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ga is Balancing
얼마 전 걷다가 갑자기 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넘어졌다. 얇은 바지가 찢어지고 무릎이 깊게 파여버렸다. 무릎에 상처가 난 것뿐인데도 불편한 게 많다. 어렸을 때 새끼손가락 하나 다쳤는데도 등하교 시 버스 손잡이 제대로 못 잡았던 기억이 나면서 아주 작은 부분이어도 내 몸 하나 아프면 이리 불편하구나라며 다시 한번 느낀다. 요가한다는 사람이 균형을 못 잡고 다쳤어라며 걱정과 안쓰러움이 담긴 말들을 나에게 전해졌다. 그래 요가는 균형이지.
올 초 수술을 하고 병원에서도 회복이 빠르다고 했었다. 아사나 수련도 꾸준히 하면서 나 스스로 체력이 좋아졌다고 느꼈었는데 이런 일이 발생했다. 한쪽 무릎에 상처가 나니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아사나하는데도 이만저만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무릎에 난 상처가 나에게 자동제어를 해주는 느낌이다. 좀 더 천천히 가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요가는 균형(Balnace)이다. Yoga is balancing!
अणवद्याणस्मतायागिषेाणबणनवशे ा् िेशा्
Yoga Sutra 2.3 Avidya-Asmita-Raga-Dvesha-Abhinivesa-Klesha"
요가를 집대성한 빠딴잘리 성인은 삶의 고통의 원인이 되는 요인을 Klesha라고 이야기했으며 5가지 클레샤는 무지(Avidya), 에고(Asmita), Raga(집착), Dvasha(혐오), 그리고 인간 존재 소멸에 대한 두려움(Avhinivesa)라고 이야기하였다. 이 중에서도 무지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하였다.
내가 살아가는 삶 속에서의 균형이다. 균형 잡힌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늘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 Here and Now 지금 여기에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 현재 내 상황이 너무 감성에 치우쳤는지 이성에 치우쳤는지 나를 휘어 감는 감정이 기쁨인지 슬픔인지 분노인지 등을 알고 있어야 한다. 내가 말도 안 되는 고집과 아집을 부리고 있는지 낮은 자존감과 열등감으로 어떤 방어기제를 사용하고 있는지 행복에 도취되어 마냥 기분이 좋다고 여기는지 등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어렵다.
Yoga cultivates the ways of maintaining a balanced attitude.
요가는 균형 잡힌 (안정된) 삶의 자세를 유지하는 방법을 양성한다. (B.K.S. Iyengar)
내가 뭔가에 휩싸여 있을 때 가장 먼저 나에게 신호를 보내주는 것은 바로 호흡이다. 숨을 쉬지 않고 멈춰있거나 숨이 굉장히 빨라지거나 얕은 호흡으로 숨을 쉴 때도 있다. 그럴 때는 많은 것이 경직되고 정체되어 있다. 나 스스로가 안정된 상태에 있을 때는 (물론 그런 일은 드물지만) 호흡 너머의 평온한 곳에서 익숙한 어둠과 고요함에 나를 내맡길 때이다.
요가는 카르마가 얽혀 날뛰는 이 세상 속에서 안정감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삶은 언제나 변화한다. 내가 원하는 대로 바꾸거나 조정할 수는 없다. 삶이 바뀌는 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균형된 삶의 자세를 취하며 알아차려야 한다.
어디선가 읽었던 Jiddu Krishnamurti의 말씀이 떠오른다. 내 스스로 가슴에 와닿았던 구절이었는지 메모를 해두었었다.
"자신을 심오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균형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세상 속에서 살면서 세상을 무시하고 혼자 살 수는 없습니다. 세상과 얼기설기 얽혀 있을 때는 자신을 바라볼 수가 없습니다. 깨어있음과 깊은 자각이 평온한 균형을 가져다줍니다. 우리의 모든 생각, 행위, 신념과 이상을 판단 분별없이 바라보고 어떤 것이 중요한 것인지 식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세상에 살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는 것의 시작입니다. "
완벽한 요가 자세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요가는 완벽한 요가 자세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기보다는 삶을 조각해가는 과정인 것 같다. 요가는 내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에 대해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요가는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규정할 수 있도록 돕고 이를 이룰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은 확실하다.
아사나 자세를 조금 더 유지하기 위해서, 안 되는 자세를 조금 더 만들어가기 위해서로 시작하여 나는 요가를 통해서 인내를 배워나간다. 늦지만 천천히 인내를 배우며 꾸준하게 나아간다. 그러다 보면 안 되던 자세가 되고 더 오래 아사나를 유지할 수 있으며 내면에 귀 기울이며 균형을 이뤄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한 요가 블로거가 적었던 글이 떠오른다. 그 블로거도 어떤 유명한 요기가 한 말을 적어놓고 기록해 둔 것이었다.
요가는 나에게 인내를 가르치고 지속적인 수련을 하게 한다. 신체가 균형을 잡고 안정됨을 배우기 시작하여 올바른 힘이 생기고 나면, 그 힘은 가장 위태로운 상황이 왔을 때 마음이 평온해질 수 있도록 안내한다. 그런 상황에서도 내 호흡은 변함없이 일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