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콜트레인(1926. 9. 13 ~ 1967. 7. 17)
1920년대 루이 암스트롱과 전통 재즈 형성
1930년대 듀크 엘링턴과 스윙 재즈 부흥
1940년대 찰리 파커와 비밥의 창조
이전 글에서 이 정도로 흐름을 잡았습니다.
이번 글은 존 콜트레인입니다.
콜트레인은 1950~1960년대 왕성한 활동을 하였고 비밥 이후 발전한 모달 재즈와 프리 재즈의 발전에 기여한 작곡가인자 색소폰 연주자입니다.
1940년대 버드의 비밥을 얘기할 때 하드 밥이 잠깐 나왔는데 다시 정리해 볼까요?
비밥(Bebop) 또는 밥(Bop)
12개의 반음을 이용하여 코드를 전개해 나가며 즉흥 연주를 가미, 솔로 악기 연주의 한계를 극복
대표 뮤지션: 찰리 파커(as), 소니 롤린스(ts), 덱스터 고든(ts), 제임스 무디(ts), 디지 질레스피(tp), 패츠 나바로(tp), 클리포드 브라운(tp), 마일즈 데이비스(tp), 버디 드프랑코(cl), 설로니어스 몽크(p), 메리 루 윌리엄스(p), 찰리 크리스찬(g), 조 파스(g), 케니 클락(d), 맥스 로치(d), 아트 블레이키(d) 등
1980년대 초반 마돈나와 더불어 국내 라디오를 뜨겁게 달군 가수 신디 로퍼의 히트곡 She bop을 기억하시나요?이 밥이 위에 설명한 재즈 장르 밥이 되겠습니다. 밥을 연주하는 그녀는 매우 신난 것 같습니다.
그럼 비밥에서 변형, 발전한 하드 밥은 어떤 장르일까요?
하드 밥(Hard Bop)
비밥의 일종으로 R&B, 가스펠, 블루스 등의 영향을 받은 연주를 말하며 주로 색소폰과 피아노를 사용
들었을 때 "펑키"하거나 매우 리듬감이 있으며 어떤 때는 블루지하거나 "소울"적인 느낌이 있음
하드 밥에서 다시 발전한 재즈가 소울 재즈이며 펑키 재즈라고도 함
대표 뮤지션: 호레이스 실버(p), 설로니어스 몽크(p), 클리포드 브라운(tp), 마일즈 데이비스(tp), 존 콜트레인(ts), 행크 모블리(ts), 캐논볼 에덜리(as), 아트 블레이키(d), 지미 스미스(o) 등
밥에서 확장된 하드 밥은 밥을 기반으로 펑키한 리듬과 소울적인 느낌을 감상자에게 전달합니다.
밥에 비하여 딱딱한 느낌이라기보다는 더 감각적이고 귀에 감기는 연주라고 보는게 나을 것 같군요.
한편 모달 재즈는 이러합니다.
모달 재즈(Modal Jazz)
연주 기법에 있어 비밥의 코드 전개와 대비되며 모드를 기본으로 연주자의 즉흥 연주가 진행됨
비밥이 코드의 꾸준한 변화 안에서 즉흥적인 솔로 연주를 하였다면 모달 재즈는 이와는 달리 코드 변화가 많지 않아 명상적이고 내적인 분위기의 연주로 바뀌게 됨
대표 뮤지션: 우디 쇼(tp), 마일즈 데이비스(tp), 존 콜트레인(ts), 웨인 쇼터(ts), 존 핸더슨(ts), 파로아 샌더스(as, ts), 허비 행콕(p), 칙 코리아(p), 빌 에반스(p), 맥코이 타이너(p), 바비 허처슨(vp), 래리 영(o) 등
대표 앨범: 마일즈 데이비스의 <Milestones>과 <Kind of Blue>, 존 콜트레인의 <Giant Steps> 등
단어가 낯설고 연주자 이름도 그렇죠? 존 콜트레인을 얘기하려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위의 단어와 연주자 이름에 너무 연연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데 마일즈 데이비스와 존 콜트레인이 하드 밥과 모달 재즈에 나란히 있군요. 이 둘은 비밥 시절 찰리 파커의 후배 뮤지션으로 같이 활동도 하였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죠.
비밥 시절의 버드, 디지 그리고 트레인(맨 우측)가운데 버드와 디지가 사이좋게 있습니다. 오른쪽에 반 정도 보이는 인물이 존 콜트레인입니다. 20대 초반의 앳된 모습입니다. 버드와 디지가 비밥을 이끄는 아이콘이 되는 시점입니다. 이후 10여년이 지나면 존 콜트레인이 재즈계의 아이콘이 됩니다. 물론 마일즈 데이비스도 두각을 나타냅니다.
존 콜트레인은 이렇게 비밥, 하드 밥, 모달 재즈를 거쳐 1960년대 프리 재즈로 자신의 영역을 확대해 나갑니다. 동년배인 마일즈 데이비스도 비슷한 과정을 거치지만 프리 재즈보다는 1970년대 퓨전 재즈라는 실험적인 시도를 통해 재즈 역사를 다시 씁니다. 콜트레인의 음악은 밥을 시작으로 축적에 축적을 거듭하여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였고 모달 재즈를 통해 모드 기반의 연주를 확립하였으며 명상적이고 영적인 연주는 프리 재즈 형성에 지대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콜트레인의 작품을 감상할 때 어떤 음악은 귀에 쏙 들어오는데 어떤 것은 난해하고 참을성을 요할 때가 있습니다. 왜일까요? 콜트레인이 언제 연주한 곡인지 그리고 누구와 연주했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즉, 그가 비밥, 하드 밥, 모달 재즈, 프리 재즈 또는 아방가르드 재즈까지 연주하다 보니 어느 장르냐에 따라 우리에게 다르게 다가옵니다. 그렇지만 트레인을 얘기한다면 프리재즈와 영적인 스타일을 반드시 얘기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존 콜트레인의 생애입니다.
1926년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존 R 콜트레인과 엘리스 블레어 사이에서 태어납니다.
1936년 12세에 아버지와 조부모를 여의고 1943년 필라델피아로 이사를 갑니다. 어머니가 사 준 알토 색소폰으로 지역 밴드에서 알토 색소폰과 클라리넷을 연주합니다.
1945년 해병에 입대하여 하와이에 배치된 그는 부대 스윙 밴드에서 활동하는데 그의 기량은 괄목할 성장을 합니다.
1946년 8월 군복무를 마친 콜트레인은 필라델피아로 돌아왔고 연주 활동을 하면서 비밥을 경험하고 재즈 이론을 터득해 나갑니다.
1947년 테너 색소폰 연주를 시작하였고 1950년대 초·중반에는 디지 질레스피와 조니 호지스 밴드에서 활동합니다.
1955년 10월 잘 나가던 마일즈 데이비스의 퀸텟에 참여하여 1957년 4월까지 활동하나 콜트레인의 헤로인 중독으로 밴드는 해체됩니다.
구성: 마일즈 데이비스(tp), 존 콜트레인(ts), 레드 갈란드(p), 폴 챔버스(b), 필리 조 존스(d)
앨범: <Cookin'>, <Relaxin'>, <Workin'>, <Steamin'>
1957년 후반에 뉴욕의 카페에서 설로니우스 몽크와 연주하고 몽크의 4인조에도 참여합니다.
이 기간에 프레스티지에서 자신의 앨범을 녹음하였고 블루 노트에서 <Blue Train>을 발표합니다.
앨범: <Coltrane>, <Blue Train>, <John Coltrane with the Red Garland Trio>, <Soultrane>
1958년 1월 마일즈 데이비스 섹스텟에 다시 들어간 그는 1960년 4월까지 활동합니다.
뮤지션: 마일즈 데이비스(tp), 존 콜트레인(ts), 캐논볼 에덜리(as), 레드 갈란드(p), 빌 에반스(p), 윈튼 켈리(p), 폴 챔버스(b), 필리 조 존스(d), 지미 콥(d)
앨범: <Milestones>, <Kind of Blue>, <Jazz at the Plaza>
1959년 아틀란틱에서 <Giant Steps>을 발표합니다.
1960년에는 쿼텟을 만들었고 1961년에 <My Favorite Things>을 작업하면서 처음으로 소프라노 색소폰을 연주합니다.
앨범: <Giant Steps>, <Coltrane Jazz>, <My Favorite Things>, <Olé Coltrane>
1961년부터 1962년까지 임펄스에서 모달 재즈와 프리 재즈 게다가 인도 라가에 영향을 받은 실험적인 작품을 발표합니다.
앨범: <Africa/Brass>, <Live! at the Village Vanguard>, <Coltrane>
1962년에서 1965년까지 지미 개리슨(b), 맥코이 타이너(P), 엘빈 존스(d)와 쿼텟으로 활동합니다. 이 기간 말에는 오넷 콜맨, 알버트 아일러, 선 라 등의 아방가르드 재즈 뮤지션에 영향을 받습니다.
앨범: <Ballads>, <John Coltrane and Jonny Hartman>, <Impressions>, <Live at Birdland>, <Crescent>, <A Love Supreme>, <The John Coltrane Quartet Plays>
1965년 이후 맥코이 타이너와 엘빈 존스가 차례로 떠나면서 쿼텟은 해체됩니다. 파라오 샌더스(ts), 엘리스 콜드레인(p), 지미 게리슨(b), 라시드 알리(d)를 멤버로 퀸텟을 만들어 작품 활동을 계속합니다.
1967년 40세의 나이에 간암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바이오와 함께 감상에 참조할 주요작들을 적었으니 위의 앨범들을 중심으로 감상하시면 됩니다.
또는 1959년 <Giant Steps> 발표 전후로 나누어 감상하셔도 괜찮습니다.
이전작들은 마일즈 데이비스 그룹에서 연주한 작품들이 많아 1960년대 이후 작품에 비해 더 편안하게 들릴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1960년대 작품을 접해야 콜트레인의 진정한 작품 세계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프리 재즈 혹은 아방가르드 재즈의 모습이 발현하는 시기라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위에 언급한 앨범들을 감상에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콜트레인의 앨범을 시대순으로 짚어보겠습니다.
마일즈 데이비스 그룹 시절
1955년 발표작들 <Miles>, <'Round About Midnight> 마일즈 데이비스는 콜트레인과 동갑이지만 비밥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트럼피터이자 작곡가 그리고 리더였습니다. 데이비스가 1955년 콜트레인을 불러 많은 작품을 발표합니다. 이때 작품은 콜트레인이 프리 재즈로 가기 전이지만 그의 원숙한 연주 테크닉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데이비스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데이비스 그룹 멤버는 당대 최고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어떠한 작품도 평범하지 않습니다. 위의 앨범에는 설로니우스 몽크가 작곡한 아름다운 재즈 발라드 'Round About Midnight이 있습니다.
1956년 발표작 <Steamin'>, <Workin'>, <Relaxin'>, <Cookin'> 1956년 데이비스가 퀸텟으로 연작을 발표합니다.
<스티밍>과 <워킹(일하기)>은 5월에 녹음하였고 <릴렉싱>과 <쿠킹>은 10월에 작업합니다.
참고로 1954년 <워킹(걷기)> 앨범이 있는데 여기서는 럭키 톰슨이 테너 색소폰을 연주합니다.
1958년 <Miles&Coltrane>, <Milestones>, 1959년 <Kind of Blue>, 1961년 <Someday My Prince Will Come> 1958~1961년 발표한 데이비스의 대표 작품 중 콜트레인이 참여한 앨범들입니다.
모두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마일즈 데이비스 편에서 자세히 다뤄보죠.
트레인이 참여한 마일즈 데이비스 밴드는 역사상 최고의 콤보 중 하나로 자리매김합니다.
이때의 작품들은 데이비스를 대표하는 앨범이자 모던 재즈(스윙 재즈 이후 1960년대 말 재즈 퓨전이 도래하기 전까지 주류를 이룬 재즈 스타일의 통칭, 프리 재즈와 아방가르드 재즈는 따로 구분)의 명연주로 남게 됩니다. 트레인은 데이비스 사단의 핵심 멤버로 활동하는 동시에 자신만의 작품을 선뵙니다.
존 콜트레인 시절
1957년 <Coltrane>, <The Last Trane> 1958년 <Lush Life>, <Soultrane> 1958년 <Blue Train>, <Blue Trails> 마일즈 데이비스 퀸텟에 있는 동안 콜트레인이 1957년 자신의 첫 앨범 <Coltrane>을 발표합니다. 이후 몇 장을 더 발표하는데 그 중 블루노트의 <Blue Train>을 말하지 않을 수 없군요.
블루 노트(Blue Note)
1939년 알프레드 라이온이 설립한 블루 노트는 비밥, 하드 밥, 프리 재즈와 아방가르드 재즈를 대표하는 뮤지션들의 음반을 제작합니다. 특히 하드 밥을 얘기하다 보면 블루노트 레코드가 반드시 등장합니다.
별도의 글을 통해 블루노트 포함 재즈 음반사들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콜트레인은 아틀란틱과 임펄스에서 그를 특징짓는 모달 재즈, 프리 재즈, 아방가르드 재즈의 대표 작품을 발표합니다.
트레인이 몽크 밴드에 있는 동안 제작한 <Blue Train>은 하드 밥을 대표하는 작품입니다. 이후 미발매 희귀 트랙을 모아 <Blue Trails>가 출시됩니다.
1960년 <Giant Steps>, 1961년 <Olé Coltrane> 1960년 부터 콜트레인에 의한 트레인만의 작품이 발표됩니다. <Giant Steps>은 트레인이 리더로 발표한 다섯 번째 작품입니다. 빠른 코드 전개를 바탕으로 즉흥 연주의 극한을 보이는 콜트레인의 천재성이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만일 이 작품이 듣을만하다면 이후 트레인 작품 감상도 한결 수월할 겁니다.
1961년 <Africa/Brass>, 1962년 <Coltrane> 1961년 이후 콜트레인의 작품입니다. 모달 재즈, 프리 재즈, 아방가르드 재즈로 분류되는 시기의 연주곡들입니다.
1963년 <Ballads>, <John Coltrane and Jonny Hartman> 하지만 <Ballads>나 <John Coltrane and Jonny Hartman>은 아름다운 발라드 작품이라 편하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1961~1962년에 녹음한 <Ballads>의 수록곡은 전에 연주한 적이 없으며 콜트레인이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 제작했고 1963년 발표합니다. 같은 해 발표한 <John Coltrane and Jonny Hartman>은 또다른 의외의 시도를 합니다. 콜트레인 쿼텟이 처음으로 재즈 싱어와 협연을 하게 된 것이지요.
이 두 앨범은 콜트레인의 작품을 감상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의외의 즐거움입니다.
1963년 <Impressions>, <John Coltrane & Kenny Burrell> 기타 연주를 좋아하는 분들은 1963년 앨범 <Kenny Burrell & John Coltrane>도 확인해 보세요.
1965년 <A Love Supreme>, 1967년 <Expression> 1965년 발표한 <A Love Supreme>은 <Giant Steps>과 더불어 콜트레인을 대표하는 역작입니다.
1967년 발표한 <Expression>이 콜트레인 생전의 마지막 앨범입니다.
1968년 <Om>은 1965년 녹음하였고, 1974년 <Interstella Space>는 1967년 녹음입니다.
1987년 추모앨범 <Blues for Coltrane>이후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1987년 콜트레인을 추모하는 앨범 <blues for Coltrane>이 녹음됩니다. 콜트레인 20주기 8일 전에 말이죠. 맥코이 타이너, 파라오 샌더스, 데이비즈 머레이, 세실 맥비, 로이 헤인즈 등 트레인과 영광의 시절을 함께 했던 멤버들이 참여하였습니다.
조금은 수줍은 성격에 과묵하고 젠틀했던 트레인
마약과 알콜로 많은 어려움을 겪은 콜트레인
성자가 되고 싶어했던 존 콜트레인
어떤 표현이 그를 대표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가 추구한 밥, 모달 재즈, 프리 재즈로의 여정은 구도자의 길과 유사해 보입니다.
구도자로서의 콜트레인
외할아버지와 친할아버지가 목사였으며 어릴때부터 종교적인 영향을 받기 시작한 콜트레인은 1955년 첫 번째 부인 나이마를 통해 이슬람교의 영향을 받습니다.
1957년 알콜과 마약 치유를 하면서 영적 체험을 하게 되었고, 1965년 앨범 <Meditations>을 통해 모든 종교를 믿는다는 세계관을 피력합니다.
1963년 두 번째 부인 앨리스를 통해 인도 철학을 접하였고 이는 1965년작 <Om> 제작에 반영됩니다.
그 외에도 <A Love Supreme>, <Ascension>, <Selflessness> 등을 통해 영적 지향의 콜트레인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재즈 역사를 빛낸 다섯 명의 장인 중 네 번째로 존 콜트레인을 긴 호흡으로 표현하였습니다.
마지막 아티스트는 재즈를 혁신하며 새로운 시도로 시대를 앞서 간 어둠의 왕자입니다.
마일즈 데이비스 편으로 이어집니다.
핫불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