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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 still May 02. 2022

요가를 하면 왜 기분이 좋을까?

주의 전환과 관찰자 입장

요가 수련을 하고 나면 기분이 좋다. 힘든 일정으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요가 수업에 참석하러 간다. 요가원 3층까지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면서 나도 모르게 아이고아이고 소리가 입 밖으로 나오고 오늘은 그냥 대충대충 하다가 가야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막상 요가 매트 위에 올라서서는 나도 모르게 집중을 하고 수업에 참석한다. 오늘은 대충 하려고 했는데 꽤나 열심히 수업을 들었네 라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온다. 


집중의 시작은 매트에 명상 자세를 하고 앉아 내 호흡을 바라보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며 나 자신을 차분하게 내려놓는다. 마치 시원한 찬물이 머리 위 쪽에서부터 쏟아져 신체 내부를 상쾌하게 적셔주는 것과 같은 기분이다. 그리고 두 손을 모아 "나마스떼" 인사를 하면 더더욱 그러하다. 


나마스떼 (Namaste, नमस्ते)는 Namaste (Namas + te)의 산스크리트어 합성어이다. 


 

Namas는 숭배하다, 흠모하다는 뜻이며 Te는 당신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인도의 인사가 나마스떼인데 나는 당신을 숭배합니다라는 뜻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이 Te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Te는 우리 모두의 내면에 이미 기거하고 있는 신을 뜻하며 그리하여 나마스떼는 당신 내면의 신께 경배하다는 뜻이다. 


그러고 나서 가벼운 몸풀기로 아사나 수업을 시작하는데 나도 모르게 하다 보면 대충대충 하겠다는 마음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참으로 열심히 한다. 열심히 한다는 것이 100%의 능력을 발휘하며 아사나 자세를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내 아사나 자세가 바른 자세인지, 호흡은 내쉬는지 들이마시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내 감정이 어떤 상태인지 등을  알아차리다 보면 어느새 수업이 끝나고 나는 다른 생각을 할 틈도 없이 수업이 끝난다. 나 오늘 대충 하려고 했는데 열심히 했네라고...



아사나 수련을 하면서 느끼는 것이 주의 전환에 도움이 많이 된다는 것이다. 주의(Attention)는 어떤 한 곳이나 일에 관심을 집중하여 기울인다는 것이다. 가끔씩 생각이 너무 많고 내가 생각의 폭풍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때가 있다. 


일상생활에서는 여러 가지 일들이 참으로 많다. 그런데 큰일들 보다는 말로 굳이 내뱉을  필요까지는 없지만 미묘한 감정들이 발생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그런 생각들이 나를 끊임없이 괴롭히곤 한다.  내 의도와는 상관없이 무수한 생각들이 쉴 새 없이 지나간다. 그런 생각의 폭풍이 지나가는 것을 바라볼 수 있으면 다행이기도 하다. 어떤 경우에는 그 생각들을 바라볼 수도 없을 때도 있다. 그저 그 생각들에 지배당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어떤 한 가지 것에 묶여 있을 때는 내 주의가 고갈되어 버린 상태이다. 


주의 고갈상태가 되면 주의를 전환하기 위해 우리는 많은 것들을 한다. 여행을 가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기도 하고, 친구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해보기도 하고, TV를 보거나 아니면 아예 잠을 청하기도 한다. 


내 경험으로 보았을 때 아사나 수업은 내 주의를 전환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아사나 수련을 하면 내 주의가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된다. 내 아사나 자세를 점검하고 호흡을 점검하고, 이렇게 아사나 자세를 하고 있는 나 자신을 관찰자 입장으로 바라본다. 


관찰자 입장에서 바라본다는 것은 엄청난 힘이다. 관찰자 입장이란 깨어있으면서 나 자신에 집중되어 있는 상태를 말하며 내가 느끼기에는 잠시 내 주의가 내 육신에서 나와 2-3 발짝 떨어져서 나를 바라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 아! 내 아사나 자세가 지금 흐트러져 있구나! 하체에 더 힘을 싣고 팔을 더 힘껏 뻗어보자 

역시 수업 오기 전에 밥을 먹는 것이 아니었어. 다음 시간에는 꼭 공복으로 수업에 참석해야지

아! 이 자세를 할 때는 숨을 내쉬어야지 

지금은 내 호흡이 빨라진 상태이구나 

내가 지금 수업 중에 옆 사람의 자세를 보고 내 자세와 비교하고 있구나 

다시 내 자세에 집중해야겠다. 

등등..... "



이렇게 아사나 수련을 하다 보면 힘이 들어가지 않고 편안한 상태로 수련을 마치고 나는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수업 끝에 다시 바른 자세로 앉아 "나마스떼!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인사를 하고 수업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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