 다른 장르들이 충돌하거나 섞여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장르가 동시대의 사람들이 비슷하게 느낄 수 있는 음악이라면 스타일은 해당 장르를 표현하거나 구성하는 음악(혹은 장르)이 됩니다.
장르를 음식인 짬뽕으로 대치해볼까요?
그렇다면 서브장르는 일반짬뽕, 삼선짬뽕, 홍합짬뽕, 굴짬뽕, 고추짬뽕, 볶음짬뽕, 백짬뽕 등이 있을 것이고 스타일은 중화풍, 군산식, 강릉식 또는 면 뽑는 방식, 육수 만드는 방식, 재료의 구성, 맵기의 정도 등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제 글에서는 장르와 스타일을 혼용하여 사용합니다.
음악 장르로서의 뉴웨이브는 넓은 범위의 팝 음악에 속하며 다크 웨이브, 미니멀 웨이브 등의 서브장르로 분화하였고, 스타일은 팝(아트 팝, 버블검), 펑크(punk), 펑크(funk), 록(글램 록, 펑크 록, 팝 록, 아트 록, 파워 팝), 래게, 일렉트로닉 등을 특징으로 합니다. 수많은 뉴웨이브 밴드와 뮤지션. 이들의 음악을 반복하여 듣다보면 감상자의 머리 속에 연상되는 이미지 혹은 다른 밴드(뮤지션)와 구분되는 것이 있습니다. 이를 스타일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케이팝 4세대 걸그룹을 예를 들면 엔제이지(뉴진스)의 힙합과 스윙비트, 베이비몬스터의 힙합과 R&B, 엔믹스의 믹스팝, 아이브의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에스파의 EDM과 하이퍼팝 등이 우선 떠오르는 것과 같습니다. 이들이 취하는 각기 다른 스타일의 음악은 포인트 안무와 춤동작에 영항을 주어 퍼포먼스의 색깔을 도드라지게 합니다.
1편에서는 1950년대 중반에 나타난 팝 음악을 케이팝, 뉴웨이브를 피처링하여 개괄하였고 음악을 분류하거나 표현할 때 자주 사용하는 용어로 장르, 서브장르, 스타일을 예와 함께 알아봤습니다.
2편에서는 뉴웨이브를 이끈 주요 밴드들과 작품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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