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들었어. 듣기 어려운 소식이었는데 용케 들려오더라. 아니, 사실 내가 봤어. 귀여운 여자와 손을 잡고 걸어가는 너를. 너는 여전히 사랑하는 사람과는 깍지를 끼더라. 네가 길 건너편에서 지나가는데도 네 향수 냄새가 나는 것 같았어. 나도 모르게 킁킁거리다가 지나가는 널 따라 왔던 길을 되돌아갔어. 우리 사이로는 이차선도로가 있었지. 내가 건너편에 너의 속도에 맞춰 걷는 동안 몇 개의 횡단보도가 있었지만, 난 그걸 건널 수 없었어. 너는 옛날처럼 긴 청바지를 입고, 검은 티를 바지 안에 넣고 검은 벨트를 하고 있었지. 그렇게 입고 나랑 바다를 갔었잖아. 바다 앞에서 우리 서로를 꽉 끌어안고 파도소리를 들었잖아. 우리가 헤어지고 3년이 지난 이번 여름에도 그 소리가 아직 생생해. 네 귀에는 손 잡은 여자의 웃음소리만 들리겠지. 너는 나와 사귈 때만큼 그녀에게 다정하겠지? 그 여자한테도 절대 변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어? 내가 그 말에 보증을 서줄 수 있는데 필요 없겠지. 너는 4년을 사귀어도 변하지 않았어. 그럼 우리는 왜 헤어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