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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 still Jun 08. 2022

프라나에 대한 아름다운 정의

리시케쉬에서 만난 답변

도대체 프라나가 뭐냐고 물어본다. 참으로 정의하기 어려운 단어이다. 나는 요가를 공부하면서 인도에서 프라나에 대한 질문을 몇몇에게 한 적이 있다. 수련을 하고 요가를 공부하면 할수록 더 어려워지는 단어가 프라나라는 단어이다. 프라나라면 많은 사람들이 호흡수련의 일부로 알고 있다. 


프라나가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가장 간단한 답변은 "Life Force, 생명의 진수"라는 답변이다. 그 외에 프라나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프라나에 대한 아름다운 이야기 하나가 떠오른다. 


오래전 인도 리시케쉬 지금은 너무 많이 변해 버린 곳이다. 그때 나는  요가니케탄이라는 아쉬람에 머무르고 있었다. 요가를 배운다기보다는 요가의 성지를 구경하러 온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차 한잔 마시고 강가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던 때였다. 


인도 요가니케탄 아쉬람에서 나오면 바로 옆에 강가에 곧 쓰러져갈 것만 같은 조금만 가게가 있었다. 짜이와 과자와 간단한 과일을 팔고 맛있는 채식빵을 팔 던 곳이었다. 아나사 수련을 마치고 짜이 한잔 마셔야지 또는 책 좀 보러 가야지 하는 마음으로 갔다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면 시간이 훌쩍 흐르는 곳이었다. 짜이 한잔을 마시고 배가 고파지면 바나나와 채식 빵을 주문해서 먹던 곳이었다. 

인도의 아쉬람 생활의 가장 기본 원칙은 침묵(Mouna)이기에 아쉬람 내에서는 그저 눈으로만 인사를 하지만 그곳에서는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가고 했던 사랑방 같은 곳이었다. 침묵이라는 것을 이해하기 전이었기에 나는 아쉬람 내부보다는 그 조그만 가게를 더 좋아했었는지도 모른다. 



어느 나라에서 온 사람인지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지만 요가라는 주제 하나로 금방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곳에서 만났던 사람들 중에 인상 깊었던 사람이 있다. 


은발의 머리가 참 잘 어울렸던 젠틀한 분위기의 50대 남자분! 자신은 요가를 가르치는 사람은 아니라고 했다. 다른 직장을 가지고 있고 혼자서 아사나 수련을 하다 보니 가까운 지인들이 옆에서 따라 한다고 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내 기억에 수준급의 아사나 실력은 가진 사람이었다.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파스치목타아사나 자세를 10분 은 넘게 편안한 자세로 유지하던 사람이었다.  요가를 시작한 것은 10년이 조금 넘는다고 가족의 죽음을 맞고 방황하며 살다가 운명처럼 요가를 만나게 되었다고 했다. 그 이후로 자신의 삶이 신의 계획대로 완벽하게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자신의 변화를 보고 주위에서 하나 둘 요가를 하기 시작했으며 이번 리시케쉬 여행은 최근 요가를 시작한 친구와 함께 했다고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고 가던 어느 날 하루는 그 중년의 남성과 불어 발음이 섞인 한 외국인 여자와 함께 프라나야마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호흡수련인 프라나야마 수련방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여자가 자신은 프라나야마 수련을 하고 나면 가끔씩 눈물이 쏟아지는 것을 경험한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요가에 대해 잘 모르던 때였기에 프라나야마와 웬 울음? 호흡수련을 하는데 무슨 울음이 나냐며 의아해했었다.  거기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었다.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야 나는 그것이 어떤 것이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것 같다. 아사나 수련을 하다 보면 내 안의 에너지의 흐름을 느낄 수 있을 때가 있다. 에너지의 흐름이 고요해지면 찾아오는 평온한 적막 속에서 갑자기 가슴 쪽에서 훅하고 뜨거운 것이 올라올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나도 울음을 멈출 수가 없다.  


그 은발머리 중년은 이런 말을 했다. 


Prana! my lifelong friend. 내 일생을 함께 하는 친구


자신의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그곳에 프라나가 없었던 적은 없다고. 그것을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지만 그것이 자신을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준 것이라고. 프라나야마 수련을 하면서 자신은 프라나가 어떤 것인지 어렴풋하게 알게 되었다고 이야기를 했다. 지금도 프라나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나 생을 살아오면서 프라나가 자신을 지탱해주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했다. 자신의 첫사랑도 프라나와 함께였고 가족의 죽음을 맞이할 때도 프라나와 함께였다고 했다.  자신이 느꼈던 모든 감정들 사랑, 삶의 열정,  후회, 슬픔, 비참함에는 프라나가 모두 있었다고 했다. 자신이 괜찮을 수 있도록 늘 보호해주던 존재가 바로 프라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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