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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입문편 (6-1)

마일즈 데이비스

by 핫불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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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나와 있는 다섯 거장을 표현해 볼까요?

다섯 명의 거장
1920년대: 루이 암스트롱의 초기 전통 재즈 정착
1930년대: 듀크 엘링턴의 스윙 재즈 발전과 대중화, 그리고 수많은 창작
1940년대: 찰리 파커의 비밥, 연주 및 감상으로의 재즈
1950~1960년대: 존 콜트레인의 모달, 프리, 아방가르드 재즈, 그리고 성자를 꿈꾼 구도자
1960~1970년대: 마일즈 데이비스의 퓨전 재즈, 실험과 혁신의 아이콘

쉽게 설명하기 위하여 님들이 중식당 맛집 골목에 서 있다고 가정해보죠. 이 골목에는 다섯 집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유명합니다.

첫 번째 집은 짜장면을 잘 합니다. 포장과 배달도 가능하지요.

두 번째 집은 짬뽕이 맛있습니다. 게다가 연회석 완비.

세 번째 집은 짜장면과 짬뽕도 좋지만 쟁반짜장과 직화짬뽕이 최고입니다.

네 번째 집은 쥔장 맘대로입니다. 당일 재료가 홍합이면 홍합짬뽕, 오징어면 오징어짬뽕 이런 식입니다.

마지막 집은 숙주짬뽕만 하다가 볶음짬뽕을 추가했는데 최근에는 짬뽕 세트를 선보였습니다.


님들은 어느 맛집을 선택하고 싶으신가요?

고민이 되나요?

마음 닿는 대로 한 곳을 골라 맛을 보고 다음 번에는 다른 집을 시도해도 됩니다. 한 집이 맘에 들면 그곳을 단골로 정해도 상관없겠군요. 그래도 모든 집을 다 둘러보고 맛을 봐야 어느 집이 나에게 맞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재즈가 그렇습니다.


마일즈 데이비스는 맛집 골목의 마지막 집과 유사합니다.

그는 재즈 역사에서 가장 많은 변화를 시도한 인물입니다. 모던 재즈를 말할 때 데이비스가 거론되고 늘 앞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모던 재즈란 스윙 재즈와 차별화 된 비밥을 가리키는 용어였으나 스윙 재즈 이후의 재즈를 통칭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봤을 때 데이비스는 스윙 재즈 이후의 모든 장르를 거친 인물이었고 특히 쿨 재즈, 모달 재즈, 재즈 퓨전 등을 형성하는데 선구자 역할을 한 사람입니다.

특히 그는 1960년대 말 전자 악기를 사용하여 재즈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합니다.

그게 바로 재즈 퓨전(퓨전 재즈)이고 데이비스 그룹에 있던 멤버들은 이후 자신만의 밴드를 만들어 재즈 퓨전을 발전시킵니다.

초기 재즈를 1920년대로 보고 재즈 퓨전의 시점을 1970년대 전후로 본다면 100년의 재즈 역사 중 최근 50년이 퓨전의 시대이고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더 엄격히 구분하자면 1970년대를 재즈 퓨전의 시대로 보고 그 이후는 재즈의 다양한 장르가 다시 나타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있는 시대의 재즈는 이러한 장르의 변화 및 발전을 통해 그냥 "재즈" 혹은 "모던 재즈(현대 재즈)"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다음 사진을 보시죠.

마일즈 데이비스의 콜롬비아 시절 음반들

1950년대 중반부터 콜롬비아를 통해 많은 명작을 발표하는데 여기서는 50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재즈 역사를 새로 쓴 앨범? 새로운 시도? 평점? 연주자?

어떤 기준인지 모르겠으나 콜롬비아는 꼭 소장해야 하는 CD 10장을 홍보하는데 이 그림에 8장이 보입니다.

1940년대 후반부터 마일즈 데이비스가 발표한 앨범이 100장이 넘습니다. 여기에는 영화 음악도 포함됩니다.

위의 그림은 그의 작품 중 반 정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두 들어봐야 할 작품들입니다.


데이비스의 생애입니다.

마일즈 데이비스(1926. 5. 26 ~ 1991. 9. 28)

1926년 일리노이주 알톤에서 Miles Dewey Davis III 로 태어나 동부 세인트루이스에서 성장합니다.

13세부터 클래식을 염두한 트럼펫 연주를 했고 뉴욕 줄리어드 스쿨에 입학했으나 자퇴 후 프로 연주자의 길을 걷게 됩니다.

청소년기 버드의 음악에 빠졌던 그는 드디어 1944년 찰리 파커 퀸텟에 참여하게 되고 1948년까지 활동합니다.

1949년 23세에 캐피톨에서 <Birth of the Cool>을 녹음합니다. 이 애범은 쿨 재즈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줍니다. 1950년 초반부터 프레스티지와 블루노트에서 하드 밥 음반을 발표하였는데 소니 롤린즈(ts) 등 비밥을 대표하는 연주자들이 대거 참여합니다.

1955년 뉴포트 재즈 페스티발을 계기로 콜로비아와 장기 계약을 하였고 1957년 <'Round About Midnight> 앨범에 존 콜트레인(ts)과 폴 챔버스(b)가 처음으로 참여하여 수년간 활동합니다.

병행하여 편곡자인 길 에반스가 지휘한 오케스트라와 <Sketeches of Spain>, <Milestones>, <KInd of Blue> 등을 발표합니다. 이후 1963년까지 허비 행콕(p), 론 카터(b), 토니 윌리엄스(d)가 참여한 <Someday My Prince Will Come>, <Live at Blackhawk>, <Seven Steps in Heaven>을 발표하였고 1964년에는 웨인 쇼터(ts)를 보강한 퀸텟으로 <E.S.P>, <Miles Smiles>를 제작합니다.

1970년대에는 전자악기를 사용하고 록, 펑크, 아프리카 리듬 등을 접목한 재즈를 시도를 하는데 조 자비눌(kb), 존 맥글러플린(g), 알 포스터(d)가 참여합니다. 이 기간(1969~1975)의 대표작은 <In A Silent Way>, <Bitches Brew>, <Jack Johnson>, <On the Corner>, <Big Fun>, <Arghata>, <Pangaea> 등이 있습니다. 또한 칙 코리아(p), 키스 자렛(kb), 잭 디조넷(d), 데이브 홀랜드(b), 아이르뚜 모레이라(pc) 등이 참여하여 <Miles Davis at Fillmore>, <Black Beauty> 등의 라이브 앨범을 발표합니다.

1971년에 영화 음악인 <Jack Johnson>을 녹음하는데 빌리 코브햄(d)이 참여합니다.

건강 악화로 1975년부터 1980년까지 은퇴를 한 그는 복귀 후 좀더 팝적인 사운드의 <The Man with the Horn>, <You're Under Arrest> 등을 발표하였고 존 스코필드(g)와 미노 시넬루(pc)가 참여한 <Star People>, <Decoy>가 나옵니다.

1985년 콜롬비아에서의 마지막 앨범 <You're Under Arrest> 이후 1986년 신시사이저를 도입한 <Tutu>를 마커스 밀러(b)와 작업하여 워너에서 발표합니다.

이후 영화, 힙합 등의 영역을 넘나들며 몇 장의 앨범을 발표하였고 1991년 9월 폐렴과 뇌졸증 합병으로 사망합니다.

위에 언급한 주요 작품들을 참조하여 감상하시면 되겠습니다. 데이비스는 18세에 버드와 음악을 시작했기에 비밥에서 데이비스가 간혹 언급됩니다. 이후 자신의 그룹을 만들어 독자적인 음악 활동을 하게 되지요.


데이비스의 주요 작품들을 시대순으로 따라갑니다.


데이비스도 다른 재즈 거장처럼 뛰어난 연주가이자, 작곡가 그리고 밴드 리더입니다.

그러나 트럼펫 연주는 비밥 연주자들과 다른 특징을 보여주는데 "열정적"이라는 표현은 그의 연주와는 멀게 느껴집니다. "친밀", "감상적", "개인적", "관조적", "이지적", "명상적" 등의 표현에 가까운 영롱한 연주를 들려줍니다. 이러한 표현에 가장 어울리는 재즈가 쿨 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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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밥 얘기를 하는 데 갑자기 쿨 재즈가 등장했습니다.

쿨 재즈(Cool Jazz)
1940년대 말 마일즈 데이비스는 비밥을 연주하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비밥을 "빠른 연주", "블루지한 느낌", "코드 전개와 즉흥 연주에 따른 폭발적이며 열정적인 사운드" 등으로 표현한다면 그의 앨범 <Birth of the Cool>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마치 1930년대 스윙 시대의 이지적인 테너 색소폰 주자 레스터 영의 영향을 받은 듯한 연주를 마일즈 데이비스(tp), 리 코니츠(as), 그리고 제리 멀리건(bs) 등이 들려 줍니다.
그 당시 비밥과 대별하기 위하여 쿨 재즈라는 용어가 사용되었고 이후 이는 하나의 장르가 됩니다.

이 쿨 재즈가 주로 LA와 샌프란시스코 해안에서 활동한 백인 연주자들을 통해 발전합니다. 그래서 쿨 재즈를 웨스트 코스트 재즈로 혼용해서 부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연주자로는 리 코니츠(as), 제리 멀리건(bs), 스탄 게츠(ts), 쳇 베이커(tp, v), 아트 페퍼(as, ts, cl), 주트 심스(ts), 폴 데스몬드(as), 데이브 브루벡(p), 러스 프리먼(p), 치코 해밀튼(d), 쉘리 만(d) 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쿨 재즈의 반대가 있나요?

비밥 혹은 하드 밥이 쿨 재즈와 상반되는 장르입니다. 특히 하드 밥은 뉴욕을 중심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이스트 코스트 재즈라고도 합니다. 그럼 재즈의 장르로 핫 재즈는 없겠지요? 다만 핫한 재즈는 있겠군요.

웨스트 코스트 재즈 = 쿨 재즈, 이성

이스트 코스트 재즈 = 하드 밥, 열정

이렇게 이해하시면 됩니다.


마일즈 데이비스는 <Birth of the Cool>을 통하여 쿨 재즈의 방향을 제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재즈계의 젊은 구루가 됩니다.


1950년대 중반 블루노트에서 연주한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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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1954년 블루노트에서의 데이비스 작품 모음

블루노트는 비밥과 하드 밥의 보물창고와 같은 레코드사입니다.

제이 제이 존슨(tb), 호레이스 실버(p), 케니 클락(d), 아트 블레이키(d), 재키 맥클린(as), 퍼시 히스(b) 등이 참여하였고 사진에 트롬본 주자인 존슨이 보입니다.


1950년대 프레스티지에서 녹음 및 발매한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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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 <The Musings of MIles>, <Walk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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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Dig>, <Miles>, <Quintet/Sextet>, <Collectors' Items>

1956년 발표한 <Dig>은 1951년 녹음했습니다. 1949~1950년에 녹음한 <Birth of the Cool>의 다음 작품인데 쿨 재즈와 사운드가 다릅니다. 하드 밥 연주를 충실히 따르고 있는데 풍성한 사운드를 자랑하는 소니 롤린즈의 테너 색소폰 연주가 뛰어납니다. 1957년 발표한 <Collectors' Items>에는 설로니우스 몽크의 작품인 재즈 발라드 명곡 'Round About Midnight이 있습니다.

1957년 <Bag's Groove>, 1959년 <Miles Davis & The Modern Jazz Giants>

1957년 발표한 <Bags' Groove>는 1954년 녹음하였는데 여기서 백스는 비브라폰 주자인 밀트 잭슨의 별명이고 Bags' Groove는 잭슨이 작곡했습니다. 나머지 네 곡 중 세 곡이 소니 롤린즈 작품입니다. 피아노의 설로니우스 몽크와 호레이스 실버, 베이스에 퍼시 히스, 드럼의 케니 클락... 명연주입니다.

1959년 작 <Miles Davis and the Modern Jazz Giants>는 1954년과 1956년에 녹음하였고 앨범 사진에 있는 참여자는 하드 밥의 올스타입니다. 1950년대 프레스티지에서 발표한 빼어난 앨범입니다.


1956년 존 콜트레인 참여작들: 1957년 <Cookin'>, 1958년 <Relaxin'>, 1960년 <Workin'>, 1961년 <Steamin'>

1956년 데이비스가 퀸텟으로 5월 11일에 <Workin'>과 <Steamin'>을 10월 26일에 <Cookin'>과 <Relaxin'>을 녹음합니다.

존 콜트레인 편에서 언급했듯이 마일즈 데이비스가 콜트레인을 불러 5인조로 작업을 했습니다.

마일즈 데이비스 퀸텟
마일즈 데이비스(tp), 존 콜트레인(ts), 레드 갈란드(p), 폴 챔버스(b, c), 필리 조 존스(d)
쿠킹: 1957년 발표
릴렉싱: 1958년 발표
워킹: 1960년 발표
스티밍: 1961년 발표

콜롬비아 레코드 이전 데이비스를 대표하는 작품들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핫불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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