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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반짝 빛나는 Feb 03. 2022

눈이 펑펑 내린 설날의 추억

아이들과 함께한 그 모든 날이 눈부셨다.-눈사람 아저씨-


기다리고 기다리던 눈이 내렸다. 밤새 내려 제법 였다.


직장 다닐 때만 해도 눈 내리는 날은

왕초보 운전인 내가 초긴장을 하며 엉금엉금 아이들을 데려다주고 손에 진땀을 며 비상 깜빡이를 틀고 출근을 했었다.


따뜻한 남쪽에 살다가 경기도로 이사오니 어쩜 이리도 눈이 많이 오던지...

겨울에 눈이 내린다는 일기예보를 볼 때면 전날부터 한숨 쉬며 다음날 아침을 걱정했다.


하지만,

이제 나는 직장을 다니지 않는다.

아하하하하^^


지난겨울 품절로 미리 준비해 놓지 못한 눈 집게가 못내 아쉬워 겨울이 오자마자 야심 차게 준비한 '6종 세트 눈 집게'와 여름에 분리수거함에 있는 눈썰매를 냉큼 들고 와 씻어두었다.


눈 이어 어서 오라!

내가 두 팔 벌려 너를 환영한다.

아하하하하^^


코로나로 시댁에 가지 못하고 집에서 맞이하는 설 전날 밤부터 눈이 내리더니 설날 아침에 제법 쌓였다.

눈을 뜨고 커피를 한잔하고 흩날리는 눈을 바라보니 글이 쓰고 싶어 노트북을 켜고 아이들이 일어나기를 기다렸다.


1호가 일어났다.

이어서 2호도 일어났다.

그리고

오늘 우리 집 하숙생이 휴일이라 마침 집에 계신다.

썰매를 끌어 줄 루돌프가 필요했는데 모든 것이 완벽했다.




따뜻하게 무장하고 집을 나섰다.


눈을 밟으니 뽀득뽀득 소리로 반갑게 인사한다.

뽀드득 소리를 들으며 1호가 이야기했다.


"눈을 밝으면 뽀드득 소리가 왜 나는 줄 알아?

쌓인 눈 사이에 공기가 있는 거지, 그런데 발로 밟잖아? 그러면 옆으로 공기가 빠져나가겠지?  

그때 공기가 삐져 나가면서 나는 소리야, 뽀드득이!"


옆에 있는 아빠 왈,

"헛? 그런가? 신발이랑 눈이 부딪히는 마찰 소리 아냐?"


음, 내가 듣기로는 아들의 논리가 더 설득되는 듯.

더 좋은 생각이 났다고 이야기하는 아들.


"하늘에서 천사가 눈이 되어 내려왔는데 그런데 자기를 밟으니까, 밟지 마! 밟지 마!(뽀드득) 뽀드득(밟지 마!)!!!

외치는 거 아니야? 헉!"


아빠가 밀어주는 눈썰매를 정말 신나 했다.

두 명을 태워도 거뜬하다.


눈 집게로 작년에 못다 한 한을 풀었다. 정말 이런 오리 집게는 누구의 아이디어 일까?

마냥 신난 아이들은 눈을 마구마구 찍어 냈다.

그리고 신나는 눈싸움 한판이 벌어진다.

"와~!

눈 내리는 날 그네를 타는 이 기분이야 말로 진정한 겨울의 맛이야!"

라고 외치며 하늘을 나는 우리 집 1호



장갑을 벗더니 아빠와 체온을 나누는 아들.


진정한 눈썰매를 만든다며 썰매 위에 눈을 뿌리고 노는 아이들.


TV 광고를 언제 봤는지 자기가 만든 눈사람을 집에 들고 가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여름에 꺼내보면 안 되겠냐는 우리 집 2호.


눈사람을 만들어 놓고 정말로 친구처럼 마음이 쓰였는지 다음날 되면  꼭 다시 가서 눈사람이 있는 곳에 가 본다.

그런데 늘 자연스레 녹은 게 아니라 누군가 차거나 부수고 간 자국이 선명해서 속상해한다.

<눈사람 아저씨. 레이먼드브릭스. 마루벌>

''함박눈이 내리는 겨울밤, 낮에 만든 눈사람이 집으로 찾아왔어요. 그리고 둘만의 환상적인 마법 여행이 시작되었어요.''


*내가 만든 눈사람이 정말 살아 있다면? 

꾸준한 스테티 셀러로 사랑받는 고전 동화  '눈사람 아저씨'

눈 내리는 날 눈사람을 만들고 나니 떠오르는 사랑스런 동화책!

없는 그림 동화로 아이들을 상상의 세계로 초대  동화책을 살포시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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