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웨이브 밴드와 작품
영국과 미국은 북대서양을 끼고 마주하며 비행기로 7시간 걸립니다. 영국에서 발전한 뉴웨이브는 미국 뮤지션들에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1960년대 팝, 록 중심의 대중음악은 영국에서 만들면 미국이 소비하는 형태였는데 영국 밴드들은 최대의 시장인 미국을 거침없이 공략하였고 이 과정을 브리티시 인베이젼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영국의 침략은 몇 차례 진행되었고 뉴웨이브의 거친 물결도 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에도 괄목할 만한 뮤지션들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신디 로퍼입니다.
로퍼는 뛰어난 싱어 겸 송라이터입니다. 신디 로퍼와 마돈나가 비교되곤 하는데 로퍼의 송라이팅 능력과 뉴웨이브로의 접근은 주목할 만합니다. 그는 또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킹키 부츠의 음악을 작곡하였고 블루스와 컨츄리 앨범을 발표하는 등 팔색조 매력을 뽐내고 있습니다.
1983년 로퍼의 <She's So Unusual>은 수많은 기록을 남긴 여성 아티스트의 데뷔작이자 1980년대의 상징과도 같은 뉴웨이브 앨범입니다. 뛰어난 커버 사진도 한몫하며 로퍼의 송라이팅 능력이 빛을 발합니다. 그의 보컬은 독특하며 차돌같이 쨍쨍합니다. 어떤 곡이라도 로퍼의 것으로 만드는 능력은 "Girls Just Want to Have Fun", "She Bop", "Time after Time" 등 모든 수록곡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4편에서 밴드 에이드를 소개했습니다. 이 슈퍼그룹은 붐 타운 래츠의 밥 겔도프와 울트라복스의 밋지 유르가 공동으로 기획하였습니다. 1974년 결성 이후 리드 싱어 존 폭스가 이끈 울트라복스는 1979년 폭스가 탈퇴한 후 유르가 팀을 이끌게 됩니다. 울트라복스의 전성기는 이때부터 시작되어 1987년 팀이 해체되기 전까지 뛰어난 앨범들을 발표합니다.
1980년 4집 <Vienna>입니다. 밋지 유르(보컬, 기타, 신시사이저), 크리스 크로스(베이스, 신시사이저), 빌리 커리(피아노, 신시사이저, 바이올린, 비올라), 워렌 캔(드럼)의 베스트 라인업으로 공동 작곡한 타이틀 곡 "Vienna"는 신시사이저, 그랜드 피아노, 비올라 등의 절묘한 조합으로 클래식의 낭만주의 양식을 표방한 울트라복스의 시그니처 송입니다. 이 곡은 하루 종일 들어도 물리지 않습니다.
1983년 런던에서 결성된 트리오입니다. 닉 레어드 클로스(기타, 하모니카, 리드보컬), 길버트 가브리엘(키보드, 보컬), 케이트 세인트 존(피아노, 오보에, 잉글리시 혼, 색소폰, 아코디언, 보컬)의 라인업이며 신시사이저와 관악기가 어우러진 사운드를 특징으로 합니다.
1985년 드림 아카데미의 데뷔 앨범 <The Dream Academy>입니다. 울트라복스의 작품이 낭만적이고 클래식적이라고 하면 이들의 작품도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첫 곡 "Life in a Northern Town"은 클래식과 포크가 잘 어우러졌고 더 스미스의 1984년 곡을 커버한 "Please Please Please Let Me Get What I Want"도 아름답습니다.
1980년 잉글랜드 에섹스에서 결성된 4인조 밴드입니다. 원년 멤버는 데이브 간(리드 보컬), 마틴 고어(키보드, 기타, 보컬), 앤디 플레처(키보드, 베이스, 보컬), 빈스 클락(키보드, 기타, 보컬)이며 키보드와 보컬 중심의 연주로 업비트의 다크 사운드를 선사합니다. 간의 독특한 바리톤은 들을수록 심연으로 빠져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2025년 현재 간과 고어가 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총 15장의 스튜디오 앨범을 발표하였습니다.
1990년 발표한 7집 <Violator>입니다. 디페시 모드의 음악 스타일은 일렉트로팝, 댄스, 고딕록 등을 아우르며 다른 뉴웨이브 밴드들과 대비가 됩니다. 이 앨범은 디페시 모드의 정점에 있으며 "Enjoy the Silence", "Personal Jesus", "Policy of Truth", "World in My Eyes" 등의 싱글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디페시 모드의 앨범은 시대순으로 감상하길 권합니다. OMD와 같은 앙증 맞은 보컬과 연주, 크라프트베르크의 일렉트로닉 사운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방금 소개한 디페시 모드의 창단 멤버이자 리더였던 빈스 클라크가 1981년 팀을 떠나 보컬에 앨리슨 모이트를 영입하여 만든 듀오입니다.
야주(Yazoo 또는 Yaz)가 1982년 발표한 데뷔 앨범 <Upstairs At Eric's>입니다. 여기에는 이들의 최대 히트곡 "Don't Go"가 실려 있습니다. 클라크의 비트감 넘치는 신시사이저 연주와 모이트의 강력한 보컬이 어우러진 극강의 사운드를 자랑합니다. 당시 국내 음악 프로 시그널곡으로 널리 알려진 뉴웨이브·신스팝을 대표하는 곡입니다. 꼭 붙들어야 하는 연인을 향한 절규. 1980년대 뉴웨이브 감성이 물씬 풍기는 감각적인 음악. 40년이 지나도 여전합니다. 6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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