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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입문편 (6-3)

마일즈 데이비스

by 핫불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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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서 재즈 역사의 분기점이 되는 1969년과 1970년 그리고 마일즈 데이비스의 작품을 알아봤습니다.


이번 글은 1971년부터 말년까지의 활동 작품 소개입니다.


1971년 2월 앨범 <Jack Johnson>이 출시됩니다.

1971년 <Jack Johnson>

잭 존슨은 1908~1915년 세계 헤비급 챔피언이었으며 최초의 아프리카계 미국 복서입니다.

복서 존슨의 삶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 데이비스가 복싱을 한 사실을 안 다면 존슨에 대한 추모 앨범도 이해가 될 수 있겠지요. 또한 데이비스는 존슨이 야기한 당시 인종 차별 이슈에 관심을 갖고 이를 음악으로 만듭니다. 그런데 재즈 록, 하드 록, 그리고 펑크로 구분되는 이 앨범이 아주 뛰어납니다.

라인업을 보시죠.

마일즈 데이비스: 트럼펫
스티브 그로스먼: 소프라노 색소폰
존 맥글러플린: 기타
소니 샤록: 기타
허비 행콕: 오르간
칙 코리아: 일렉트릭 피아노
베니 모핀: 베이스 클라리넷
마이클 핸더슨: 일렉트릭 베이스
데이브 홀랜드: 일렉트릭 베이스
잭 디조넷: 드럼
빌리 코브햄: 드럼
브록 피터스: 내레이션

수록곡은 Right Off, Yesternow 두 곡이고 데이비스의 오리지널입니다.

Yesternow는 제임스 브라운의 1968년 발표곡 "Say It Loud - I'm Black and I'm Proud"의 베이스 라인을 따왔습니다. 존슨이 촉발한 정치적, 사회적 반향, 그리고 그와 관련된 사건들(KKK 살해 위협, 백인 와이프들 등), 흑인으로서 겪은 존슨의 삶은 아마도 데이비스와도 유사했을지 모릅니다.


1971년 11월 <Live-Evil>을 발표합니다. 앨범명은 생명과 악마라는 의미입니다. 독일계 프랑스 화가인 마티 클라르바인이 그린 앨범 커버에는 뱃속의 아이가 있고, 앨범 뒷면에는 악마로 형상화한 두꺼비가 그려져 있습니다. 라이브와 스튜디오 녹음을 포함한 이 작품은 데이비스의 재즈 퓨전 작품들 중 반짝이는 명연입니다. 또한 국내에 많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키스 자렛이 전자 피아노와 전자 오르간을 연주합니다. 자렛은 이후 몇 장의 데이비스 앨범에 참여한 뒤 자신의 솔로, 트리오, 쿼텟 작품을 만들며 1980년대부터 2018년 공식 활동까지 손 꼽히는 재즈 피아니스트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1972년 이후 주요 발표작입니다.

1972년 <On the Corner>
1973년 <Black Beauty> 라이브 앨범, <In Concert> 라이브 앨범
1974년 <Big Fun>, <Go Up with It>
1975년 <Agharta> 라이브 앨범
1976년 <Pangaea> 라이브 앨범

이 기간에는 몇 장의 실황 앨범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데이비스 음반은 녹음 연도와 출시 연도의 차이가 많습니다. 몇 년 후에 발표하기도 하고 녹음 연도가 다른 작품들을 묶어 출시하기도 하니 음악이 오히려 거꾸로 가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녹음 연도를 확인해 보세요.

데이비스는 밥 이후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지만 이전 장르로 회기하는 일을 거의 없습니다.

1972년 <On the Corner>, 1974년 <Big Fun>
1975년 <Agharta>, 1976년 <Pangaea>

1975년 2월 1일 일본 오사카 실황 공연은 주목할 만합니다.

오후 공연은 1975년 7월 <아가르타>라는 앨범으로, 저녁 공연은 1976년 <판게아>라는 이름으로 출시됩니다. 아가르타는 전설 속의 지하도시이고, 판게아는 모든 대륙이 합쳐져 있던 초대륙을 의미합니다.

꾸준히 마일즈 데이비스 작품을 접하시다가 그의 퓨전 재즈를 더 느끼고 싶을 때 이 두 실황 앨범을 추천합니다. 특히 하드 록이나 펑크(funk, punk)를 좋아하시는 님들께 강추입니다.


1975년 이후 데이비스는 건강 악화로 5년간 활동을 접습니다.

1975년 2월 일본 공연, 7월 뉴포트 재즈 페스티벌, 9월 섀퍼 뮤직 페스티벌을 끝으로 공백기가 시작됩니다. 이 배경에는 알콜, 마약, 여성 문제가 얽혀 있었고 건강도 악화됩니다.

1975년부터 1980년 초까지 트럼펫을 전혀 들지 않았고 아파트에서의 칩거가 시작됩니다.

1975년 이후 나온 앨범은 5년간의 공백기 이전에 녹음한 작품이 되겠습니다.

1976년 <Water Babies>
1977년 <Dark Magus>
1978년 <Circle in the Round>
1981년 <Directions>

그리고 1981년 5년의 공백기를 끝내고 음악에 복귀합니다.

이 배경에는 배우인 시슬리 타이슨 (1924~2021)이 데이비스를 보살피면서 창작활동에 대한 격려를 한 게 주효했습니다. 데이비스는 타이슨과 1981년 결혼하였고, 젊은 멤버들을 모아 에이버리 피셔 홀에서 복귀 공연을 갖게 됩니다.

1981년 <The Man with the Horn>
1982년 <We Want Miles>
1983년 <Star People>
1984년 <Decoy>
1985년 <You're Under Arrest>

1981년 발표한 복귀작 <The Man with the Horn>마커스 밀러(베이스), 빌 에반스(소프라노 색소폰), 로버트 어빙 III와 랜디 홀이 신시사이저를 담당했습니다. 색소폰의 빌 에반스는 피아니스트 빌 에반스와 다른 사람입니다. The Man with the Horn은 어빙과 홀이 작곡했는데 보컬을 홀이 맡고 있습니다. 팝적인 사운드가 많이 가미되었습니다. 1983년 <Star People>에는 전자 기타에 존 스코필드가 처음으로 참여합니다.


1985년 앨범 <You're Under Arrest>는 매우 팝적이다 못해 신디 로퍼의 Time after Time마이클 잭슨의 Human Nature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첫 곡 One Phone Call/Street Scenes에는 네 명의 목소리가 나오는데 스팅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앨범 즐겨 듣습니다. 비록 이전 작품들에 비해 차이가 있고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어도 60세의 데이비스는 여전한 것 같습니다. 이 앨범을 마지막으로 1955년부터 협력한 콜롬비아 레코드와는 결별합니다.


콜롬비아 이후에는 워너 브라더스에서 작품 활동을 합니다.

1986년 <Tutu>
1989년 <Amandla>
1989년 <Aura>
1992년 <Doo-Bop>
1993년 <Miles&Quincy Live at Montreux>
1986년 <Tutu>, 1989년 <Amandla>

1986년 발표한 앨범 <투투>는 남아공 인종 차별의 정책에 맞선 대주교 투투를 가리킵니다. 마일즈의 인종차별에 대한 견해가 반영된 작품이기도 하지만 그 스스로 신시사이저나 샘플링을 처음으로 사용한 멋진 작품입니다. 마커스 밀러가 베이스를 담당했습니다.

1989년 발표작 <아만들라(권력)>는 두 곡을 제외한 나머지가 마커스 밀러의 작품입니다.

Mr. Pastorius라는 발라드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1987년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베이스 기타리스트 자코 패스토리어스를 추모하는 곡인데 밀러의 베이스와 데이비스의 트럼펫이 평행선을 달리다가 만나는 느낌을 줍니다.

앨범이 데이비스의 마지막 스튜디오 작품입니다.


1989년 <Aura>, 1993년 <Miles & Qunicy Live at Montreux>

1989년에는 <아우라>도 발표합니다. 녹음은 1985년에 했습니다. 데이비스의 아우라를 상징하는 9개의 색깔을 9개의 악장으로 만들고 1개의 인트로를 합쳐 10개의 곡으로 만들었습니다. 작곡은 덴마크 트럼피터이자 작곡가인 팔레 미켈뵈르그가 하였고, 레코딩에는 덴마크 베이스 주자 닐스-해닝 외스테드 피더슨(NHOP 또는 닐스 피더슨으로 칭함) 그리고 존 맥글러플린이 다시 기타를 담당합니다. 클래식, 재즈, 록, 일레트로닉 등의 다양한 장르가 합쳐져서 데이비스의 아우라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앨범이 데이비스 생전의 마지막 음반입니다.

마일즈 데이비스는 1991년 9월 28일 캘리포니아 자택 부근 병원에서 폐렴과 뇌졸중 합병에 따른 호흡부전으로 세상과 작별합니다. 그의 나이 65세였습니다.


이상 여덟 편에 걸쳐 재즈 역사를 창조해나간 다섯 명의 거장을 만나보았습니다.

다음 시리즈는 재즈의 역사입니다. 주요 장르, 스타일 그리고 뮤지션 중심으로 소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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