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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의 역사 (1)

전통 재즈와 스윙 재즈

by 핫불도그

지난 여덟 편의 글에서 재즈 역사를 만들어 간 다섯 명의 거장을 소개하였습니다.

재즈와 친해지곤 싶은데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어떤 음악을 들어야 할지, 어떤 연주자를 선택할지 고민이 되는 시점이 있습니다. 이전 글을 보시면 192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 어느 정도 정리가 될 것입니다만 여전히 부족합니다.

그래서 이번 연작에서는 시대순으로 재즈의 장르를 알아보려 합니다.


전통 재즈, 스윙 재즈, 비밥, 모달 재즈, 프리 재즈, 재즈 퓨전

각각 떠오르는 명인이 있었습니다.

전통 재즈: 루이 암스트롱(사치모)

스윙 재즈: 듀크 엘링턴(듀크)

비밥: 찰리 파커(버드)

모달 재즈, 프리 재즈: 존 콜트레인(트레인)

재즈 퓨전: 마일즈 데이비스(어둠의 왕자)


여기까지는 따라 오셨으리라 생각하고 전통 재즈를 시작하겠습니다.

재즈를 재즈답게 만드는 재료는 무엇일까요?

재즈의 소스
1. 블루스: 형태는 19세기 말까지 변동이 있었으나 1915년경 정형화되면서 출판이 됨
2. 노동요: 부르고 답하기(선창-후창) 형식으로 흑인들이 일하면서 부르던 음악
3. 아프리카 리듬: 노래, 발구르기, 손뼉치기 그리고 반조와 퍼커션에 맞춰 노래하기
4. 랙타임: 유럽 클래식 영향을 받은 피아노 연주곡

재즈에서는 블루스를 장르로 보기보다는 재즈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블루스 음악과는 다릅니다. 또한 리듬&블루스(R&B)도 재즈와 전혀 다른 장르입니다.


재즈, 블루스, 리듬&블루스 모두 다른 음악입니다.

그렇지만 블루스가 재즈의 중요한 재료이기 때문에 어떤 음악을 듣다보면 재즈인지 블루스인지 혼동이 될 수 있습니다. 감상에 있어 중요하진 않습니다만 이를 구분하고자 한다면 그 뮤지션의 음악 스타일이 어떤지 어떤 장르를 추구했는지 확인을 해보면 될 것 같네요.


랙타임은 초기 재즈가 형성되기 전 중요한 역할을 한 음악입니다.

왼손으로 두 박자의 안정적이며 행진하는 듯한 연주를 하면서 오른손으로 템포를 빨리 하면서 리듬을 만들어 냅니다. 영화 <스팅>에 나오는 스콧 조플린의 작품 The Entertainer를 들어보시는게 가장 이해가 빠를 것 같군요.

스콧 조플린 피아노 작품집, 영화 <스팅> 포스터

랙타임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1920~30년대 재즈 피아노 연주 기법인 스트라이드 주법에 기여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피아니스트 아트 테이텀의 연주를 들어보세요. 유려한 연주, 피아노 건반 사이를 활보하는 느낌, 게다가 랙타임의 느낌까지...

아트 테이텀 초기 앨범들

초기 재즈는 어떤 게 있었을까요?

1920년대 루이 암스트롱이 초기 재즈의 기반을 닦아 장르로서의 재즈 형성 및 대중화에 기여했습니다. 오케스트라 혹은 빅밴드에서 솔로 연주의 길을 연 인물이 사치모입니다.

이 1920년대 이전 즉 초기 재즈에서 중요한 지역이 올리언즈입니다. 이 당시의 재즈를 뉴올리언즈 재즈 혹은 딕시랜드 재즈라고 합니다. 딕시랜드는 노예제를 옹호하던 주들을 의미하여 이제는 잘 쓰이지 않습니다.


이 당시 중요한 인물들과 이들이 이끈 밴드들이 있습니다.

트럼펫의 루이 암스트롱
피아노의 젤리 롤 모튼
코르넷의 조 킹 올리버
클라리넷의 시드니 베세
오리지널 딕시랜드 재즈 밴드(ODJB)

ODJB는 Tiger Rag 연주로 유명한 밴드입니다.


사치모의 라이벌이던 시드니 베세의 음악도 멋집니다. 우디 앨런은 자신의 영화에 재즈를 삽입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 베세의 클라리넷 연주가 멋지게 들립니다.

시드니 베세 주요 연주 모음집, 뉴 올리언즈 재즈 모음집

초기 재즈를 핫 재즈라 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쓰이지 않고, 전통 재즈라고 부릅니다. 루이 암스트롱도 전통 재즈라고 할 수 있으며 재즈를 장르로서, 대중화시키고, 솔로 연주를 발전시킨 역할이 커 5대 거장에서 다루었습니다. 트럼펫(코르넷 포함) 주자에 보컬, 밴드 리더 및 작곡가, 그리고 엔터네이너로 다양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 전통 재즈는 수 십년이 지난 1980년대 복고풍의 열풍으로 다시 전면에 등장합니다. 이를 주도한 뮤지션이 윈튼 마살리스이며 이 현상을 재즈 리바이벌이라고 합니다.


루이 암스트롱이 활동하던 1920년대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블루스의 여제라고 불리는 베시 스미스가 밴드에서 리드 싱어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시드니 베세는 클라리넷에서 색소폰으로 바꾸고 연주 활동을 계속 합니다.

피아니스트 플레처 핸더슨이 악단을 만들어 활동합니다.

코르넷과 피아노를 연주한 작곡가 빅스 바이더백도 빠질 수 없겠군요.

듀크 엘링턴도 할렘의 코튼 클럽에서 정기적인 연주를 하면서 입지를 굳히기 시작합니다.

사치모는 핫 파이브(세븐)를 만들어 재즈계 전면에 나서게 됩니다.


이 시대에 재즈의 이동이 중요한 사건이 됩니다.

뉴올리언즈 재즈를 대표하는 인물이 루이 암스트롱, 젤리 롤 모튼, 조 킹 올리버, 그리고 시드 베세 등 4인입니다. 이들이 시카고에서 활동을 하게 되면서 남부의 재즈가 북부로 퍼져 나갑니다. 시카고는 1920년에 처음 라디오 방송을 시작하면서 재즈 발전에 기여합니다.

조 킹 올리버의 크레올 밴드

이즈음 뉴욕이 미국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의 중심이 돼가고 있었습니다.

재즈는 이에따라 뉴 올리언즈에서 시카고로 그리고 다시 뉴욕으로 이동을 합니다.


전통 재즈는 위에서 언급한 뮤지션들과 악단 그리고 대표적인 곡들을 중심으로 감상하시면 되겠습니다.


스윙 재즈로 넘어갑니다.

1930년대를 듀크 엘링턴 중심으로 소개했었습니다. 그 이유는 스윙 재즈의 부흥이었습니다.

1929년 9월 시작된 월가의 증시 폭락에 이어 대공황이 시작됩니다. 이 여파는 1930년대를 지배합니다. 그러나 재즈팬들은 존재했고 대공황에 적응하면서 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합니다. 1935년부터 빅밴드 연주에 따라 춤을 출 수 있는 빠르고 우아하며 파워풀한 스윙 재즈가 연예산업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스윙(swing) 이란?
엇박자에 강세를 넣으면서 리듬감이 강조되고 음이 위아래로 출렁이는 효과를 말합니다.
재즈가 갖는 중요한 특징은 스윙감, 반음계(블루 노트), 즉흥 연주 등입니다.
1930년 전후 뉴욕 코튼 클럽: 캡 캘로웨이 밴드와 듀크 엘링턴 밴드 활동

이 시대를 풍미한 대표적인 뮤지션들입니다.

듀크 엘링톤: 피아노, 악단
베니 굿맨: 클라리넷, 악단
카운트 베이시: 피아노, 악단
지미 도시: 클라리넷, 색소폰, 악단
장고 라인하르트: 기타
콜맨 호킨스: 색소폰
빌리 홀리데이: 보컬
레스터 영: 클라리넷, 색소폰
캡 캘로웨이: 악단
팻츠 월러: 피아노
아트 테이텀: 피아노
테디 윌슨: 피아노
아티 쇼: 클라리넷
빌리 스트레이혼: 피아노, 편곡, 작곡
...

이들의 연주를 감상하시면 어느새 스윙 재즈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주요 뮤지션의 앨범 몇 장만 살펴봅니다.

빌리 홀리데이 <Lady Sings The Blues>, 장고 라인하르트 <Djangology>

스윙 시대 3대 디바 중 한 명인 빌리 홀리데이의 1956년 대표작 <Lady Sings the Blues> 입니다. 레이디 데이라 불리는 홀리데이는 레스터 영과 소울 메이트로 유명합니다. 그의 깊이 있는 목소리는 우수와 애환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 앨범은 보컬 재즈 또는 블루스라고 할 수 있으며 스윙 재즈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다만 홀리데이가 스윙 시대에 악단과 함께 활약한 가수였다는 사실을 상기하시고 그의 작품을 두루 찾아보시면 되겠습니다.

재즈 기타의 역사를 말할 때 맨 앞에 있는 뮤지션이 장고 라인하르트입니다. 스윙 재즈 또는 집시 재즈를 연주한 라인하르트의 대표곡 모음집이 <Djangology(장골로지 또는 장고학)>입니다. 스테판 그라펠리가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리듬 섹션 트리오(피아노, 더블 베이스, 드럼)가 가세한 퀸텟 편성입니다. 라인하르트의 기타 주법과 이 앨범명은 록을 포함한 많은 기타리스트들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benny goodman.jpg
배니 굿맨 <Live at Carnegie Hall>, 카운트 베이시와 그의 오케스트라 <The Automic Mr. Basie>

스윙 시대를 대표하는 클라리넷 주자이자 밴드 리더인 배니 굿맨은 스윙의 왕이라 불립니다. 특히 1938년 1월 16일 뉴욕 카네기 홀에서의 실황 <Live at Carnegie Hall>은 스윙 재즈의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만일 스윙 재즈를 시작하고자 한다면 이 앨범은 멋진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스윙 재즈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이자 밴드 리더인 카운트 베이시는 1935년 그의 악단을 만들어 레스터 영 등 뛰어 뮤지션들을 포용하며 50년간 운영합니다. 1958년 발표한 앨범 <The Automic Mr. Basie>을 들으면 베이시의 피아노 스윙감과 빅 밴드의 매력에 빠지게 됩니다. 이 작품은 1959년 열린 제 1회 그래미에서 최우수 재즈 연주 부문과 댄스 밴드 부문 트로피를 거머집니다.

콜맨 호킨스 <Body & Soul>, 레스터 영 <Lester Young Trio>

콜맨 호킨스는 테너 색소폰 계보의 선두에 있는 연주자로서 이 악기가 재즈에서 중요한 위치로 자리매김하는데 기여하였습니다. 앨범 <Body & Soul>은 1939부터 1956년 사이의 연주곡 모음집입니다. 그의 스윙 연주를 만끽할 수 있는 대표작입니다.

또 한 명의 테너 색소폰 연주자가 있습니다. 부드럽고 유연한 음색으로 쿨 재즈 스타일의 원조라고도 평가받는 레스터 영입니다. 1951년 앨범 <Lester Young Trio>는 냇 킹 콜(피아노)과 버디 리치(드럼)가 참여했습니다. 최고의 연주자들로 구성된 1946년 녹음입니다.


스윙 재즈 혹은 스윙은 플로어에서 춤을 출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 된 장르입니다. 그러므로 감상에 있어 우리 귀에 매우 흥겹게 다가 옵니다. 스윙 재즈 시절의 음반은 상당히 많습니다. 위에 언급한 뮤지션들과 앨범들을 참조하시어 즐거운 재즈 생활하시기 바랍니다.


한편 이러한 스윙의 발전과 부흥 저편에서는 새로운 연주 방식을 창조해 나간 젊은 뮤지션들이 등장합니다. 바야흐로 비밥의 시기가 도래하여 모던 재즈의 르네상스가 형성됩니다.


다음 편은 1940년대 비밥입니다.


핫불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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