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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 still May 31. 2022

요가 여행을 계획하며

인도 여행이란?

지난 글에서 프라나와 호흡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올 겨울 인도를 가야겠다는 부분을 적었더니 몇몇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올 겨울에 인도를 갈 거야?"

"어디로 갈 건데?"

"프라나야마를 잘 가르치는 사람을 알고 있어?"

"나도 인도 갈까?"

"리쉬케쉬로 갈 거야? 아니면 마이소르 갈 거야?

이런 질문들을 많이 받았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며 나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인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마이소르도 가고 싶고 Isha Foundation과 지난번 방문했던 Art of Living도 다시 가고 싶고, 내 논문과 관련된 일로 뱅갈로루 SVYASA도 들려야 한다.  인도 북쪽으로 올라가서 리쉬케쉬도 방문하고, 다람살라 맥그로드간지도 가야겠고, 인도를 갈 때마다 빠지지 않고 방문했던 바라나시는 반드시 가야 한다.


뿌네에서 산스크리트어 철학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님도 만나 뵙고 싶고, 캘커타에서 요가센터를 운영하는 지인도 만나야겠고, 인도 학교 생활  티격태격했던 아유르베다 교수님도 봐야겠고, 아이 둘을 키우면서 요가 박사과정을 하는 친구도 만나야 하고,   보고 싶은 친구들도 많다.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면 애초에 계획한  달이라는 시간은 모자랄 것이다.  여행을 하는 것보다 여행을 계획하는 그때가  행복하다고 하던데 요즘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 일상에서 잠깐잠깐 기분 좋은 순간들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인도를 가기 전에 내 요가 실력을 좀 더 만들고 가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아사나 수련도 열심히 하고, 크리야와 프라나야마도 더 수련하고 가야 막상 인도를 방문했을 때 더 많은 것들을 배워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인도 요가 여행을 계획하며 문득 느낀다.
여행이 뭐지?

김영하 씨의 "여행의 이유"라는 책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있다.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하지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 것. 생각해보면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그런 것이었다. (여행의 이유, 51p, 김영하)



여행 유목민으로 살고 싶어 했던 20대가 지나고, 내가 발을 딛고 살아야 하는 현실에서 나는 너무 늦었나 라는 조급함에 정신없이 현실을 마주했던 30대를 겪어가다, 삶의 의미와 행복에 대한 고민 끝에 내 발로 직접 인도로 갔었다. 그곳에서 나는 치열하게 성취했고, 행복했었다.

 

여행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운다.  김영하 작가님 이야기처럼 나에게 있어 여행의 가장  큰 수확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씩 조금씩 알아가면서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인도 현지인들과 싸우다 내가 분노가 많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명상하는 사람이라는 우월감이 인도의 길거리에 내동댕이 쳐진 경험을 하면서 내가 이렇게 형편없는 사람이었는지 낱낱이 파헤쳐보기도 했다. 그동안 좋은 사람인척 보이고 싶은 데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살아오는 동안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면서 수많은 과오를 행했고, 내 심장이 나에게 주는 신호를 알아차리면서도 스스로 위안과 변명을 되풀이하다 가도 또 비슷한 순간이 찾아오면 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어리석은  일도 많았다.  그러면서 성장하는 것이지라며 스스로 위로만 계속해서 되풀이한다.

오래전에 함께 명상을 배우고 심리 프로그램도 참여했었던 친구와 나누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명상을 하고 심리 프로그램을 참가해도 왜 한심한 모습만 보이는지 답답하다는 푸념을 했었다. 그 친구는 말했다. 지금 우리의 모습이 너무 형편없이 보여도 이런 것들을 하지 않았던 때 보다 우리는 많이 달라졌다고. 이제는 다시 아무것도 모르는 그때로 돌아가기엔 이젠 많이 왔다고. 성과가 없더라도 꾸준히 한걸음 한걸음 가다 보면 달팽이 걸임 걸이 보다 더 천천히 성장하더라도 각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신념을 실천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 정신없는 인도를 또 가고 싶으냐며 내게 묻는 사람도 있다. 핸드폰이 없어도 심심하지 않았던 곳이 인도였다.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 것은 도전이지만 인도라는 나라는 나를 늘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다. 어떻게든 하나라도 더 얻어갈 수 있도록 희로애락이 적절하게 섞인 그러면서도 여행할 힘은 남겨놓는 어처구니없는 많은 일들을 계획해 놓았었던 것 같다. 힘겨웠지만 그래도 많은 것을 얻었던 그곳으로의 여행을 나는 다시 계획하고 있다.


계획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 여행은 기서 지금 복한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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