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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시아의상인 Jun 27. 2022

욕실 타일 셀프 가능(?). 타일 80만원.

(생초보의 좌충우돌 단독주택 셀프 리모델링 이야기)

* 요약

- 타일 시공은 오와열을 잘 맞춰주면 된다. 벽면 본드 시공은 누구나 가능하지만 바닥 물매 작업은 신중하게 생각하고 진행하는 것이 좋다. 아주 어렵다. 욕실 타일 시공 자재비는 80만 원이다.


3년 전쯤 내일배움카드로 타일을 배워 놓았다. 그 덕분에 관리사를 수리할 때 주방 벽 쪽을 본드바리 해보았는데 이번에는 욕실 전체를 공사하게 되었다. 처음 공사는 두렵기도 하지만 설레기도 하다.

처음 욕실 상태가 이랬다. 뭐- 말이 아니었다. 확인해 보니 청소가 안되었을 뿐이지 기능상 문제는 없었다. 다만, 녹물이 나오고 벽에 습했다.

철거를 하고 보강을 했다. 100미리*100미리 각관으로 생선 가시처럼 구조 보강을 했다. 덕분에 용접 실력이 조금은 늘었다.

변기 위치를 변경하기 위해 하수관과 변기 배관 위치를 변경하였다. 그리고 벽면에는 반다리 세면대를 달기 위해 하수관 하나를 벽으로 올렸다.

보강 각관 옆에 목상을 댔다. 목상 위에 방수 합판을 시공하고 그 위에 CRC 보드를 시공하고 틈새는 퍼티로 메꿨다. CRC 보드 위에 방수 작업을 하라던데 나는 하지 않았다. 지나고 보니 할 걸 그랬나 생각이 든다.

본격적인 타일 작업 시작이다. 가장 처음 할 일은 기준점을 잡는 것이다. 좌우에 붙을 타일의 조각이 너무 작아지지 않도록 적당한 위치를 잡아야 한다. 나는 기준 점을 창의 우측과 아래선으로 잡았다.


아덱스라는 타일 본드를 톱니 고데를 사용해 벽에 바른다. 슥-슥- 펴 바르면서 전체 높이를 균일하게 맞춰주면 된다. 그리고 기준점부터 타일을 붙이면 된다. 본드에 붙인 타일은 흘러내리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약간의 용기만 있다면 본드 시공은 누구라도 할 수 있다.

타일은 타일 가게에서 아이보리 유광 모자이크로 주문했다. 14박스 중 2 박스는 주방 벽면에 시공하였다.

창이 있는 정면 벽에 타일을 시공하고 옆선을 따라 좌우 벽면에 시공하면 된다. 코너 부위의 자투리 들은 한꺼번에 작업하면 편하다. 타일을 자를 때에는 그라인더나 타일 커터를 사용하면 된다.

초보다 보니 타일 시공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다. 그래서 중간중간 메지를 넣어 주었다. 그렇지 않으면 타일 본드가 굳어서 메지가 잘 들어가지 않는 곳이 생긴다. 그리고 타일 위에 붙은 타일 본드는 바로바로 닦아주는 것이 좋다. 타일에 본드가 굳으면 떨어지지 않는다.

벽면 타일 시공은 끝났다. 수건을 물에 적혀 벽에 붙어 있는 이물질은 바로바로 제거하는 것이 좋다. 시간이 지나면 안 떨어진다. 안일하게 생각하고 대충 닦았던 부위가 있는데 지금도 떨어지지 않고 있다.

지금부터가 걱정이다. 벽면 본드바리 타일 시공은 누구라도 할 수 있다. 그런데 바닥 주꾸미(물매)부터 바닥 타일 시공은 누구나 할 수 없다. 그만큼 중요한 공사다. 바닥 구배를 잘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레미탈을 쏟아붓는다. 이때 레미탈 양은 바닥에 폈을 때 얇으면 안 된다고 한다. 얇을 경우 타일과 함께 탈락할 수 있다고 한다. 레미탈을 부은 후 밟아 줘야 한다. 레미탈에서 공기를 빼는 작업이다.

레미탈을 부었다면 수평자로 물매를 잡아 주면 된다. 물매를 잡는 기준은 유가(하수관)다. 유가부터 경사가 높아지도록 물매를 잡으면 된다. 흙손을 이용해 바닥을 다지면서 수평자로 물매를 잡아 나오면 된다. 절대 쉽지 않다. 이 작업이 일당 30만 원짜리 기술이다. 물매를 잡았다면 물뿌리개를 이용해 물을 뿌린다. 물의 양은 레미탈이 젖어 숨이 죽을 정도다.

바닥이 굳어지길 기다린다. 20분도 안 걸렸던 것 같다. 신발 신고 올라가도 패이지 않을 정도로 바닥이 단단해졌다. 흙손으로 물매를 정확히 잡아준다. 두 번 말하지만 쉽지 않다. 여하튼 잡아 본다.

그리고 레이저 레벨기를 띄워 기준선을 잡아 준다. 기준을 잡을 때에는 앞뒤좌우 라인에 맞춰주면 타일이 예쁘게 시공된다.

압착 시멘트로 노릿물을 만들어 바닥 타일 시공을 하였다. 노릿물은 쉽게 말해 시멘트 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압착 시멘트를 물과 섞어서 요플레 정도로 만든 뒤 바닥에 타일 흙손으로 골고루 펴 바르면 된다. 그리고 타일을 살포시 얹어주면 된다. 얹었다고 끝이 아니다. 반드시 고무 망치로 타일을 노릿물에 압착해 준다는 생각으로 톡톡톡 톡- 쳐 주면 된다.

위의 사진은 그렇게 해서 완성된 모습니다. 농담 아니고 허리 끊어지는 줄 알았다. 사진을 보면 타일선이 비교적 잘 맞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타일 선이 맞지 않을 경우 미관상 예쁘지 않다.

바닥에 본드는 한번 슥- 닦아준다. 누차 말하지만 본드가 굳으면 골치 아파진다. 그리고 홈멘트 시공이다. 홈멘트는 물과 섞어 고추장처럼 만들어 준다. 손에 장갑을 끼고 해도 되고 메지를 넣는 고데도 있다.

또다시 바닥에 붙어 있는 홈멘트도 잘 닦아 낸다. 대충 닦아 냈더니 구석구석 치석처럼 홈멘트와 본드가 붙어 있어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타일 시공은 청소도 중요하다. 다음날 물매를 보기 위해 타일 위로 물을 뿌려 보았다. 혹시나 물이 고일까 봐 조마조마했다. 물을 뿌려 놓고 조마조마하게 보고 있는데 다행히 사면에 부은 물들이 유가로 흘러 들어간다!!


얏호!!!!!!!!!!!!!!!!!!!!!!! 처음 해본 바닥 타일 시공이 대성공이다. 물은 고이는 곳 없이 잘 흘러 나간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물매가 반듯하게 잡히지는 않았다. 아마 이건 시공자인 내 눈에만 보이는 작은 하자(?)일 듯하다. 생초보 주제에 욕실 바닥이 물만 잘 흐르면 되지 많은 걸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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