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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헌 May 27. 2021

보통 남자들이 젤리를 많이 먹는 때는

2018년 6월 11일

그것이 코코로 젤리인지 코로로 젤리인지 나는 이제 알지 못한다. 앞으로도 알지 못할 것이다. 새빨간 하트 모양 물건을 보았을 때의 이질감 또한 마찬가지다.


왜 그런 느낌이 드는지. 큰 눈과 핑크색 볼을 가진 사람을 볼 때에, 사랑스럽거나, 혹은 사랑스러움을 연기하는 사람들을 볼 때에 느껴지는 그 이상한 떨림. 내게 어떤 의미를 주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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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에 대해서 떠올릴  있는 일은 매일매일 나의 주변에서 일어나곤 한다.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어떠한 아이딜을 쫒고 그것이 너무나 정형화되어버린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각자의 개성을 찾기 위한 노력을 아무리 해봐도 결국 그것 또한 누군가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천편일률. 만날  꽃을  오고, 기념일에 함께 여행을 가는 연애. 누군가 잘못하고 누군가는 용서하고. 참고, 참아주고. 맞추고, 맞춰주는. 그마저도 사람들의 눈에 좋게 보이기에 그것이 우리의 기본 모델로 삼아지고 있고 앞으로도 누구의 눈에나 좋아 보이는 것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너의 모습이 누구에게나 좋아 보이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이었기에  또한 그것을 너무나  알았고 의식하지 않아도 알던 순간들을 지나쳐 왔기에. 내가 너에 대해서 불현듯 생각할 때가 너무나 잦다. 너는 어떠한 가까운 것도  깜짝한 순간에 뒤돌아서 걸어갈  있음을 몸소, 그리고 나에게 또한 보여주었고 실천했다.


그것이 정말 순간이었는지, 아니면 내가   없는  밑의 갈퀴질이 이미 있던 것인지 나는 아직도 헷갈릴 뿐이다. 내가 정말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도  모르겠다.

너를 그리워하는 것도 같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서 의문이 든다.


내가 그리워하는 것은 그때의 너이지 지금의 너는 분명히 아니다. 과정 속에서 너무나도 많은 감정과 생각이 변했고 내가 가지고 있는 향수나 기억들을 쉽게 다시 찾아보지 못하는 이유는 항상 이런 생각에서 기인한다. 정말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단어들은 사라졌고 나는 지나온 것에 대해 아직도 미워하는 마음을 버리지 못했다.


결국 너와 내가 쌓아 올린 미숙함으로, 오해들로 인해 무너져가던 그때. 다시는 볼 수 없을 거라는 생각보다 먼저 들었던 것은 너의 안위였는데. 마지막 순간까지 맞지 않는다는 말은 정말 너무나도 예리하고 날이 서있었다. 그저 양손에 든 짐이 너무나 무거웠던 네가 먼저 내려놓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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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을 만나 익숙함을 버려보려고 했지만 이미 익숙함은 친숙함으로 내 안에 자리 잡아 있었고, 나는 그것을 아직 버리지 못했다. 차라리 처음이 나았으리라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랬다면 누군가로부터 뭍은 나의 체취가 조금은 옅어져 있었을 테니까. 상대도 자신의 향을 나에게 쉽게 퍼뜨릴 수 있었을 테니까.


내가 나의 강렬함으로 인해 꾸며낸 소박함이 후에 타인에게 많은 상처를 주고 있음을 이제야 알았으니까.

너에게도 나의 향기가. 향기가 아니라 그저 그런 냄새로라도 남아있을까


너도 가끔 나를 생각나게 하는 무엇인가를 마주한 적이 있었을까. 미안함에, 추억들에, 행복했던 순간들까지 먹칠한 너의 손이 원망스러웠던 적이 있었을까. 한심한 의문들이 오늘도 나를 덮는다.


흔들거리는  마음에 생각을 띄워봐도 결국에  안의 바다는 잠잠해지지 않는다. 항상 눈치 채지 못하는 곳에 언제, 무엇으로부터 받았는지   없는 상처가 생겨있다. 그러다 결국 나의 삶에 있어서 부서지거나, 산산조각  것들은 모두  순간의 파괴적인 무엇인가가 아니라 내가 눈치채지 못한 곳에서 생긴,  손으로 새겼을 수도 있는 상처들이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쉽게 어떠한 말을 꺼내 누구에게 나눌 수도, 전부  버릴 수도 없다. 칼날과도 같은 생각을 누가 들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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