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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회, 도시가 내려다 보이는 단독주택 랜선 집들이.

(생초보의 좌충우돌 단독주택 셀프 리모델링 이야기)

by 아시아의상인

* 요약

- 그 동안 저의 이야기를 꾸준히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단독주택 가격 3,500만 원, 리모델링 비용 2,400만 원!! 행운은 나의 편, 좋은 기회에 아주 저렴하게 두 번째 집을 갖게 되었다. 첫 번째 집을 수리하며 얻은 용기로 셀프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초여름에 시작해서 다행히 겨울이 되기 전에 끝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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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집을 산 이유는 단 하나!! 이것!! 뭔지 모겠지만 고층 아파트에서 내려다보는 도시의 풍경과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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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수리를 끝내고 나니 푸르던 세상은 갈색이 되었다. 남아있는 잎새들도 누렇게 변했다. 산자락에 있어서인지 아침이면 산 냄새가 난다. 백화점 10분, 대학병원 5분, 대형마트 10분, 전혀 도시 같지 않은 여기가 참- 좋다. 마치 저 앞의 도시가 신기루처럼 멀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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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집과 처음 만난 날,

하늘은 얼마나 선명하던지 마치 한 폭의 사진처럼 내게 다가왔다. 지금 와서 보니 곧 쓰러질 것 같은 낡은 집이었지만 당시에는 금 간 벽도 깨진 지붕도 거뭇한 벽면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묵묵히 오랜 세월 나를 기다린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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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골탈태의 시작,

철거를 하면서 환골탈태가 시작되었다. 50년 된 묵은 때를 벗겨내는 기분처럼 시원했다. 지붕은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무료로 철거했다. 이 집에도 감정이 있다면 꾀나 시원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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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상한 속살이 드러난 집,

철거가 끝나고 앙상한 속살이 드러났다. 주저 않은 바닥, 삭아서 떨어지는 시멘트 가루, 금 간 벽, 누수로 인해 푸석 거리는 벽돌, 50년이라는 세월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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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 지붕 위의 세 남자,

지붕 공사가 시급했다. 비라도 오는 날이면 들쑤셔놓은 벌집처럼 분주해진다. 공구며 자재며 방수포를 덮어 놓아야 했기에 늘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구름이 뭉치기라도 하면 후- 불어서 흩어놓고 싶은 마음이었다.


한 달 동안 지붕에서 살다시피 하며 지붕 공사를 무사히 끝냈다. 지붕 공사는 그동안 해본 리모델링 중 가장 힘든 공사였다. 혼자는 불가능하고 둘이 하면 그나마 낫고 셋이 하면 해볼 만했던 것 같다. 동생과 형님이 도와준 덕분에 멋진 지붕이 탄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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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 붉은 노을,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었다. 어느 날인가 일을 끝내고 하늘을 보니 붉은 노을이 지고 있었다. 날은 더웠지만 붉게 저물고 있는 노을을 보니 마음이 평온해졌다. 해가 질 때면 풀벌레가 울기 시작한다. 이제 반 정도 끝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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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반 이랬는데,

시작이 반 이랬는데 이건 뭐- 끝이 없다. 셀프 리모델링이란 원래 이런 것인가(?) 워낙 모르다 보니 일을 하다 보면 새로운 일이 튀어나오고 보수해야 할 것이 생겨나고 다시 작업하는 일도 다반사고 돌림노래도 아니고 하루의 끝에는 언제나 도돌이표가 따라붙는다. 그래도 서서히 변해가는 집을 보면 미소를 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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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격 앞으로,

꿈이 없는 삶이 지루하듯 눈앞에 끝이 보이니까 다시 힘을 얻는다. 이제는 끝이 보인다. 계절은 여름을 지나 가을이 오고 있다. 성내 울던 매미들도 더 이상 울지 않는다. 나비가 앉았던 자리에는 잠자리가 앉아있다. 끝이 보인다. 겨울이 오기 전에 돌격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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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늑함 미쳤다 나의 집,

망종에 시작했던 공사는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상강을 지나서 끝이 났다. 뜨거운 여름이 언제였는지 기억에도 나지 않는다. 불과 며칠 전이었는데 말이다. 하루를 1년처럼 살다 보니 불과 며칠 전이었던 여름이 추억 속의 기억처럼 멀게만 느껴진다.


마치 시골집에 있는 것처럼 조용한 동네가 마음에 든다. 아침에 일어나 창을 열고 창밖을 내다보고 있자면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잠이 덜 깨 나른한 몸, 평온한 풍경, 차분한 공기, 그래 고생했다. 정말 고생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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