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계산이 아니더군요...."
남편이 떠난 후, 부인과의 대화
호스피스 병동에서는 환자가 임종한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남겨진 가족에게 안부 전화를 드리는 제도가 있다.
그날도 나는 조심스레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그간 잘 지내셨어요?”
“…네, 안녕하세요.”
“OO님 떠나보내시고 어떻게 지내실까 생각이 많이 났어요. 마지막에 많이 힘들어하셨잖아요.”
“네에… 그이 보내고, 매일 집에만 있었어요. 그러다 저번 주에 처음 외출했네요.”
“그러셨군요. 용기를 내주셔서 감사해요. 같이 계시다가 혼자 계시는 게 아직 많이 힘드시죠?”
“그렇네요… 사실, 같이 지낼 때 사이가 아주 좋았던 것도 아닌데… 그런데도 아직 너무 힘드네요.”
“네… 말씀을 들으니, 부인께서 남편분께 참 많이 의지하셨던 것 같아요.”
“그랬나 봐요. 그이가 가고 나서야 알겠더라고요. 내가 그렇게 의지하고 있었단 걸…”
미우나 고우나,
영원히 내 옆에 있을 줄 알았던 사람이 떠났다.
그리고 나는 뒤늦게 알았다.
그 사람이 내 안에 차지하고 있던 공간이,
얼마나 무한했는지를.
그 사랑은,
애초에 계산되지 않는 수식이었다.
그래서였을까.
그 사람이 가고 나서야
후회라는 단어가,
미련이라는 감정이,
슬며시 찾아들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부탁합니다.
누군가 당신 곁에 아직 있다면, 오늘 그 사람을 따뜻하게 바라봐 주세요.
부디, 나처럼 늦게 알게 되지는 않기를...