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e still Jun 17. 2022

요가는 나에게 인내를 가르친다.

Yoga is Balancing

얼마 전 걷다가 갑자기 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넘어졌다. 얇은 바지가 찢어지고 무릎이 깊게 파여버렸다. 무릎에 상처가 난 것뿐인데도 불편한 게 많다. 어렸을 때 새끼손가락 하나 다쳤는데도 등하교 시 버스 손잡이 제대로 못 잡았던 기억이 나면서 아주 작은 부분이어도 내 몸 하나 아프면 이리 불편하구나라며 다시 한번 느낀다. 요가한다는 사람이 균형을 못 잡고 다쳤어라며 걱정과 안쓰러움이 담긴 말들을 나에게 전해졌다. 그래 요가는 균형이지.


올 초 수술을 하고 병원에서도 회복이 빠르다고 했었다. 아사나 수련도 꾸준히 하면서 나 스스로 체력이 좋아졌다고 느꼈었는데 이런 일이 발생했다. 한쪽 무릎에 상처가 나니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아사나하는데도 이만저만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무릎에 난 상처가 나에게 자동제어를 해주는 느낌이다. 좀 더 천천히 가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요가는 균형(Balnace)이다.  Yoga is balancing!


Patanjali Yoga Sutra 2장 3절


अणवद्याणस्मतायागिषेाणबणनवशे ा् िेशा्


Yoga Sutra 2.3 Avidya-Asmita-Raga-Dvesha-Abhinivesa-Klesha"


요가를 집대성한 빠딴잘리 성인은 삶의 고통의 원인이 되는 요인을 Klesha라고 이야기했으며 5가지 클레샤는 무지(Avidya), 에고(Asmita), Raga(집착), Dvasha(혐오), 그리고 인간 존재 소멸에 대한 두려움(Avhinivesa)라고 이야기하였다. 이 중에서도 무지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하였다.


내가 살아가는 삶 속에서의 균형이다. 균형 잡힌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늘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 Here and Now 지금 여기에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 현재 내 상황이 너무 감성에 치우쳤는지 이성에 치우쳤는지 나를 휘어 감는 감정이 기쁨인지 슬픔인지 분노인지 등을 알고 있어야 한다. 내가 말도 안 되는 고집과 아집을 부리고 있는지 낮은 자존감과 열등감으로 어떤 방어기제를 사용하고 있는지 행복에 도취되어 마냥 기분이 좋다고 여기는지 등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어렵다.



Yoga cultivates the ways of maintaining a balanced attitude.
요가는 균형 잡힌 (안정된) 삶의 자세를 유지하는 방법을 양성한다. (B.K.S. Iyengar)



내가 뭔가에 휩싸여 있을 때 가장 먼저 나에게 신호를 보내주는 것은 바로 호흡이다. 숨을 쉬지 않고 멈춰있거나 숨이 굉장히 빨라지거나 얕은 호흡으로 숨을 쉴 때도 있다. 그럴 때는 많은 것이 경직되고 정체되어 있다. 나 스스로가 안정된 상태에 있을 때는 (물론 그런 일은 드물지만) 호흡 너머의 평온한 곳에서 익숙한 어둠과 고요함에 나를 내맡길 때이다.


요가는 카르마가 얽혀 날뛰는 이 세상 속에서 안정감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삶은 언제나 변화한다. 내가 원하는 대로 바꾸거나 조정할 수는 없다. 삶이 바뀌는 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균형된 삶의 자세를 취하며 알아차려야 한다.


어디선가 읽었던 Jiddu Krishnamurti의 말씀이 떠오른다. 내 스스로 가슴에 와닿았던 구절이었는지 메모를 해두었었다.


"자신을 심오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균형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세상 속에서 살면서 세상을 무시하고 혼자  수는 습니다. 세상 얼기설기 얽혀 있을 때는 자신을 바라볼 수가 없습니다. 깨어있음과 깊은 자각이 평온한 균형을 가져다줍니다. 우리의 모든 생각, 행위, 신념과 이상을 판단 분별없이 바라보고 어떤 것이 중요한 것인지 식별할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세상에 살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는 것의 시작입니다. "


완벽한 요가 자세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요가는 완벽한 요가 자세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기보다는 삶을 조각해가는 과정인 것 같다. 요가는 내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에 대해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요가는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규정할  있도록 돕고 이를 이룰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은 확실하다.


아사나 자세를 조금 더 유지하기 위해서, 안 되는 자세를 조금 더 만들어가기 위해서로 시작하여 나는 요가를 통해서 인내를 배워나간다. 늦지만 천천히 인내를 배우며 꾸준하게 나아간다. 그러다 보면 안 되던 자세가 되고 더 오래 아사나를 유지할 수 있으며 내면에 귀 기울이며 균형을 이뤄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한 요가 블로거가 적었던 글이 떠오른다. 그 블로거도 어떤 유명한 요기가 한 말을 적어놓고 기록해 둔 것이었다.


요가는 나에게 인내를 가르치고 지속적인 수련을 하게 한다. 신체가 균형을 잡고 안정됨을 배우기 시작하여 올바른 힘이 생기고 나면, 그 힘은 가장 위태로운 상황이 왔을 때 마음이 평온해질 수 있도록 안내한다. 그런 상황에서도 내 호흡은 변함없이 일정하다.
이전 12화 요가 여행을 계획하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