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작
NWOBHM(New Wave of British Heavy Metal). 영국 헤비 메탈의 새로운 물결이 정점이었던 1980년대 초중반. 아이언 메이든과 더불어 가장 성공한 밴드 데프 레파드의 앨범 다섯 장을 소개합니다. 고르다보니 1~5집인데 경이적인 판매고와 더불어 후속작이 전작의 수준을 계속 뛰어 넘는 흔치 않은 디스코그래피입니다.
데프 레파드는 총 12장의 스튜디오 앨범을 발표하였습니다. 데뷔 앨범 <On Through the Night(밤새도록 계속해서)>은 NWOBHM 장르에 부합한 작품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보컬(조 엘리엇), 베이스(릭 새비지), 드럼(릭 알렌) 라인은 이후에도 변화가 없으며 트윈 기타 시스템은 피트 윌리스와 스티브 클락이 맡았습니다. 멤버 대부분이 작곡에 참여하였고 윌리스와 클락은 곡별로 솔로 연주를 선보입니다. 주요곡 "Hello America"는 미국 투어 공연에 대한 멤버들의 환상을 노래하고 있으며 미국 시장을 겨냥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연유로 이 앨범의 인기는 영국보다 미국에서 더하였고 이후 미국음반협회로부터 플래티넘(1백만장) 인증을 받았습니다.
1집을 뛰어넘는 후속작입니다. 앨범 제목은 수록곡 "High and Dry (Saturday Night)"에서 따왔으며 토요일 심야 데이트를 즐기려는 주인공의 심리상태를 '흥분되고 메마른 토요일 밤'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오프닝 곡 "Let It Go", 스티브 클락이 작곡한 "Bringin' On the Heartbreak" 등이 주요곡입니다. 앨범 타이틀을 토대로 디자인 회사인 힙노시스가 멋진 커버를 만들었습니다. 힙노시스는 핑크 플로이드, 제네시스, 10CC 등 전설적인 밴드들의 커버 디자인을 담당하여 유명해진 집단입니다. 이 앨범은 미국에서 더블 플래티넘(2백만장) 인증을 받았습니다. 그만큼 인기를 끌었다는 의미입니다.
3집 <Pyromania(방화광)>는 음악적 수준 및 상업적 성공 측면에서 2집을 다시 뛰어 넘습니다. 즉, 데프 레파드의 작품은 해가 갈수록 다듬어지고 완성도가 높아지면서 아이언 메이든과 더블어 NWOBHM의 적자가 됩니다. 라인업의 특징으로는 글램 메탈 밴드인 걸(Girl)에서 활동한 필 콜렌이 정식 멤버로 조인하여 기타를 담당하였고 피트 윌리스는 리듬 기타를 연주합니다. 이 앨범을 끝으로 윌리스는 음주 문제 등으로 팀에서 방출됩니다. 만일 데프 레파드 최고의 앨범을 꼽으라고 한다면 이 앨범과 다음 앨범 <Hysteria(히스테리)>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싱글로는 "Photograph", "Rock of Ages", "Foolin'", "Too Late for Love" 등 감칠맛나는 작품들이 수록되었습니다. 미국에서는 다이아몬드 인증(1천만장 판매)을 받았습니다.
1980년대 전반기를 통해 글램 메탈의 선봉장으로 호시절을 누리던 데프 레파드에게 비극적인 사건이 1984년 12월 31일 오후 발생합니다. 셰필드 외곽을 달리던 드러머 릭 알렌의 차가 추월 도중 돌담에 충돌하면서 왼팔이 안전벨트에 걸리며 잘려나갑니다. 드러머로서는 치명적인 부상이었지만 앨런은 전자드럼 브랜드인 시몬스의 전자 드럼 키트를 사용하여 왼팔의 드러밍을 맨발로 대신하게 됩니다. 4집의 작업 기간은 만 3년이 소요되었고 1987년 7월 발매되었습니다. 3집 발표 이후 4년 6개월 만입니다. 4집 또한 3집의 음악성과 상업적 성과를 모두 뛰어 넘었습니다. 당시 라디오에서는 오프닝 곡 "Animal"이 자주 들렸는데 총 12곡 중 버릴 곡은 하나도 없습니다. 대부분의 곡이 히트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1,200만장의 경이로운 판매량에 도달하였고 지금도 가장 잘 팔리는 앨범들 중 하나로 꼽힙니다. 데프 레파드에 입문하는 분들이라면 이 앨범을 먼저 감상하시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1987년 4집의 성공 이후 5집 작업은 이듬해인 1988년 11월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작업 기간은 1992년 초까지 이어졌는데 작곡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하였던 기타리스트 스티브 클락이 1991년 초 30세로 사망함으로써 재녹음 등의 추가 작업이 있었습니다. 클락의 공백으로 라인업은 4인조입니다. 극찬을 받은 4집에 비하여 5집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습니다만 미국에서 트리플 플래티넘(3백만장) 인증을 받을 정도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많은 싱글이 있으니 앨범 전체를 순서대로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두 편에 걸쳐 NWOBHM과 데프 레파드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세상엔 멋지고 아름다운 음악이 너무나 많습니다. AI 혹은 알고리듬이 추천해주는 음악은 곡을 찾아 듣는 번거로움을 덜어주고 내 취향에 알맞은 노래를 찾아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에 관련된 기사나 글을 찾아보고 아티스트의 작품과 공연을 따라가는 과정에 견줄 수는 없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발견한 음악은 어느 순간에 내재화되어 여러분들의 마음 속에서 은은한 빛을 영원히 발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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