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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입문편 (6-2)

마일즈 데이비스

by 핫불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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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명의 거장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치모, 듀크, 버드, 트레인, 그리고 어둠의 왕자

루이 암스트롱, 듀크 엘링턴, 찰리 파커, 존 콜트레인, 그리고 마일즈 데이비스

재즈가 장르가 되어 약 반세기가 흐르면서 여러 하위 장르의 재즈가 출연합니다. 이 다섯 거장이 전면에 있었습니다. 특히 데이비스는 비밥 포함 가장 많은 장르를 거쳐가며 여러 시도를 하였고 그 결과 재즈 역사에 남는 획기적인 작품들을 남기게 됩니다.

전편에서는 데이비스의 생애와 콜롬비아 레코드 이전 작품들을 알아봤습니다.

데이비스는 1949년 <Birth of the Cool>을 녹음하여 쿨 재즈의 이정표를 제시합니다.

그럼에도 1950년대 앨범에는 하드 밥 중심의 작품들이 많습니다. 이는 아마도 당시 최고의 하드 밥 연주자들을 불러 모아 그룹을 만들었고 데이비스 스스로도 그런 스타일을 지향한 것으로 보입니다. 작품 발표는 프레스티지, 블루노트, 그리고 콜롬비아를 통해 하였습니다. 바로 전편에서는 블루노트와 프레스티지에서 발매한 앨범을 알아봤습니다.


본격적으로 콜롬비아 중심의 작품들을 따라갑니다.

마일즈 데이비스를 접하다 보면 시기와 멤버에 따라 작품의 구성 및 스타일이 변화합니다. 이는 또한 콜롬비아 앨범들 사이에서도 나타납니다. 콜롬비아에서 1955년부터 1985년까지 5년의 공백기를 빼고 약 25년간 발표를 하였으니 이상한 일은 아니겠지요. 콜롬비아 앨범이 50장이 넘는데 이 중 재즈 역사를 뒤바꾼 작품들이 나오게 됩니다.


드디어 데이비스 작품 세계의 중심에 다다릅니다.

1957년 <'Round About Midnight>, <Miles Ahead>

1957년 앨범 <'Round About Midnight> 그리고 타이틀 곡 'Round Midnight

이 음반은 데이비스의 콜롬비아 레코드 데뷔 앨범입니다.

콜트레인이 테너 색소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Round Midnight은 몽크의 작품이며 그가 피아노 연주를 합니다. 1950년대 후반 데이비스의 대표 작품이기도 하지만 이런 우아한 "자정 무렵"은 흔하지 않습니다.

이후 무수히 많은 뮤지션들이 커버합니다. 연주로 때론 보컬로. 참고로 데이비스는 트럼펫에 뮤트(약음기)를 장착하여 연주합니다. 그의 연주 스타일과 뮤트를 통해 나오는 독특한 음색은 다른 트럼피터와 차이를 보입니다.

1957년 녹음하고 발표한 <Miles Ahead>는 편곡자 길 에반스의 지휘로 진행한 작품입니다. 여기서 데이비스는 트럼펫 대신 훌루겔혼을 사용했으며 트럼펫(5명), 트롬본(4), 호른(3), 튜바(1), 클라리넷(3)이 참여합니다. 이 앨범은 다분히 클래식적 형식을 보이는 쿨 재즈가 되겠습니다.


1958년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잔느 모로와 마일즈 데이비스, 영화 포스터

1958년 발표한 영화 음악 <사형대의 엘리베이터>입니다. 녹음은 1957년 12월입니다. 주연 잔느 모로는 1960년대 프랑스 누벨바그를 대표하는 배우입니다. 사실 데이비스의 음악도 뛰어나지만 이 영화 자체가 아주 훌륭합니다. "영화가 음악이고, 음악이 곧 영화다."라는 어느 평론가의 말이 떠오르는군요.


1958년 <Milestones>, <'58 Miles>

1958년 발표한 <Milestones>은 1959년 <Kind of Blue>와 함께 모달 재즈를 대표하는 작품입니다.

존 콜트레인(ts), 캐논볼 에덜리(as), 레드 갈란드(p), 폴 챔버스(db), 필리 조 존스(d)의 섹스텟 편성입니다.

1958년 녹음한 모달 재즈 <'58 Miles>존 콜트레인(ts), 캐논볼 에덜리(as), 그리고 빌 에반스(P)참여하였고 발매는 1974년입니다.


1959년 <Kind of Blue>, 1960년 <Sketches of Spain>

1959년 모달 재즈 음반 <Kind of Blue>가 나옵니다. 섹스텟 편성이며 존 콜트레인(ts), 캐논볼 에덜리(as), 빌 에반스(p), 윈톤 켈리(P), 폴 챔버스(db), 지미 콥(d)이 참여했습니다. 멤버 구성은 당대 최고입니다.

이 앨범은 데이비스 최고의 작품 중 하나로 꼽히며 전곡 그의 오리지널입니다.

첫 곡 So What부터 마음이 녹아 내립니다.

So What... 그래서?
재미있는 사실은 1970년대 이후 전자 음악에 빠진 데이비스가 한 인터뷰에서 이 앨범 그리고 So What에 대해 "다시 익힌 칠면조 고기같다"라고 혹평을 합니다. 녹음 당시에는 최고의 멤버가 최고의 기량으로 가장 핫한 재즈를 시도했으나 수십년의 지나서는 그런 스타일에 흥미를 잃었나 봅니다.

1960년 발표작 <Sketeches of Spain>은 길 에반스와 함께 작업했고 재즈 장르를 넘나드는 클래시컬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재즈와 클래식이 합쳐진 장르를 오케스트럴 재즈라고 하는데 이 용어에 너무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데이비스의 작품을 접하다보면 "이런 새로운 스타일의 재즈가?" 하는 생각이 종종 듭니다. 이 앨범이 그 중 하나입니다.


1961년 <Someday My Prince Will Come>, <The Complete Blackhawk>

1961년 발표작 <Someday My Prince Will Come>도 멋진 앨범입니다. 앨범에 그의 부인 프랜시스가 보입니다. 1961년 4월 21~22일 샌프란스코 블랙호크 클럽에서 데이비스의 첫 클럽 라이브 녹음이 진행됩니다. 그 공연은 2003년이 되어서야 네 장의 CD로 발매됩니다. 앨범명은 <In Person Friday and Saturday Nights, At the Blackhawk>인데 줄여서 <The Complete Blackhawk>라고 부릅니다. 세 번째 CD의 'Round Midnight을 들어보세요.


1963년 <Quiet Night>, 1964년 <Miles&Monk>, <Miles in Europe>, 1965년 <My Funny Valentine in Concert>

1964~1965년에 세 장의 라이브 앨범도 발표되니 감상에 참조하세요.


1965년부터 마일즈 데이비스의 멤버가 전부 교체되어 2기 퀸텟이 구성됩니다.

마일즈 데이비스 2기 퀸텟
마일즈 데이비스(tp)
웨인 쇼터(ts)
허비 행콕(p)
론 카터(b)
토니 윌리엄스(d)

당시 이들의 나이가 웨인 쇼터 32세, 허비 행콕 25세, 론 카터 28세, 토니 윌리엄스 20세입니다.

1기 퀸텟과 달리 젊은 뮤지션들로 구성되어 다른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1965년 <E.S.P.>, 1967년 <Miles Smiles>, <Sorcerer>

1965년 이후 앨범 커버는 이전 작품의 디자인과 다른 느낌입니다.

어쩌면 젊은 피로 채워진 새로운 퀸텟이라서일까요?

음악도 많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1965년 2기 퀸텟의 첫 앨범 <E.S.P.(초능력)>의 E.S.P.는 웨인 쇼터의 작품입니다. 쇼터는 1970년 웨더 레포트 (Weather Report)라는 밴드를 만듭니다. 이 밴드는 퓨전 재즈를 접하면 반드시 만나게 됩니다.

이 앨범에도 데이비스의 부인이 모델이군요.

1967년에 2기 퀸텟의 두 번째 앨범 <Miles Smiles(웃는 마일즈)>는 다섯 명이 하나가 되어 연주하는 느낌의 탄탄한 작품입니다. 장르는 하드 밥 혹은 아방가르드 재즈에 속합니다.

1967년 2기 퀸텟의 세 번째 앨범 <Sorcerer(마술사)>에는 쇼터의 Prince of Darkness가 있습니다. 마일즈 데이비스 별명입니다.


1968년 <Nefertiti>, <Miles in the Sky>, 1969년 <Filles de Kilimanjaro>

1968년 2기 퀸텟의 네 번째 앨범 <Nefertiti(네페르티티)>는 데이비스의 마지막 어쿠스틱 앨범입니다.

이후 데이비스는 일렉트릭 악기를 도입하여 퓨전 재즈의 길을 개척해 나갑니다.

1968년 발표한 2기 퀸텟의 다섯 번째 앨범 <Miles in the Sky(창공의 마일즈)>에 전자악기가 도입됩니다. 허비 행콕이 전자 피아노, 론 카터가 전자 베이스 기타, 그리고 조지 벤슨이 초대되어 전자 기타를 연주합니다. 비틀즈의 1967년 앨범 <페퍼 상사의 외로운 이들의 클럽 밴드>에 수록된 "Lusy in the Sky with Diamonds"에 대한 존경으로 앨범 제목을 Miles in the Sky로 하였습니다.

1968년 발표한 2기 퀸텟의 마지막 앨범 <Filles de Kilimanjaro>에는 피아노에 허비 행콕과 더불어 칙 코리아가 참여합니다. 칙 코리아는 1971년 퓨젼 재즈 밴드 리턴 투 포에버(Return to Forever)를 만듭니다.


마일즈 데이비스와 그의 2기 퀸텟이 만들어낸 여섯 장의 앨범. 그 이후.

1969년의 마일즈 데이비스는 어떠했을까요?

1969년 <In a Silent Way>

1969년작 <In a Silent Way>는 데이비스의 첫 일렉트릭 앨범입니다.

멤버 구성도 2기 퀸텟과 달리 큰 변화가 있습니다.

일렉트릭 기타에 존 맥글러플린(1971년 마하비쉬누 오케스트라 결성), 전자 피아노와 오르간에 조 자비눌(1970년 웨인 쇼터와 웨더 레포트 결성) 그리고 전자 피아노에 칙 코리아(1971년 리턴 투 포에버 결성) 그리고 허비 행콕(1973년 헤드 헌터스 결성)이 계속 역할을 합니다.

퓨전 재즈 그룹을 말할 때 항상 처음에 언급되는 네 개 밴드의 리더가 모두 <In a Silent Way>에 있었습니다.


재즈와 록의 중간

재즈와 록의 퓨전

초자연주의적이고 명상적인

한편으론 앰비언트 음악같은

...

어떻게 평가하더라도 당시에는 생소한 작품이었을 겁니다.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다음 작품의 길을 열어준 획기적인 앨범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마일즈의 변신
1969년 즈음.
인류가 달에 도착하고 베트남 전쟁은 여전합니다.
젊은 세대들은 록과 펑크에 빠져 있었고 지미 핸드릭스, 슬라이 앤 더 패밀리 스톤, 제임스 브라운 등이 수많은 관객을 동원합니다.
재즈가 정체된 상황에서 록과 펑크가 수많은 관중을 동원하는 사실을 목격한 마일즈는 클럽에서 콘서트로, 어쿠스틱에서 일렉트릭(특히 일렉트릭 베이스)으로 선회합니다.
정장을 하고 연주하던 그의 스타일도 펑크 및 록 가수이자 모델인 베티 데이비스 (1944~2022)를 통해 180도 바뀌게 됩니다.

데이비스의 위대한 두 번째 퀸텟은 어쿠스틱 베이스를 고집하던 론 카터가 탈퇴하자 해체되었고 그는 새로운 멤버를 모아서 문제의 앨범 한 장을 발표합니다.

1970년 그 부두교 주술같은 음산하고 기괴한 전자악기 작품 <Bitehes Brew>를.

1970년 <Bitches Brew>

이 앨범은 퓨전 재즈, 재즈 록, 아방가르드 재즈 등으로 구분됩니다.

1969년 <In a Silent Way>의 멤버에 쿠이카, 콩가, 퍼커션, 드럼, 셰이커, 클라리넷, 일렉트릭 베이스 등의 악기 연주자들이 다수 포진됩니다. 이들은 위에 언급한 네 개 퓨전 재즈 그룹의 핵심 멤버로 활동하게 됩니다.

칙 코리아(전자 피아노), 데이브 홀랜드(베이스), 잭 디조넷(드럼)
잭 디조넷(드럼), 조 자비눌(키보드) / 하비 브룩스(일렉트릭 베이스), 존 맥글러플린(기타) / 레니 화이트(드럼), 짐 라일리(셰이커, 콩가)

재즈를 접하다 보면 유독 이 앨범이 많이 거론됩니다.

왜일까요?

록 음악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서?

록과 재즈를 넘나드는 뛰어난 연주라서?

재즈에 전자악기에 도입해서?

다양한 리듬 악기 사운드가 뛰어나서?

마일즈 이전 작품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아름다움이 있어서?

...


이 모두가 이유있는 질문이라면,

<Bitches Brew>의 뜻은 아마도,

"재즈 짱인 우리가 그냥 연주한다. 알았냐?"

이 정도일 것 같습니다.

"Bitches Brew"는 데이비스의 작품으로 두 번째 곡입니다.

곡목
1. Pharaho's Dance
2. Bitches Brew
3. Spanish Key
4. John McLaughin
5. Miles Runs The Voodoo Down
6. Sanctury
7. Feio(LP 미수록곡)

주요 연주자
마일즈 데이비스: 트럼펫
웨인 쇼터: 소프라노 색소폰
베니 모핀: 베이스 클라리넷
조 자비눌, 래리 영, 칙 코리아: 전자 피아노
존 맥글러플린: 기타
데이브 홀랜드: 베이스
하비 브룩스: 전자 베이스
레니 화이트: 드럼
잭 디조넷: 드럼
돈 알리아스: 드럼, 콩가
짐 라일리: 셰이커, 콩가


때때로 음악은 창작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평가되고 해석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다르게 평가되기도 합니다.

음악을 듣는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이 앨범은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해 줍니다. 이 앨범은 출시 후 논란을 떠나 판매량도 높았고 비평가들의 평가도 우호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재즈를 접하는 님들의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앨범을 접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애증의 앨범 중의 하나였습니다.

듣기 싫을 때도 있었고 어딘가에 처박아 놓은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훌륭한 작품은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됩니다. <Bitches Brew>가 그런 음악입니다.


핫불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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