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와 대표작
보컬 재즈와 스캣
재즈의 중요한 악기인 보컬.
또한 재즈의 하위 장르로 감상의 대상이 되는 보컬 재즈.
재즈 싱어들이 자신만의 스타일로 노래를 부릅니다.
그러다 중간에 스캣(scat)을 합니다.
다, 두, 디, 밥, 비, 샤밥, 슈, 우, 웁, ...
특별한 뜻이 없는 음절을 즉흥적으로 흥얼거림으로써 악기의 임프로비제이션과 유사한 연주를 전개합니다.
스캣을 클래식 재즈(초기 재즈, 전통 재즈, 뉴올리언즈 재즈, 딕시랜드 재즈)의 대표 싱어이자 트럼피터인 사치모가 만들었다고도 하지만 진위를 떠나 그가 스캣을 대중화시킨 사실은 분명합니다.
재즈 보컬리스트가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스캣
관악기의 솔로 및 즉흥 연주에 비견될 수 있는 스캣
보컬 재즈에 비하여 쉽지 않은 이 테크닉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대부분 재즈 싱어로서 이름을 날렸으며 보석 같은 스캣을 들려줍니다.
이 글은 열 명의 재즈 보컬이 들려주는 스캣 10선입니다.
순서: 아티스트, 곡, 발표연도 및 편성, 앨범명, 해설
One, Two, One Two, Take it away!
루이 암스트롱(1901~1971)
Heebie Jeebies
1926, 퀸텟
Original Recordings 1925~1930
팝스는 전통 재즈를 확립한 인물입니다. 트럼펫 연주 테크닉을 끌어올렸고 보컬 재즈에 있어서도 큰 업적을 남겼습니다. 만능 엔터테이너로서의 광폭 주행은 사치모로 하여금 후배 뮤지션들이 창조한 비밥에 눈을 돌리지 않게 하였습니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묵묵히 고수하여 롱런한 장인이기도 합니다. 암스트롱의 초기 레코딩은 1920년대 중반 이후이며 반려자이자 피아니스트인 릴과 만든 밴드 핫 파이브(세븐)를 통해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의 스캣도 물론입니다.
디지 길레스피(1917~1993)
Oop-Pop-A-Da
1947, 쿼텟
Diz ‘n’ Bird at Carnegie Hall
재즈사에 있어 길레스피를 몇 가지 키워드로 요약한다면 '비밥의 탄생', '아프로-큐반 뮤직의 도입', '버드와의 명연', '현란한 트럼펫 연주' 정도가 될 것입니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하지면 그의 보컬입니다.
버드의 평생 절친으로 파커를 챙겼던 디즈는 친구와의 협연에 있어서 최고의 트럼펫-색소폰 명연을 연출합니다. 뛰어난 패션 감감과 속사포처럼 불어제끼며 보여주는 불룩한 볼 그리고 낙천적이고 가정적인 인생 여정. 정반대에 있는 버드와의 우정. 극과 극은 통하는 것일까요?
사라 본(1924~1990)
All of Me
1957, 쿼텟
Swingin’ Easy
스윙 재즈 시절 세 명의 디바가 있습니다. 빌리 홀리데이, 엘라 피츠제럴드, 그리고 사라 본. 이들은 목소리, 스타일, 작품에 있어 선명하게 대별됩니다. 그리고 보컬 재즈의 정상에 오릅니다. 세시가 1954년 머큐리로 이적하여 1960년까지 그를 대표하는 앨범을 발표합니다. 이 앨범은 머큐리 이전 엠알씨에서 녹음한 작품으로 앨범명은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스윙? 참 쉽지요. 게다가 스캣은? 더 쉽지요. 왜? 사라 본이니까요.
아니타 오데이(1919~2006)
Them There Eyes
1957, 퀸텟
Anita Sings The Most
비밥과 쿨 재즈를 보여준 송 스타일리스트 오데이의 짧은 음 중심의 리드미컬한 발성은 감상자에게 강하게 느껴집니다. 또한 기존 싱어들의 모습에서 드러나는 스테레오타입을 탈피하여 주도적인 모습으로 무대에 섭니다. 그의 노래와 모습은 레드 와인의 쉬라즈와 닮았다는 느낌이 듭니다. 1952년 데뷔 앨범을 발표한 오데이는 약 10년간 노만 그란츠의 음반사(클레프, 노그란, 버브)를 통하여 수작을 발표합니다. 추천작은 이 시기 그리고 오데이 음악 경력 전반에 걸쳐 가장 뛰어난 성과물입니다. 스캣도 마찬가지입니다.
쳇 베이커(1929~1988)
It Could Happen to You
1958, 쿼텟
(Chet Baker Sings) It Could Happen To You
쿨의 왕자. 출중한 트럼펫 연주, 우수와 낭만의 보컬. 1950년대 퍼시픽 재즈를 통해 멋진 연주 앨범을 발표한 베이커가 1958년 이후 프레스티지에서 작품 활동을 합니다. 이 추천작은 그 서막에 해당하며 베이커는 노래도 합니다. 리듬 섹션은 케니 드류(피아노), 샘 존스(베이스), 필리 조 존스(드럼) 등으로 베이커의 트럼펫 연주와 잘 어울립니다. 베이커의 스캣은 다른 보컬리스트들과 확실히 다릅니다. 특별한 기교없이 낮게 천천히 연인에게 들려주는 시와 같이... 우수에 찬 쿨의 왕자다운 연출입니다.
엘라 피츠제럴드(1917~1996)
How High The Moon
1960, 퀸텟
Ella in Berlin: Mack The Knife
재즈의 여왕으로 불리는 피츠제랄드는 데카와의 계약이 종료된 후 프로듀서 노만 그란츠가 설립한 버브로 옮겨 명작을 다수 발표하게 됩니다. 그란츠는 엘라를 염두하여 버브를 만들었고 이후 이 신생 음반사는 보컬 재즈와 모던 재즈의 보고가 됩니다. 버브 시절 엘라의 대표작으로는 사치모와의 공동작 그리고 사진에 있는 베를린 실황을 꼽을 수 있습니다. 피츠제랄드의 능력은 라이브 연주에서 더 돋보이는데 이 실황은 그중 백미인 작품으로 1999년 그래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습니다. 만일 엘라의 작품을 시작한다면 이 앨범은 탁월한 선택입니다. 그의 스캣은 어느 악기도 누구의 보컬도 따라올 수 없는 최고의 경지임을 보여줍니다.
루이 프리마(1910~1978)
I Wanna Be Like You
1967, 솔로(듀오)
The Jungle Book
이탈리아 시칠리아계 조상을 둔 프리마는 뉴올리언즈에서 태어난 트럼피터이자 보컬리스트입니다. 초기 재즈, 스윙, 점프 블루스를 거쳐 R&B, 록앤롤, 부기우기, 이탈리아 전통 음악 등을 포용하며 연주자 및 엔터테이너로 인기를 얻습니다. 한편 1960년대 왕성한 활동을 하던 프리마가 디즈니 애니메이션 정글 북에 목소리 캐스팅이 됩니다. 역할은 원숭이들의 왕인 오랑우탄 루이역이었고 그가 부른 "아이 워너 비 라이크 유"는 영화의 성공과 더불어 히트 곡이됩니다. 그 이유는? 프리마의 보컬과 스캣!
멜 토르메(1925~1999)
Lady Be Good
1978, 빅밴드
Together Again: For the First Time
버디 리치는 재즈북 2권 드러머 편에서 소개해드린 명연주자로 1919년 브루클린 생입니다. 벨벳 포그라는 별명의 멜 토르메는 우수에 찬 비단결 목소리로 유명한 재즈 싱어 겸 배우로 1925년 시카고 생입니다. 이 둘은 수십년간 친구로 지내왔으며 뒤늦게 공동작을 발표하게 됩니다. 멜 토르메의 보컬 및 편곡, 버디 리치의 드럼, 그리고 행크 존스 포함 15인으로 구성된 버디 리치 빅밴드의 협연입니다.
1999년 <When I Found You>라는 타이틀의 CD로 재발매 되었습니다.
마크 머피(1932~2015)
Bebop Lives (Boplicity)
1981, 섹스텟
Bop for Kerouac
1950년대 미국의 비트 운동을 주도한 작가 잭 케루악. 1951년 4월 집필한 소설 <길 위에서>로 비트의 상징이자 명작가의 반열에 오릅니다. 케루악은 열성적인 재즈팬이었습니다. 30년이 흘러 혁신적인 즉흥 보컬을 들려주는 마크 머피가 뉴욕의 방파제에 앉아 케루악의 소설을 읽으며 감명을 받습니다. 라이프 스타일을 완전히 뒤바꾼 이 작품을 통해 머피는 비밥을 창조한 버드를 형상화시킵니다. '비밥-버드-비트 운동-길 위에서-케루악'으로 이어지면서 매우 독창적인 앨범이 탄생합니다. 머피가 섹스텟(알토: 리치 콜, 기타: 부르스 포맨, 빌 메이스: 키보드, 밥 매그너슨: 베이스, 로이 맥커디: 드럼)과 함께 합니다. 마일즈 데이비스와 길 에반스가 작곡한 첫 곡 "비밥 라이브(밥플리시티)"에서 머피의 유연한 보컬과 스켓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커트 엘링(1967~)
The Messenger
1997, 쿼텟(퀸텍, 섹스텟)
The Messenger
시카고 태생인 엘링은 1995년 블루노트를 통해 데뷔 앨범을 발표하였고 2000년대 후반 콩코드를 통해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23년 현재 뛰어난 남성 재즈 보컬이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2010년대를 평정한 그레고리 포터(1971~)와 커트 엘링을 먼저 꼽을 수 있습니다.
사진은 엘링의 2집입니다. 보컬과 리드 섹션 트리오의 쿼텟을 기본으로 일부 곡에 트럼펫 또는 테너 색소폰이 추가됩니다. 앨범명이자 대표곡인 "더 메신저"는 엘링과 에드워드 피더슨(테너 색소폰)의 공동작입니다.
위의 앨범들은 모두 명연입니다. 스캣 송을 떠나 가까이 두고 감상하신다면 보컬 재즈의 심연에 빠져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위의 싱어들은 재즈 보컬을 대표하기도 하지만 트럼펫과 보컬을 둘 다 잘하는 연주자들이 꽤 됩니다. 루이 암스트롱, 디지 길레스피, 쳇 베이커, 그리고 루이 프리마.
엘라 피츠제럴드와 사라 본은 빌리 홀리데이와 함께 스윙 이후 보컬 재즈를 대표하는 3대 (흑인) 여성 싱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여기에 이들과 대별되는 웨스트 코스트 쿨 재즈 스타일의 아니타 오데이가 있습니다. 오데이의 보컬 재즈는 개인적으로 추천합니다. 오데이와 동일선상에 있는 웨스트 코스트 (남성) 보컬이 멜 토르메입니다. 부드럽고 우아하고 그윽한 토르메의 보컬은 "'Round Midnight"에 잘 어울립니다. 또한 그의 스캣 송이 얼마나 대단한지 들어보시면 압니다. 마크 머피는 도회적인 목소리 좀 과장되게 표현하면 맨하탄 트랜스퍼 멤버들을 한 데 합쳐놓은 그런 노래와 스캣을 들려줍니다. 커트 엘링은 10인 중 가장 후배 보컬리스트입니다. 그의 작품은 기회가 되면 천천히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핫불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